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건
-
주담대 폭증 공방전…당국 "쉽게 대응" vs 은행권 "왜 우리 탓"
[이코노믹데일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가계대출 금리 상승을 질책하자 은행권이 이번에는 '만기·한도' 조이기에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은행 개입 강화를 시사하면서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집값 상승 확산세 기조가 있던 올해 6월 금융당국이 규제 시기를 놓치면서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해 놓고 이제 와서 은행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인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꾸준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이사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씨티·전북은행의 행장 및 부행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대출금리 등 가격 중심 대응보다는 은행별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 심사를 체계화하고 대출 한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현재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 서울·수도권 지역의 주담대 만기를 30년으로 축소한다. 은행 내부 분석 결과, 만기 축소에 따른 연 소득 5000만원 대출자(대출금리 연 3.85% 가정)의 한도가 4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깎인다. 아울러 신규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시 1년 이내,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 각각 운영 중인 '주담대 거치기간'도 없애기로 했다.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신규 주담대의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적용도 중단한다. 보증보험 상품인 MCI·MCG를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면 보증기관이 소액 임차보증금을 담보해 준다. 하지만 이를 중단할 경우 그만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서울은 5500만원, 기타 지역은 2500만원까지라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MCI·MCG 중단과 함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는 방안도 추가로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2일부터 대출 모집법인 한도를 월 2000억원 내외로 관리하는 등 주담대 총량관리 조치를 내놨다.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최대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제한하고, '갭투자' 방지를 위한 전세대출 조건부 취급제한, MCI·MCG 가입 제한 등을 시행한다. 은행들이 이렇게 가계부채 관리 추가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이복현 원장의 발언이 요인이 됐다. 이 원장은 지난 25일 오전 한국방송공사(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연초 은행들이 설정한 스케줄보다 가계대출이 늘었는데,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올리면 돈도 많이 벌고 수요를 누르는 측면이 있어서 쉽다"며 "저희가 바란 것은 (쉬운 금리 인상이 아닌) 미리미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 자율성 측면에서 개입을 적게 했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비춰 개입을 더 세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이례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은행권의 대출금리 릴레이 인상으로 보험사 등 2금융권보다 1금융권 금리가 높아진 상황을 언급하면서 "일종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분할상환 만기 10년 이상 기준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주담대 최저금리는 3.70%지만, 일부 보험사는 주담대 금리 하단이 3.19%로 집계됐다. 반면 그간 주담대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해 왔던 은행권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및 은행권 내부 관리목적 DSR 산출 등 금융당국 정책방향에는 적극 협조하겠지만, 금융당국의 주담대 관리 강화 주문으로 금리를 인상한 상황에서 이제 와서 은행 탓을 하는 것은 황당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가계부채 증가 원인을 은행들의 잘못된 영업 때문이라고 보는 것도 문제 삼고 있다. 당초 스트레스 DSR은 7월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금융당국은 9월로 연기했다. 소상공인 금리 부담 완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및 연착륙을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주택가격 상승 우려가 있었던 만큼 예정대로 7월에 규제 시행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극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가 지속되면서 현재 신규 수요보다 대출 총량 관리에 초점을 맞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며 "사실상 금리를 올리지 않고 대출 관리가 되기 어려운 데다, 2금융권으로 대출이 쏠리는 현상이 우려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4-08-27 16:06:22
-
시중은행 하반기 정기 인사…하나·기업 '신상', 우리 '필벌'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인사를 마무리했다. 고금리 및 경기 악화, 금융사고, 가계대출 관리 등 여러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대규모 인사를 통해 하반기 경영 방향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하나은행은 인사 폭을 확대했다. 직원 8명, 122명을 각각 승진 및 전보 조처했다. 총 13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67명) 대비 2배 늘어났다. 그 중에서 지점장·부지점장 인원과 자산가 대상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골드 프라이빗 뱅커(Gold PB) 등에 대한 전보 인원이 증가했다. 전보 인사는 근무지를 한 곳에 계속 머무르는 것이 아닌 새롭게 옮기는 것으로, 하나은행은 순환 보직을 통해 내부통제 문제 등 금융사고 방지와 영업 현장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도 지난 15일 올 하반기 정기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신임 부행장 3명, 신임 본부장 11명 선임을 포함해 2036명이 승진·이동했다. 이는 김성태 은행장 취임 후 네 번째 인사로, 공정하고 공감하는 인사라는 원칙을 이어가며 디지털 전환과 영업력 강화를 중점으로 조직 활력 제고에 나섰다. 디지털추진팀 등 디지털 관련 조직을 추가 신설하고, 디지털 핵심사업에 정보기술(IT) 분야 실무자급 인력 규모를 대폭 늘려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개발 역량도 확충했다. 여기에 영업조직 보강 차원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강남, 경기북부, 대구·경북, 호남 지역에 4개 전략영업센터를 추가로 설치하고 중기금융 전문성을 보유한 젊고 역량 있는 부점장을 전진 배치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강한 '쇄신'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발생한 180억원대 횡령 등 금융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다. 지난 2022년 7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났던 우리은행은 올해 또다시 18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사고 방지에 실패했다. 이에 조병규 은행장은 내부 통제 업무를 책임지는 준법 감시인을 교체하고, 해당 사고와 관련된 전·현직 결재 라인을 비롯해 소관 영업본부장과 내부통제 지점장까지 후선 배치하는 등 강력하게 책임을 물었다. 실적 하위 본부장 4명과 지점장급 21명에 대한 직무 배제와 후선 배치도 이례적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이 평소 강조해 온 '탁월한 성과에는 분명한 보상, 부진한 성과에는 단호한 책임'이라는 성과 중심 인사 원칙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승진 66명, 이동 150여명 등 지점장급 인사를 통해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임직원 모두가 영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은행들의 인사 공통점 중 하나로 영업력 강화가 지목된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영업 중요성이 커진 데서 기인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1~6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20조5000억원으로 2022년(1000억원)과 지난해(4조1000억원) 증가치를 훨씬 넘어섰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무리하게 대출 확대에 나선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기조에 맞춰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금융 공략에 나서면서 인사에도 영업력 보강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2024-07-17 15:09: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