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신용스프레드 확대 국면이 이어지면서 캐피탈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불안정성이 커지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이어지면서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여전채(3년물)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1월 말 대비 10bp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채의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의 금리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은 해당 여신업체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수신이 없어 회사채를 통해 대부분의 자금 조달을 하는 캐피탈사의 경우 신용스프레드 확대 영향이 크다.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카드사보다 캐피탈사 채권의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예측도 나온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융시장이 좋지 않아 캐피탈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캐피탈사 중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곳들이 많다 보니 시장참여자들의 우려가 반영돼 캐피탈채 신용스프레드 확대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본래 캐피탈사들의 먹거리였던 자동차금융에 카드사, 은행 등이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캐피탈사들이 부동산PF대출을 늘린 점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민동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캐피탈사 주요 사업 부문이었던 차금융에 여전사들이 뛰어들면서 부동산PF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특히 낮은 등급 캐피탈사가 보유한 부동산PF대출의 경우 상가 등의 비중이 높아 경기민감도 영향이 커 현재와 같이 변동성이 큰 상황에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권은 자동차금융 등 소비자금융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가 많은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캐피탈 업계가 받을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까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항공, 해상운송 관련 업체 대출 비중이 높은 몇몇 캐피탈사들은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나이스신용평가 '코로나19발 항공·해상운송 산업위험 상승 관련 할부리스사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나신평이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25개 캐피탈사 중 10개 사가 선박리스, 항공기 선박 담보대출 등 항공 및 해운업종 관련 여신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항공, 해상운송 여신 중 거액여신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과거 부실을 냈던 리스자산이 많지 않고, 손실흡수력도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나신평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로 조선이나 항공 등의 업계가 직접적인 매출 하락의 영향을 받고 있어 해당 업계의 대출을 보유한 캐피탈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자동차금융 등 소매여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직접적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