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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요청 내세운 집단 항명… 검찰, 법정 대신 내부망으로 싸웠다
[이코노믹데일리]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항소 포기를 둘러싸고 검찰 내부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일선 검사장과 지청장들이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검사·사법연수원 29기)을 향해 공개적으로 항의하며 사실상 집단 항명 사태로 번졌다. 표면상은 ‘설명 요청’이지만, 내용은 총장 대행 판단을 정면으로 겨냥한 조직적 반발에 가깝다는 평가다. 1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박재억 수원지검장을 비롯해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임승철 서울서부지검장 등 전국 검사장 18명 명의의 입장문이 올라왔다. 제목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 그러나 문맥을 뜯어보면 ‘요청’보다는 ‘압박’에 가깝다. 검사장들은 “대장동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항소 포기 결정은 경위와 법리적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서울중앙지검이 명백히 항소 의견을 냈음에도 이를 뒤집은 과정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존재 이유에 치명적 상처를 남길 것”이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겉으로는 공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총장 대행의 판단을 부정하는 수위 높은 내용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명에는 정작 ‘법리적 근거’는 빠져 있다. 항소 필요성을 뒷받침할 구체적 법적 논거 없이 “수사·공판팀의 만장일치 의견” “국민적 관심” 등 정서적 호소에 가까운 문장들로 채워졌다. 검찰 스스로 강조해온 ‘법과 원칙’이 아닌 조직 논리가 앞세워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 날 전국 부치지청을 이끄는 지청장들도 일제히 동조 성명을 냈다. “항소 포기 경위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으면 검찰의 가치가 훼손된다”는 등 유사한 어조가 반복됐다. 검찰 역사상 보기 드문 대규모 집단 성명전이다. 노 권한대행은 전날 “중앙지검의 의견과 법무부 의견을 종합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내부 반발은 오히려 확산됐다. 서울중앙지검장이 항소 의견을 관철하지 못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까지 거론되면서 지휘체계 균열이 노출됐다. 한 중간 간부는 “항소 여부는 검찰총장 대행의 고유 권한”이라며 “이견이 있더라도 내부 절차로 조율해야 할 사안을 공개 성명으로 확전시킨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간부는 “법을 논해야 할 조직이 여론전에 기대는 모습은 스스로 권위를 깎는 일”이라고 말했다.
2025-11-11 08: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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