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
[기업분석] 에코프로, 풀 밸류체인으로 '성장궤도'…회장 부재는 '발목'
에코프로그룹이 전기차 판매 둔화와 주요 광물 가격 하락에 따라 솟구치던 성장세에 잠시 제동이 걸렸다. 업계는 에코프로가 배터리 생태계 전(全)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갖춘 것은 호재이지만 내부적으로 총수 부재란 초유의 상황을 빠른 시일 내로 극복해야 장기전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에코프로 형제, 나란히 '실적 부진'으로 상승세 '멈칫' 에코프로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7조2590억원을 올렸으나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전년(2022년) 대비 52% 줄어든 295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는 전방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매출 1조2736억원, 122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에코프로그룹에서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매출 6조9009억원, 영업이익 15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줄었다. 4분기 매출액은 1조180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 감소했다. 영업손실 1224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하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냈다. 이러한 실적 악화 주요 원인은 광물 가격 하락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빠르게 상승하던 니켈과 리튬의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의 가격은 이달 1일 기준 1㎏당 86.5 위안이다. 지난 2022년 11월 1㎏당 581.5 위안에서 거래됐을 때보다 가격이 80% 넘게 급락한 셈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더해 전기차 판매량이 계속 줄고 있어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광물 가격 반등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 이외에도 포스코퓨처엠, 엘엔에프 등 국내 양극재 업체 실적은 당분간 하락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리튬부터 재활용까지 '수직 계열화'…고객사 뒷받침도 다만 업계에서는 업황 혹한기 속에서도 에코프로의 '수직 계열화' 덕분에 경쟁사 대비 탄탄한 공급망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앞서 에코프로는 2016년부터 경북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 지역에 2조원가량을 투자해 배터리 생태계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완성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33만㎡(약 10만평) 부지 위에 원료,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재활용)까지 밸류체인을 갖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는 국내 최초로 배터리 양극재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그룹 내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과 시너지를 통해 원료부터 제품까지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삼성SDI, SK온 같은 주요 고객사가 뒷받침해 주고 있어 재고 관리가 용이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에코프로비엠 재고자산은 1조1332억원으로 포스코퓨처엠(1조4383억원), 엘엔에프(1조2334억원) 대비 가장 규모가 작았다. 재고자산은 기업이 구매한 원재료와 판매를 위해 생산한 제품 등의 가치를 의미한다. 향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재고자산은 적을수록 이상적이다. ◆길어지는 경영 공백 속 송호준 사장 '어깨 짐' 언제쯤 에코프로는 지난해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송호준 에코프로 사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가 본격화됐다. 이 전 회장의 구속으로 주가 폭락, 기업 이미지 실추 등을 수습해야 하는 송 사장으로서는 어깨에 여러 부담 요소를 짊어진 상태다. 재계에서는 에코프로의 길어지는 경영 공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전문경영인 체제는 장기전에 불리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여러 위기 상황 속에도 송 사장은 지난해 여느 기업처럼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전구체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을 성공시키는가 하면 한국·유럽·북미로 이어지는 양극재 '삼각벨트'도 구축했다. 광물 가격에 따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최근에는 송 사장 직속으로 인수합병(M&A) 전담 조직이 신설됐다. M&A조직은 지난달 만들어진 글로벌자원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2024-02-13 06:00:00
-
-
-
-
-
-
-
-
-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AI 메모리 가치 극대화할 것"
"앞으로도 '인공지능(AI) 메모리는 SK하이닉스'란 명제에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도록 (고객) 소통과 파트너십을 강화, 제품 가치를 극대화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 올해 신설된 조직 'AI 인프라'를 이끌고 있는 김주선 사장은 7일 자사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관성을 벗어난 혁신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업무 구조를 재구성하고, 고객의 니즈와 페인 포인트를 명확히 파악한다면 AI 시장을 우리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한해 반도체 업계의 큰 화두가 됐던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입지를 끌어올리는데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다. 김 사장이 이끄는 AI 인프라는 AI 메모리와 차세대 제품 기획에 힘을 쏟고 있다. AI 인프라는 AI 기반의 산업 및 서비스를 구축, 테스트, 학습, 배치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 요소를 말한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시장의 리더십을 확대하고자 올해 해당 조직을 구성했다. AI 인프라팀 산하에는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GSM(Global Sales&Marketing)과 전사 HBM 역량을 결집해 출범한 HBM 비즈니스, HBM 이후 미래 제품·시장을 탐색하는 MSR로 구성돼 있다. 김 사장은 지난 수 년간 GSM 조직을 이끌며 시장 예측 툴 MMI(Memory Market Index)를 개발했다. 덕분에 6개월 이상 앞선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고 HBM 수요에도 적기에 대응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그동안 시장 예측은 개발, 제조, 구매, 영업, 마케팅 등 여러 조직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돼 예측률이 떨어졌다"며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면 달라질 것이 없던 상황에서 저는 원팀 체제를 구축하고 전사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시장 변화 및 운영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는 역량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영업 귀재'로 불린다. 1991년 반도체 팹(FAB) 생산팀에서 업무를 시작한 그는 2017년부터 GSM 조직을 이끌며 특유의 전략적인 영업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썼다. 김주선 사장은 "앞으로도 'AI 메모리는 SK하이닉스’라는 명제에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도록 소통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제품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아울러 SK하이닉스가 글로벌 No.1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하는 데 있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24-02-07 16: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