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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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경영' 나선다더니···'엄마 없는 자식' 만드는 기업들
[이코노믹데일리] 기후위기부터 출산·양육, 준법 감시까지···. 정치권의 선거 구호가 아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중요해진 시대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를 분석, 실천 여부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사례1. 대기업에 재직 중인 A씨는 올 초 회사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A씨 회사는 월 초과 근무 시간이 8시간 이상 쌓이면 월 1회 금요일에 쉴 수 있는 '금요일 휴무'를 도입했는데 이날 A씨 홀로 직장에 출근해 일했다. 그는 출산 예정일을 60일 앞둔 만삭의 임산부였다. A씨는 "다들 쉬는데 공교롭게 회사에 나온 사람들 중 임산부가 많았다"며 "근무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임산부는 초과 근무 시간이 없으니 모두가 쉴 때 출근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제74조 제5항'에 따르면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는 초과근무를 할 수 없다. 임산부만 일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혜택을 받지 못한 셈이 됐다. #사례2. 또 다른 대기업에 다니는 B씨는 최근 토요일이면 회사 눈치가 보여 유치원 자녀들과의 나들이를 포기하고 출근길에 나선다. 회사가 비상 경영을 선언하면서 임원들이 주 6일 근무 체제에 들어가면서 부터다. 가끔 회사로부터 업무 관련 전화가 오기도 했다. 결국 쉬는 걸 포기해야 했다. B씨는 "임원이 일하는데 직원이 편히 쉴 수 있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A씨와 B씨의 상황은 주요 대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과는 다른 행보다. ESG에서 'S'인 사회 부문은 인권, 노동, 공정 거래, 소비자 보호, 사회 공헌 등 다양한 주제가 포함돼 있는데 평가와 보고 자체가 복잡하고 주관적이라 평가 자체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앞서 사례와 같은 상황들은 반영되지 않는다. ESG 평가모형을 개선해 점수를 매기는 한국ESG기준원(KCGS)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평가자료에서도 지난해 삼성전자와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은 사회 부문에서 '탁월(S)'보다 한 단계 낮은 '매우 우수(A+)'를 받았다. 현재 국내 5대 그룹 중 삼성전자와 SK그룹은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금요일 휴무를 도입했다. LG그룹은 LG경영연구원에 시범적으로 금요일 휴무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우 현대차 노동조합이 금요일 오후에 퇴근하는 주 4.5일제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가족 친화 경영과 자기계발을 위해 금요일 휴무와 같은 유연 근무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휴무일 명칭을 '가족의 날(Family Day)'로 부르거나 SK에서 '행복한 금요일(Happy Friday)'로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경영진 입맛에 따라 노동자의 입장을 고려치 않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과 7월에 삼성전자와 SK그룹에서 비상 경영에 돌입하자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휴일을 반납하고 주 6일 근무를 체제를 유지하는 중이다. 비상 경영에 따라 SK 내부에선 '행복한 금요일' 제도 폐지를 저울질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임원 혼자 나온다고 해서 일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데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말이 많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사례도 나왔다. 삼성은 지난 2020년 대외적으로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뒤 준법 경영을 위해 노사 관계 자문 그룹을 신설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단체교섭은 사용자와 노조가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건전한 노사관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노조가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부품연구동 건물에서 열 예정이던 집회 예정 장소에 하루 전 대규모 화단을 조성해 논란이 됐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완벽한 제도라는 건 있을 수 없지만, 제도를 추진할 때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대외 홍보를 위한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2024-09-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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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유럽 내 최대 교역국 독일에 전진기지
[이코노믹데일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제조업 강국이자 유럽 내 최대 교역국인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사무소를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독일 사무소를 유럽 전진기지로 삼아 현지에 진출한 880여개 한국 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독일은 유럽 국가 중 한국과 가장 많이 교역하는 나라다. 두 나라간 교역액은 지난해 339억 달러(46조69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또 독일에게 한국은 중국에 이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수출시장이기도 하다. 대한상의 프랑크푸르트 사무소는 1993년 중국 베이징(회원사 3500개), 2009년 베트남 하노이(회원사 1800개)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사무소로 한·독 수교 141년 만, 대한상의 출범 140년 만에 설치됐다. 독일 사무소는 독일연방상공회의소,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와 함께 양국 기업의 경제 협력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공동 의제 대응 노력, 기업 애로사항 조사·지원, 유럽연합(EU) 최신 정책과 독일의 법·제도 등 정보 공유,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대한상의는 "프랑크푸르트 사무소는 한국과 독일 간 민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양국이 직면한 공동 의제에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대한상의 독일 사무소 개소를 기념해 한·독 정부와 경제계 인사가 참여한 간담회가 열렸다. 독일 측 전문가들은 지난 6~9일(현지시간) EU 27개국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결과 우경화가 뚜렷해졌다고 진단하며 극우 정당 의석 증가로 환경 정책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세바스티안 린크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 전문가는 "극우 정당의 행정 권한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EU 집행위원회는 기후 정책보다 이주 문제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유럽의회 출범을 계기로 한·독 상의가 공급망, 지정학적 위험, 자국 보호주의 등 문제에 뜻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박동민 대한상의 전무는 "새로운 EU 리더십과의 네트워크 확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유럽시장 아웃리치(각계 인사를 폭넓게 만나는 행위) 활동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라며 "제조업 중심의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가진 양국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라칭어 프랑크푸르트 상공회의소 전무는 이에 공감하며 "EU 차원의 규제,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06-10 17: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