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회사·KB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회사들은 상반기 역대 최대 순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기준 신한(1조9144억원), KB(1조8368억원), 하나(1조2045억원), 우리(1조1790억원), NH(9971억원) 순이다.
순이익으로 대표되는 실적만 보면 분기·반기별 최대치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들 지주사의 실적 경신에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은행들의 수익성은 직전 분기와 전년 동기에 비해 모두 떨어지고 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마진이다. NIM이 클수록 이자이익을 많이 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올해 2분기 NIM은 모두 떨어져 이자이익이 축소된 걸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1.58%의 NIM을 기록해 1분기(1.61%)와 전년 2분기(1.63%)에 비해 각각 0.03%포인트, 0.05%포인트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2분기 NIM은 1.70%로, 1분기와 전년 대비 모두 0.0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1.54%에 그쳐 1분기와 전년에 비해 각각 0.01%포인트, 0.03%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올해 1.49%로 1분기와 전년 보다 각각 0.03%포인트, NH농협은행은 1.82%로 1분기와 전년에 비해 각각 0.01%포인트, 0.04%포인트 축소됐다.
은행권 수익성 하락은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완화 기조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인하해 은행 수신·대출금리까지 모두 떨어지면서 이자이익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금융당국의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 더욱이 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산정 시 가계대출 가중치를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를 15%포인트 낮춘다.
은행 입장에선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리는 게 상책이다. 그렇지만 저성장 경기 속에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어서 은행권의 수익성 하락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은행들은 여신을 대폭 늘리기보단 위험관리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NIM은 은행 이자수익의 바로미터인데 하반기에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계·기업여신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단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