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4건
-
DB증권·신한투자증권 등 상반기 내부사고 293억원...회수율 0.3%
[이코노믹데일리] D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증권사에서 연이어 적발되는 직원 사고로 금융투자업권의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권 내부 직원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293억원에 달했으나 회수율은 0.3%에 불과해 대부분 미회수 상태로 남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스템 개편만으로는 부족하며, 근본적인 조직문화 개선과 금융 윤리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권 내부 직원 사고로 인한 피해액은 293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수율이 0.3%에 머물러 피해금의 대부분이 미회수 상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전체의 내부 사고 피해액은 폭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07억원에서 지난해 3917억원으로 18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금융투자업권이 218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권 1663억원, 보험업권 38억원, 여신전문금융사 3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권의 피해액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사 전자금융사고는 58건에 달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권사 전자금융사고는 총 429건으로 연평균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66건에서 지난해 100건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금융권 전체 피해액 294억6000만원 중 증권사가 262억5000만원(약 89%)을 차지했다. 증권사 내부 사고의 심각성은 최근 발생한 구체적 사건들에서 두드러진다. DB증권은 올해 한 직원이 10년 가까이 회사 명의를 도용해 355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현금화한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계약 관리, ID 관리, 인감 관리 등이 부실했으며, 1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사고가 적발되지 않았다는 점이 내부통제의 치명적 허점으로 지적됐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수개월 동안 알고리즘 거래 시스템을 임의로 변경하고, 허위 시세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왜곡된 유동성을 공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손실 규모는 약 1300억원으로, 단일 증권사 운용사고 중 압도적인 피해액을 기록했다. 두 증권사는 사건 이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개선하고 있다. DB증권은 사후 관리 프로세스 강화에 나섰다. 내부통제 미흡 관련 내용을 책무 구조도에 포함시켰다. 책무 구조도는 금융회사와 임직원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법령 위반을 방지하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의 집행·운영에 대한 책임을 의미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사전 차단 중심의 시스템 개편을 추진 중이다. 내부통제 보안관 확대, 내부통제 실패 시 임원 공동 성과급 차감, 내부통제 강화 프로그램 도입 등을 통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최근 사후 처벌 위주의 감사에서 벗어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 차단 체계로의 내부감사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지난 1일 증권사 23곳의 감사 담당 임원들과 워크숍을 열고 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개편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스템 개편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직문화 개혁과 금융 윤리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상복 교수는 "금융권 중에서도 증권사는 특히 투기성이 강해 횡령 유혹이 은행이나 보험보다 클 수 있다"며 "실제로 증권 업종부터 준법 감시인 내부통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내부통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초부터 본격 시작된 내부통제는 20년 넘게 제도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선행돼야 하는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조직문화 개편의 핵심으로 증권사 자체 금융 윤리 교육을 제시했다. "금융업은 정부의 인허가를 받는 만큼 공공성을 띠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내부 금융 윤리 교육을 실시해 소비자 보호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금융 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며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좀 더 강한 윤리 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5-10-20 06:19:00
-
5대 금융지주 회장, 올해도 국감 증인 출석 피하나…매년 해외 출장길
[이코노믹데일리] 다음 달 예정된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 보안 이슈를 중점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 속에 올해도 연이은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감 증인으로 채택 되더라도 실제 국감장에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올해 정기국회 국감을 추석 연휴가 끝나는 직후인 10월 13일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정무위원회는 13일 국정조정실과 총리실을 시작으로 20일엔 금융위원회와 산업·기업은행, 21일엔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27일엔 금융권 종합감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정무위는 아직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취합 중이나, 현재 다수의 의원실에서 롯데카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과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를 증인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는 서버 해킹으로 인해 약 297만명의 회원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정무위 국감에선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로 인한 내부통제 및 보안 이슈와 가계부채 관리 문제 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농협)이 공시한 국내 금융사고(10억원 이상)는 총 16건으로 사고 규모는 952억341만원에 달했다. 올해 국내 금융사고 공시가 없던 우리은행을 제외한 △국민은행 6건(157억2047만원) △하나은행 6건(536억3601만원) △신한은행 2건(37억521만원) △농협은행 2건(221억5072만원) 등이다. 하지만 해외법인에선 결국 사고가 터졌다. 지난 6월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한화 약 1078억원의 외부인에 의한 사기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신한은행도 8월에 베트남 현지 법인(신한베트남은행)에서 37억5000만원 규모의 현지 직원 횡령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알린 바 있다. 지난 4일엔 국민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KB뱅크에서도 현지 채용 직원이 17억6500만원 규모의 부적절한 대출을 취급한 배임 혐의가 적발됐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금융사 임원들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도입 및 실행에도 불구하고, 횡령·배임 등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6·27 가계대출 규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국감에서 꼬집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관리의 구조적 한계와 사각지대, 대출 양극화 등이 문제로 떠오르면서다. 실제 은행들은 규제에 따라 하반기 대출 목표치를 기존보다 절반가량 줄이게 됐다. 이에 따라 대출 심사는 더 까다로워지고, 부실 가능성이 낮은 고신용자 중심의 대출이 확대되면서 중저신용자와 서민층은 대부업체로 밀려나는 등의 '대출 양극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은행권에서도 금융지주 회장들이 이번 국감 증인 명단에 포함될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올해도 금융지주 회장 국감 증인 채택은 또다시 '공전(空轉)'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관례적으로 10월에 해외 출장 일정이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다음 달 셋째 주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IMF·WB 연차 총회는 주요 20개국(G20) 재무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전 세계 금융 인사들이 모이는 자리로, 국내 지주 회장들은 행사 전후로 글로벌 투자자들과 만나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며 사업 영역를 확대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이로 인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더라도 불참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지주 회장들의 국정감사 출석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2022년엔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회장 전원이 불참했으며, 2023년엔 윤종규 당시 KB금융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사유는 모두 해외출장이었다. 지난해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전임자인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으로 인해 유일하게 참석한 바 있다. 현직 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국감에 출석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설명한 것은 최초였다. 일각에선 매년 같은 시기에 해외 일정이 잡히면서 경영진이 출석을 피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책과 규제 현안을 논의할 중요한 자리임에도 금융권 최고 경영진의 국감 불참이 반복되면 제도 개선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다. 이번 국감에선 증인 채택 및 참석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지만, 지난해 임종룡 회장이 출석한 일례가 있어 변수는 존재한다. 또 은행장 대리 출석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정권과 금융당국 수장 교체로 금융사를 향한 규제가 강화된 데다 국감 시즌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긴장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해외 출장의 경우 기존에 정해져 있는 연간 일정이라 일부러 회피한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2025-09-25 06:14: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