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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수 GIST 교수, '韓 노벨상' 경암상 수상…단일 분자 양자 제어 개척 공로
[이코노믹데일리] "저의 연구는 분자 한 개 안에서 일어나는 양자 상태의 변화를 관찰하고 제어하는 일입니다. 이 미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결국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기술과 지식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단일 분자 수준에서 양자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 석학, 김유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가 '제21회 경암상' 자연과학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경암상의 권위와 함께 그의 연구가 양자 기술 시대의 서막을 여는 핵심적인 성과임을 다시 한번 공인받은 것이다. 경암상은 고(故) 송금조 태양그룹 회장이 전 재산을 출연해 설립한 경암교육문화재단이 매년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학자에게 수여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학술상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부문별 상금이 각 3억원으로 증액되고 해외 활동 학자까지 후보에 포함되며 그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김유수 교수의 수상은 그의 독창적인 연구 방법론과 혁신적인 성과 덕분이다. 그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과 광기술을 융합한 '단분자 분광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개별 분자 단위의 전자 및 진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심지어 외부 자극을 통해 그 상태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실험적 기반을 확립했다. 이러한 연구는 양자 에너지 전환, 분자동역학 등 기초과학의 근본적인 현상을 이해하는 데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특히 올해 3월 세계 최고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연구는 테라헤르츠(THz) 펄스를 이용해 단일 분자 내에서 '여기자(exciton)'가 형성되고 제어되는 과정을 피코초(1조분의 1초) 단위까지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인류가 물질을 제어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의 연구는 단순히 기초과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연구 성과는 고효율 광전자소자, 단분자 기반의 차세대 양자컴퓨터, 인공광합성, 나노 광촉매 등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다양한 융합 기술로의 응용 가능성을 열었다. 지금까지 국제 저명 학술지에 2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 중 '사이언스' 5편, '네이처' 3편 등 세계 최상위 학술지에 주요 성과를 게재하며 한국 기초과학의 위상을 드높였다. 김유수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경암상은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연구자의 사회적 책임까지 함께 묻는 상이라 더욱 뜻깊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그의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분자 하나의 움직임을 좇는 그의 집념이 결국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거대한 기술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11-09 13: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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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금성의 비밀 풀 단서 찾는다…세계 첫 초소형위성 금성 장기 관측 돌입
[이코노믹데일리] 우리나라가 지구 저궤도의 초소형위성을 활용해 금성을 장기간 관측하는 세계 최초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금성 장기 관측 프로젝트(CLOVE·클로브)를 위한 첫 번째 초소형위성 제작 업체로 나노애비오닉스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IBS 기후·지구과학 연구단 행성대기 그룹은 3년 전부터 이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이르면 내년 첫 위성인 ‘클로브샛-1(CLOVESat-1)’ 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금성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나노애비오닉스는 초소형위성 플랫폼 설계·제작, IBS가 국내 협력사와 제작하는 과학 탑재체 통합, 환경 시험, 발사 서비스 조율, 발사 및 초기 궤도 운용을 담당한다. 클로브 프로젝트는 태양 활동 주기(약 11년)를 포괄하는 장기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3년마다 초소형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보내 총 15년 동안 금성 전체를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금성까지 탐사선을 직접 보내는 방식보다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클로브샛-1을 포함한 위성들은 자외선부터 근적외선 영역까지의 네 개 파장대역을 활용하며 편광 필터를 포함한 총 8개 채널의 관측기기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구름 상단 고도의 변동성, 구름의 수직 구조, 이산화황 가스의 분포, 미확인 흡수체, 화산 활동, 태양과 대기의 상호작용, 행성 기후 변화 등 금성 대기의 다양한 변화를 조사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수집된 데이터가 금성 기후 진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과거 지구와 유사한 환경이었던 금성이 현재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된 원인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연주 IBS 행성대기 그룹 책임자(CI)는 “나노애비오닉스의 초소형위성 플랫폼을 통해 첫 위성인 CLOVESat-1 운용하면 더 발전적인 후속 위성들을 기획할 수 있다”며 “CLOVESat 시리즈로 기존에는 확보할 수 없었던 지속적인 우주 기반 자료수집이 가능해져 향후 금성 대기의 변화, 기후, 그리고 지구와의 비교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의 금성 탐사 임무와도 운용 기간이 겹쳐 상호보완적인 비교 분석을 통해 금성 연구에 대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금성 장기 관측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행성 탐사 역량을 강화하고 금성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한편 향후 저비용 고효율의 초소형위성 기반 탐사 모델을 제시하는 선도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06-02 10:4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