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열렸던 임시주주총회에 앞서 제주도는 "이스타항공 인수로 제주항공에 재무적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신중하게 봐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 지분 7.75%를 보유해 AK홀딩스에 이은 2대 주주다.
제주도가 이 같은 의견을 낸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전반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로 인해 동반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이 추진하는 1585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현재 40억원의 추경예산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 측에 "10영업일 내에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인수합병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통보한 바 있다. 양사를 중재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에 이어 고용노동부가 나서고는 있지만 제주항공 주요 주주까지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것을 감안하면 극적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주주들 의견과 항공시장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합병 관련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이 추정한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규모는 1700억원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서 이스타항공이 체불임금(250억원)을 비롯해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373억원), 조업료, 운영비 등 800억원가량의 미지급금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