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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고 절반 이상 '근로자 부주의'…기업만 때리는 처벌, 해법 될까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발생한 건설사고의 절반 이상이 근로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징벌적 과징금과 등록 말소 같은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지만, 근로자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키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 한 인명사고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18일 국토안전관리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2822건의 건설사고가 보고됐다. 이 중 가장 큰 원인은 ‘작업자 부주의’로, 전체의 54.5%(1538건)에 달했다. 현장에서 실제 사례도 잇따랐다. 검단 메트로시티2차 공사 현장에서는 한 근로자가 난간을 잡지 않고 계단을 내려오다 미끄러져 발목을 다쳤다. 충남 공주시의 한 단독주택 현장에서는 작업자가 전화 통화를 하며 창호 시공을 하다가 추락해 골절상을 입었다.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257건, 9.1%), 보호구 미착용(56건, 2%), 통제구역 무단출입(14건, 0.04%)까지 포함하면 근로자 과실이 원인인 사고는 전체의 66.1%(1868건)에 달한다. 건설사의 관리 미흡 등 구조적 요인으로 집계된 사고는 957건(33.9%) 수준이었다. 건설사고 3건 중 2건이 근로자 개인의 실수에서 비롯된 셈이다. 해외 주요국은 근로자에게도 법적 안전 의무를 직접 부여한다. 싱가포르는 안전수칙 미준수나 보호구 미착용 시 최대 2만 싱가포르 달러(약 2000만원)의 벌금이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다. 호주 역시 근로자에게 ‘합리적으로 안전을 보장할 주의 의무(duty of care)’를 명시해, 고의적·반복적 위반 시 처벌한다. 단순히 기업 책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근로자의 안전의식 제고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책은 기업에 집중돼 있다. 연간 3명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에는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중대재해가 반복되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해 신규 사업과 수주 활동을 전면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업만 때리는 처벌이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스템적 관리 강화는 필요하지만, 동시에 근로자들의 안전문화 인식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사고는 되풀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25-09-18 08: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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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설현장 사망 102명…절반 이상 '추락사'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건설현장에서 102명이 목숨을 잃었다. 건설경기 침체에도 매달 14건 이상 ‘장례식’이 이어지고 있다. 절반 이상은 안전장비 착용만으로도 막을 수 있는 ‘추락사’였다. 13일 국토안전관리원 건설공사 안전관리종합정보망(CSI) 집계에 따르면 1~7월 건설현장 사망자는 102명(질병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3명보다 10% 줄었다. 하지만 유형별로 보면 ‘떨어짐’이 58명(56.9%)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비중이 3.8%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8일 DL건설 아파트 현장에서도 안전고리를 착용하지 않은 작업자가 추락해 숨졌다. 추락사 다음으로는 물체에 맞음(16명), 깔림(10명), 무너짐(5명), 부딪힘(4명), 질식(3명) 순이었다. 온열질환·절단·화재·기타가 각 1명이었다. 사고 원인별로는 작업자 부주의가 26명으로 최다였다. 불완전한 행동(15명), 안전 보호구 미착용(6명), 착용 불량(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설치·해체 과정 관리 미흡(4명)을 제외하면 모두 개인 과실로 분류돼 전체 사망자 52명이 해당됐다. 현장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숨진 이는 16명이다. 현대엔지니어링 6명, 포스코이앤씨 4명, 현대건설 3명, HDC현대산업개발 2명, 삼성물산 1명 순이었다. 나머지 86명은 10위권 밖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외국인 근로자 사망은 13명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언어 장벽과 안전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은 고령 내국인을 대신해 철근·콘크리트 등 고위험 공종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내국인 건설기능인력의 50대 이상 비율은 60.3%, 60대 이상은 26.6%에 달한다. 여기에 불법 하도급으로 인한 원청 지배력 약화도 사고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사고 사망자는 2022년 238명, 2023년 244명, 지난해 207명이었다. 올해 7개월간의 사망자 수는 현장 감소를 고려하면 사실상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건설업 사고사망만인율(1만명당 사망자 수)은 올해 1분기 0.43으로, 산업 전체 평균(0.10)의 4배다. 2021년 0.56에서 2023년 0.40까지 낮아졌지만 지난해 다시 0.43으로 반등했고, 올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2025-08-13 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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