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측과 만나 체불임금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며 "사측과 노조 모두 체불임금과 관련해 일정부분 고통을 분담해 인수합병 계약을 마무리짓자는 내용이 오갔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이날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관련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사측 및 조종사노조와 자리를 마련했다. 고용부는 필요 시 제주항공과도 추가적으로 만나겠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체불임금 사안은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고용부 차원에서 직접 나선 것은 인수합병 불발 시 닥칠 파장이 워낙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면 이스타항공은 버틸 여력조차 없어 파산까지 예상되고 있다. 1600여명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임직원의 고용이 한순간에 위태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난 2월부터 누적된 250억원 규모 체불임금이다. 제주항공도 선행조건 등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체불임금 문제가 큰 부담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측은 고용안정이 보장될수만 있다면 체불임금은 일정부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고용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로써 파행으로 치닫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인수합병이 정부 중재로 막판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불러 인수합병 성사를 당부하기도 했다.
허희영 항공대학교 교수는 "기본적으로 기업 간 M&A는 정부 개입이 최소화되는 것이 맞다"면서도 "M&A가 무산되면 1600명에 달하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고용이 불안해지는 상황을 정부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 중재가 제주항공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주무부처인 국토부를 비롯해 정부 영향을 여러방면으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