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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작년 1조7000억원 영업손실…4분기 ESS '역대 최대'로 반등 신호탄
[이코노믹데일리] 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지 못하고 지난해 1조7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내부 분위기는 비관적이지 않다. 지난해 4분기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실적 방어의 구원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올해를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선포하고 미국 현지 생산과 기술 차별화를 통해 하반기 흑자 전환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2일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13조2667억원과 영업손실 1조72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584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글로벌 친환경 정책의 불확실성과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둔화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감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가중됐고 이는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그러나 분기별 실적 흐름을 뜯어보면 회복의 시그널이 감지된다.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조858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6.4%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992억원으로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시장의 우려보다 빠른 회복세다. 4분기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은 단연 ESS 사업이다. 삼성SDI의 4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622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8.4% 성장했다. 특히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따라 전력용 ESS 수요가 폭증하면서 ESS용 배터리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다. 전기차 배터리의 부진을 ESS가 만회하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힘'이 증명된 셈이다. 삼성SDI는 올해를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핵심 전략은 '미국 현지 생산'과 '기술 초격차' 두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우선 ESS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배제하려는 '논(Non) 차이나'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이는 삼성SDI에 기회 요인이다. 회사는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SBB(삼성배터리박스) 2.0'을 미국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이날 열린 2025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전력용 및 무정전 전원장치(UPS)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올해 ESS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 수익성 개선 효과도 뚜렷해질 전망이다. 관세 장벽을 피하는 것은 물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오 부사장은 "북미 양산 본격화로 관세와 AMPC 효과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지나면 분기별 실적 개선이 이뤄져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국 내 ESS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워낙 강력해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업인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다. 보급형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해 LFP와 미드니켈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한다. 특히 원통형 배터리 분야에서는 '탭리스(Tabless)' 기술이 적용된 고출력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 탭리스 배터리는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만들어 전류 경로를 확장함으로써 출력과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제품이다. 삼성SDI는 올해 원형 배터리 시장 내 탭리스 제품 비중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고출력이 필수적인 AI 인프라 장비와 하이브리드(HEV) 차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생산 효율성 제고를 위한 라인 전환도 과감하게 진행한다. 지난해 가동률 저하로 운영 효율이 떨어졌던 헝가리 공장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파이(지름 46mm)' 라인을 구축한다. 또한 일부 라인을 LFP 전용으로 전환하는 공법 개조를 통해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BMW 등 주요 고객사와 협력 중인 46파이 배터리는 상반기 내 가시적인 수주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꿈의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양산 목표를 재확인하며 올해 구체적인 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박종선 삼성SDI 배터리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올해 내로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대한 생산능력(CAPA)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획된 일정에 맞춰 2027년 상용화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치겠다"고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적용처도 전기차를 넘어 확장되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BMW와 실증 협력을 진행 중이며 현대차·기아와는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높은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요구되는 도심항공교통(UAM), 고고도 플랫폼(HAPS), 로봇 등으로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복수의 로봇 업체들과 전고체 배터리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미래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투자 속도 조절도 병행한다. 삼성SDI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전년 대비 소폭 축소하고 필수 성장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는 기조를 유지하되 외부 자금 조달 방식을 다변화해 재무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이지만 AI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ESS 시장 폭발적 성장이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며 "경영 효율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고객 대응 속도 향상을 통해 반드시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위기 속에서도 명확한 돌파구를 찾았다. 전기차 시장의 침체를 ESS라는 새로운 엔진으로 상쇄하고 차세대 기술 투자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올해 어떤 성적표로 이어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6-02-02 17:06:16
4분기 적자 절반으로 줄였다... ESS·AMPC가 '구원투수'
[이코노믹데일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삼성SDI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미국 세제 혜택을 발판 삼아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1조원대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4분기 들어 적자 폭을 대폭 줄이며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올해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한 ESS 사업 확대와 전고체 배터리 등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흑자 전환(턴어라운드)을 노린다. 2일 삼성SDI는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8557억원, 영업손실 299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비록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직전 분기 영업손실(5913억원) 대비 적자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매출 역시 전 분기 대비 26.4%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실적 방어의 일등 공신은 ESS였다. AI 산업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용 대용량 ESS 판매가 급증,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금이 늘어나고 전기차 배터리 물량 감소에 따른 보상금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전기차 수요 둔화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 13조2667억원, 영업손실 1조7224억원을 기록했다. ◆ 포트폴리오의 진화... '전기차 올인'에서 'ESS·차세대 전지'로 삼성SDI의 2026년 전략은 명확하다.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ESS와 차세대 기술로 상쇄하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다. 가장 주목할 분야는 ESS다. 삼성SDI는 비중국계 업체 중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 전문 제조 능력을 보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출력과 안전성이 높은 삼원계(NCA) 기반 'SBB(삼성배터리박스) 1.7'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리튬인산철(LFP) 기반 'SBB 2.0'을 투트랙으로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미국 내 ESS 생산 능력을 확충해 현지 데이터센터 수요와 AMPC 혜택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산이다. 미래 기술 선점 경쟁에서도 속도를 낸다. 삼성SDI는 BMW와 전고체 배터리 실증 협약을 체결하고 '꿈의 배터리'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또한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MOU를 맺으며 모빌리티를 넘어 로보틱스로 영토를 확장 중이다. 최근 수주한 삼원계 46파이(지름 46mm) 원통형 배터리와 ESS용 대규모 LFP 배터리 계약은 이러한 기술 리더십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시장 전망은 엇갈리지만 '바닥은 지났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북미와 유럽의 친환경 정책 속도 조절로 6%대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용 ESS와 무정전 전원장치(UPS)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올해를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삼았다. ESS 부문에서는 미국 현지 양산 체제를 가동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는 LFP와 미드니켈 등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해 신규 고객을 확보할 방침이다. 전자재료 부문 역시 AI 서버용 반도체 소재 수요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통이 길어지고 있지만 삼성SDI는 ESS라는 확실한 대안을 갖고 있다"며 "올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이 본격 가동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성과가 가시화된다면 하반기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02-02 14:13:21
전고체 배터리 경쟁 격화…국내 3사 '양산 속도전'
[이코노믹데일리]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이 전고체 배터리(ASSB)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경쟁구도가 본격화됐다. 글로벌 기업들도 전고체 기반 사업 전략을 내세우며 상용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26일 LG화학은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의 입자 크기를 균일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해질 입자의 생산공정에 스프레이 재결정화 기술을 적용해 입자 크기가 균일하지 않을 경우 전지 내 빈틈이 생겨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사용하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로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전기차 업계에서는 전고체 배터리가 주행거리 증가, 충전 속도 개선, 안전성 강화 등에서 현세대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꿈의 배터리'라고 평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LG화학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배터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마곡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10암페어(Ah)급 이상 용량의 전고체 배터리 셀 시제품을 완성했고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파일럿 라인(시험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LG엔솔은 이르면 내년 초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LG 계열사 외에 삼성SDI와 SK온도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 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검토하면서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을 세웠다. 삼성 SDI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전고체 배터리 생산 거점 후보지로 '울산 사업장'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2023년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만들었고 수원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 SDI는 'BMW'와 미국 소재 배터리 기업인 'Solid Power'와 손을 잡고 전고체배터리 검증 프로젝트를 위한 3자 협력에 돌입했다. SK온은 지난 9월 대전 유성구 미래기술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완공해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앞당겼다. SK온은 4628㎡(약 1400평) 규모의 플랜트에서 황화물계(고체 전해질로 가장 유망한 소재로 이온 전도도가 높고 대량 양산에 유리)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SK온이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리터당 800와트시(Wh)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SK온은 '온간등압프레스(WIP) 프리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다. WIP 기술은 상온보다 높은 온도(25~100℃)에서 전극에 균일한 압력을 가해 밀도와 성능을 높이는 압착 공법으로 배터리 셀 밀봉 과정을 더욱 쉽게 만든다. 글로벌 상위 기업들도 빠르게 전고체 사용화 목표를 제시하고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4년 11억8000만 달러에서 2030년 150억7000만 달러로 5년 동안 12배 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경우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전기차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GAC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은 60Ah 이상의 용량을 가진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최초의 라인으로 2027년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도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에 돌입해 2030년에는 전기차에 대량 탑재할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는 2027~2028년 내로 첫 상용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토요타는 최근 스미토모금속광업과 정극재 대량생산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대규모 양산까지는 비용 관리와 공정 안정성 등 여러 난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전고체 배터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일본과는 상용화 속도에서 2년 정도 뒤처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독자적 배터리 기술 개발이 상용화 속도에 도움은 되나 관건은 가격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되는 원자재 확보와 규모의 경제를 실천하기 위한 거래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2025-11-26 17:41:33
韓 연구진, 800km 주행·12분...전기차 배터리 '게임체인저', 국내서 개발
[이코노믹데일리]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하고 단 12분 만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30만km 이상을 달려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 기술이 개발했다.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 공동 연구팀이 리튬메탈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던 가장 큰 기술적 난제인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을 억제하는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KAIST 교수 연구팀이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설립한 프론티어 연구소(FRL)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게재되며 그 중요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리튬메탈전지는 현재 전기차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인 흑연 음극을 리튬메탈로 대체한 것이다. 흑연보다 에너지 저장 용량이 10배가량 높은 리튬메탈을 사용하면 이론적으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려왔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존재했다. 바로 배터리를 충전할 때 음극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뾰족한 리튬 결정체 즉 ‘덴드라이트’가 자라나는 문제다. 이 덴드라이트는 배터리의 분리막을 훼손해 수명을 단축시키고 심할 경우 양극과 음극을 접촉시켜 내부 단락(short-circuit)을 일으켜 화재나 폭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충전 속도를 높일수록 덴드라이트 현상은 더욱 심각해져 초고속 충전은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KAIST-LG에너지솔루션 공동 연구팀은 덴드라이트가 형성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급속 충전 시 리튬메탈 표면에서 리튬 이온들이 불균일하게 뭉치는 ‘계면 응집반응’ 때문임을 규명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새로운 개념의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을 설계했다. 새로운 전해액은 리튬 이온(Li⁺)과의 결합력이 약한 음이온 구조를 활용해 리튬 이온들이 음극 표면에 뭉치지 않고 고르게 달라붙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계면의 불균일성을 최소화하고 12분이라는 초고속 충전 환경에서도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높은 에너지 밀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수명과 안정성, 충전 속도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기술 개발은 KAIST와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을 위해 2021년 설립한 프론티어 연구소(FRL)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대학의 기초 연구 역량과 기업의 상용화 노하우가 결합해 시너지를 낸 결과다.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면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돌파하는 핵심 토대가 됐다”며 “리튬메탈전지가 전기차에 도입되기 위한 가장 큰 장벽을 넘어섰다”고 그 의미를 평가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FRL을 통해 이어온 지난 4년간의 협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더욱 강화해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 긴 주행거리와 내연기관 주유 시간과 맞먹는 초고속 충전이 가능해진다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주행거리 불안’과 ‘충전 시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K-배터리 기술이 다시 한번 세계 시장을 선도할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된 셈이다.
2025-09-04 08: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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