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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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SW에 경고등 켠 '시청역 사고'②] 급발진 의심 차량 ECU·EDR, 엑스레이 찍어보니 '기포·냉납'
지난 2022년 10월 1일 밤 10시를 넘은 시간, 경기 의왕시 한 주택가 골목길은 차량 한 대 때문에 아수라장이 됐다. 소란을 야기한 건 50대 여성 정모씨의 차량, 출고된 지 한 달 반 밖에 되지 않은 현대차 제네시스 G80이었다. 정씨는 한 상가 앞에서 20대 딸을 태운 뒤 기어를 주행모드인 'D'로 바꾸는 순간 차량 이상을 감지했다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했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정씨의 차는 굉음을 내며 도로를 질주하다 주택가 골목길로 들어섰고 골목에 주차된 차량 여섯대를 들이받은 뒤에야 뒤집어 진 채 멈춰 섰다. 정씨는 당시 블랙박스 등을 제시하며 '급발진'과 자동차 결함을 얘기했지만 경찰은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보고서를 근거로 ‘급발진’ 의견을 묵살했다. 박병일 자동차 정비 명장이 최근 작성한 '자동차급발진 원인분석과 대처방법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정씨의 차량을 포함해 급발진 의심 차량 10대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코노믹데일리가 10일 단독 입수한 이 보고서는 EDR 등 자동차에 장착된 전자장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자식 자동차의 취약점을 짚었다. 그리고 취약점은 엑스레이(X-Ray)에 고스란히 찍혔다. 이를 두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전자식 차량의 취약점은 보완하고 안전성은 강화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엑스레이에 찍힌 기포·냉압·단선 최근 나온 차량을 전자식이라 부르는 건 운행 중 작동하는 대부분 부품이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전자제어장치(ECU)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ECU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처럼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면서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거대한 컴퓨터로 탈바꿈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역할이 커진 ECU에 내재된 EDR로 전자장치의 취약성을 설명했다. 촬영은 반도체 등 소형 전자부품의 내부를 관찰하는 산업용 엑스레이 'X-아이 SF160FC'로 했다. 박 명장은 "(엑스레이를 통해) 정씨 차량의 EDR에선 기포와 냉납 현상이 두드러져 정상 작동 장치라 보기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실제 촬영 사진을 보면 공기층과 냉납 현상은 물론 단선·합선·쇼트(단락) 등도 발견됐다. 냉납 현상은 전자 부품이나 기판에 납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기적 접촉이 불안정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컴퓨터에서 냉납 현상이 발생하면 전원이 꺼지거나 프로그램이 갑자기 종료되는 것처럼 자동차에서도 이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쇼트도 의도하지 않은 경로로 전류가 흘러 전류 과부하, 기기 손상, 전원 차단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단선과 합선 역시 전기 회로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한다. 보고서는 "급발진 의심 차량의 ECU나 EDR 장치를 엑스레이로 보면, 전자 부품이나 집적회로(IC)칩, 전력제어장치(PCU) 등에 공기 층이나 냉납 현상 등이 많은 상태로 조립돼 있다"며 "시간과 환경, 온도, 습도, 전자파 등에 따라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센서나 ECU, EDR 등 장치도 정상 작동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급발진', 봄·가을에 많은 이유 전자화된 자동차로 예측 불가능한 사고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서의 경고는 언론에 보도된 '급발진'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다.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2012년부터 2023년까지 ‘급발진’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전체 103건(중복 사고 제외)의 '급발진' 기사 중 11월에 16건(15.6%)으로 가장 많았다. 5, 6월은 각각 11건(10.7%), 10월은 10건(9.7%)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7건, 24건으로 전체 기사 중 40%를 차지했다. 익명을 요청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봄과 가을은 온도차 변화가 심해 결로나 이슬 맺힘이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기는 ‘환경적 우발 보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2022년과 2023년에 급발진 의심 사고 관련 기사가 많아진 건 소프트웨어 탑재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이 충분히 검증 과정을 거친 만큼 엑스레이 촬영 결과 만으로 전자식 차량의 위험을 얘기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경우 ECU 신뢰성을 테스트할 때 우리나라 기후 조건보다 환경변수를 더 극한으로 적용한다"며 "다만 자동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중앙 집중형 컴퓨터가 되려면 기존 자동차 수준의 칩셋이나 보드를 사용할지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024-07-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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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우주항공청 개청 후...'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추진
지난 5월 경남 사천시에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를 표방한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면서 사천시가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 추진에 나섰다. 우주항공 복합도시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산업·연구·국제교류·교육·행정 등 우주항공 분야 전반을 모아 놓은 도시로,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 창립 총회 및 스페이스 복합도시 건설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10일 열렸다.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은 우주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정부 관계자·전문가·학계·민간단체가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이 강구영 한국한공우주산업진흥협회장, 곽신웅 국방우주학회장과 함께 우주항공산업발전포럼의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주호영 국회부의장,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동식 사천 시장 등을 비롯한 학계·지역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 의원은 개회사에서 "우주항공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 및 특별법'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 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시간에는 권진화 경상국립대학교 총장과 김종성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이 각각 '우주항공산업 발전 방향 제언', '우주항공 복합도시 조성 종합전략'을 발표했다. 권 총장은 "국가별 우주개발 예산을 보면 한국이 7억 달러 정도인 반면 미국은 476억 달러 가량으로 60배 차이가 난다"며 "과학기술 수준이 중국·일본보다 떨어지는 만큼 시간과 사람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 민간이 우주개발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경남 우주항공 복합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주변 도시들끼리 협력해 광역적 차원에서의 종합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경상남도 우주공합도시 조성 종합전략'을 소개했다. 주제발표 후엔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의 핵심 내용은 한국이 할 수 있는 우주 산업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발사체 개발이 아닌 우주 기반 시설 마련에 의견이 모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또 우주항공 복합도시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혜경 우주항공청 산업정책과장은 "국내 우주분야 R&D 투자 규모가 연평균 10% 이상 증가할 정도로 꾸준히 커져 왔으나 우주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정부 예산을 1조5000억원, 나아가 2045년까지는 100조원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지홍 KAI 미래융합기술원장은 "우주항공 분야의 생태계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와 혜택이 중요하다"며 "위성 클러스터 내 다양한 위성 부품·탑재체 개발, 시험, 지상국, 데이터 활용 서비스 업체들이 모일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비롯한 기업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승욱 케이피항공산업 대표는 "10년 전 거제시가 조선산업을 시작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복합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이 먼저 발전돼야 한다는 의미"라면서도 "지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머물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는 등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7-10 17: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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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LCC 아닌 'HSC'... 에어프레미아, '하이브리드항공사' 차별화 전략
에어프레미아가 ‘하이브리드항공’(HSC)를 표방하며 저비용항공사(LCC)와 대형항공사(FSC) 사이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한 가운데 미주·유럽 등으로 가는 장거리 노선도 안정화 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HSC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항공권이 FSC인 대한항공보다는 20% 저렴하고, 다른 LCC보다는 20% 비싼 가격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애초에 설립 목적이 LCC가 아니었다. FSC가 에어프레미아의 최종 목표”라고 8일 전했다. 에어프레미아는 2021년 취항에 나선 신생 항공사다. 현재 항공업계에서는 LCC로 분류되고 있지만 미주·유럽 노선 등 장거리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하는 LCC와는 다르다. 장거리 운항을 위해 대형항공기인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B787-9 드림라이너’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LCC와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FSC로 분류하기에는 항공기 숫자 5대는 적은 편에 속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13대의 B787-9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7대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HSC의 서비스를 살펴봐도 LCC와 FSC의 중간이다. 에어프레미아는 LCC와 달리 한 종류가 아닌 ‘프리미엄 이코노미석’과 ‘이코노미석’ 두 종류의 좌석을 제공하고 있다. FSC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고객에게는 비행 중에 스마트폰 등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기내 인터넷 접속 서비스와 특별 기내식을 추가로 제공한다. 모든 서비스에 돈을 지불해야 하는 LCC와 다른 점이다. 에어프레미아가 지난해 좋은 성적표를 받으면서 HSC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751억원으로 전년(532억) 대비 605%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흑자전환 요인으로 엔데믹 이후 여객수요 증가, HSC 사업모델 성공적 안착,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경쟁력 확보 등을 꼽았다. 지난해 장거리 노선으로 분류되는 LA, 뉴욕,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오슬로, 앙카라, 호놀룰루 노선 여객은 31만8300명으로 전체(67만1483명)의 47.4%를 차지했다. 박광은 에어프레미아 전략재무실장은 “유가 및 환율 급등 등 다양한 변수들을 극복하고 첫 흑자 전환을 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올해는 항공기 추가 도입과 노선 다변화로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해 중견항공사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24-07-08 15: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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