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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2심 재판 시작···내년 초 '삼성 사법리스크' 털어낼까
[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2심 재판 첫 공판에 출석했다. 내년 초 2심 선고와 함께 삼성전자가 '사법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45분쯤 이 회장은 굳은 얼굴로 검은색 현대 제네시스 차량에서 내려 서울지법으로 들어갔다. 현장 공동 취재진이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중간에 멈춰 답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법원에 들어간 이 회장은 바로 공판장으로 이동했고 법원 내부에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한 이 회장 측 변호인단 수십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같은 시간 법원 외부에선 이 회장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 7개 단체는 "재벌총수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합병으로 인한 피해를 모든 국민들이 떠안고 있는 셈"이라며 "불법 합병 관련자들을 이번에도 봐준다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2심 재판이 막을 올린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올진 쉽사리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월 진행된 1심 판결에선 이 회장을 비롯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14명에 대해 전원 무죄가 선고됐다. 하지만 2심을 앞두고 달라진 환경을 고려하면 1심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우선 검찰은 2심을 앞두고 증거 약 2300건을 법원에 추가 제출했다. 1심 판결 당시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3700여건이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9년 검찰이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압수수색 하 과정에서 바닥을 뜯는 등 수색 영장에 기재된 방법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였다. 미국 헤지펀드 메이슨캐피탈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진행한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ISDS) 과정에서 승소한 결과가 재판에 영향을 줄지 여부도 중요한 사안이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지난 4월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개입해 삼성물산 주주인 메이슨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 한국 정부가 메이슨에게 3200만 달러(약 42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PAC는 지난해 6월에도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과 한국 정부간 유사 재판에 대해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1억850만 달러(약 149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또 지난달 14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한 판결이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삼바가 금융감독원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선물위)를 상대로 낸 시정 요구 취소 소송에 대해 과징금 처분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등 선물위의 조치가 적법했다는 취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심 판결은 이르면 내년 초쯤 나올 전망이다. 사건을 맡은 제13형사부가 지난 7월부터 다음달까지 새로운 사건 배당 없이 '이 회장 재판'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구체적 시점으론 내년 1월 말에 있을 법관 인사 전까지 선고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024-09-30 16: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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