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은 13일 발간한 '2023년 산업 기술 수준 조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8월 7일부터 올해 2월 6일까지 국내 대기업과 공학회 등에 소속된 전문가 27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비교 대상 국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중국이다.
미국 대비 한국 기술 수준은 2021년(86.9%)보다 약 1.1%P 상승했지만 격차를 따라잡는 데 걸리는 기간은 0.8년에서 0.9년으로 소폭 길어졌다. 미국과 산업 기술 격차가 가장 작은 곳은 EU였다. EU의 산업 기술 수준은 미국의 93.7%로 격차는 0.39년이었다. 일본은 92.9%(0.43년), 중국은 83.0%(1.2년)였다.
세계 최고 기술 국가인 미국과 비교해 한국은 이차전지와 미래형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조사 대상 기술 전 분야에서 뒤쳐졌다.
한국 이차전지 기술은 1위 국가인 일본의 98.0%(격차 0.2년)였다. 미래형 디스플레이는 한국이 미국(한국의 88.9%), 중국(87.3%), 일본(93.3%), 유럽(78.2%)보다 크게 앞섰다.
국가별로 강점을 보인 기술을 살펴보면 유럽은 첨단 제조 공정과 장비, 조선해양 플랜트였다. 일본은 세라믹과 탄소 소재, 뿌리 기술 부문에서 최고 기술력을 지녔다. 미국은 대다수 분야에서 수준이 가장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국이 세계 주요국과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려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답변 비율은 2019년 30.8%, 2021년 36.0%, 2023년 47.6%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윤종 KEIT 원장은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춘 분야라도 급변하는 환경 속에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글로벌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