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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도 에어컨이 필요해" HVAC에 데이터센터까지, 기계설비전시회 개막
[이코노믹데일리] 쌀쌀하던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으로 접어들고 있다. 거리에는 노란 개나리가 물들었고 고개를 들면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들이 인사를 건넨다. 흩날리는 벚꽃잎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 푸릇한 초록색 풀들이 고개를 내민다. 긴긴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곧이어 뜨거워질 여름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지랑이가 피어나는 계절에 등줄기 사이로 흘러내릴 땀방울을 생각하니 벌써 에어컨 생각이 절실해진다. 그런데 사실 에어컨은 사람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가동되는 전자제품에도 열 관리가 필요하다. 성능과 고장률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제품의 개발로 수요가 확대되는 데이터 센터 등은 발열이 심해 관련 설비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이처럼 실내에서 순환되는 공기의 양과 질, 전반적인 공기의 온도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난방(Heating), 환기(Ventilation), 냉방(Air Conditioning)을 모두 지칭하는 용어지만 기계 장치의 발열을 관리하기 위해 최근에는 냉방 분야가 주로 각광받고 있다. 9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HVAC KOREA)를 찾으니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기 위한 HVAC 제품은 물론 데이터센터용 솔루션과 기계장비, 자재, 소방 등 다양한 설비들이 총망라돼 있었다. ◆ 기계도 더위를 탄다…주목 받는 냉각 솔루션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 중에서도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는 '버티브'가 이번 전시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최근 MS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중단 소식에도 수주 현황이나 내부 분위기 등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건재한 모습을 자랑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엔비디아의 초고성능 AI칩 블랙웰 등에 적용되고 있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를 전시했다. CDU 기술은 액체가 흐르는 관이 데이터센터 주변을 지나며 발열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도 고성능의 냉각 성능을 발휘하며 최적의 운영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실제 데이터센터 설계부터 제작, 납품 이후 품질 관리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설계 단계부터 이러한 액체 냉각 방식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추후 고전력 설비 수요가 늘어 공냉식에서 전환이 필요할 때도 간단한 시공만으로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액침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머스쿨도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소규모 데이터센터나 전산 설비, 작은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액침 냉각 기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머스쿨 현장 관계자는 "액침냉각 방식이 초거대 시설에만 적용된다는 건 오해"라며 "공냉 방식보다 약 20% 정도 비싸지만 뛰어난 효율과 열폭주 방지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냉각유에 담긴 기기가 전시돼 있었으며 업계 관계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구경하고 있었다. ◆ 대한민국 공기, 우리가 책임진다 HVAC 설비가 이번 전시의 메인인 만큼 다양한 형태의 설비와 시스템도 만나볼 수 있었다. 빌딩 등 건물 내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렉스는 에어컨과 오토팬은 물론 주방급기장치 등 최신 건물에 적용되는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주방급기장치는 실내 압력 균형을 맞춰주는 제품으로 오염물질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풍기 후드로 인해 실내가 감압되면 아이들이 문을 여닫는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최근 신축 건물에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지하철 역사 등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먼지자동흡입매트를 제작하는 테스토닉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이 기술은 미세먼지, 세균 등 오염물질이 신발에 묻어 실내에 유입되는 것을 방지해 안전하고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장에서는 주택과 빌딩, 공공장소 등의 공기질과 온도를 관리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전시에 관람객으로 참여한 한 학생은 "기존에는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HVAC 제품군이 기업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는 걸 알 수 있어 유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5-04-09 18: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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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가격 줄줄이 인상, 쿠팡 고급 신선식품 공략
[이코노믹데일리] 유통업계는 먹고사는 일과 아주 밀접한 분야입니다. ‘김아령의 주간 유통가’는 한주간 생활경제 속 벌어진 이슈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놓치면 아쉬운 잇(Eat)슈들을 모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 아이스크림도 비싸진다…나뚜루·더위사냥 등 가격 인상 연초부터 먹거리 물가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이스크림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롯데웰푸드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가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 판매 가격을 인상한다. 앞서 롯데 월드콘, 빙그레 붕어싸만코 등 인기 빙과류 제품들도 가격을 올렸다. 녹차바, 바닐라초코아몬드바 등 바(Bar)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기존 4800원에서 5900원으로 약 22% 인상된다. 싱글컵(딸기컵, 녹차컵, 초코컵, 마카다미아크럼블컵)도 4800원에서 5900원으로 조정된다. 딸기, 녹차, 초코, 바닐라 파인트 가격은 1만4900원에서 1만5900원으로 6.71% 오른다. 비건 초콜릿&아몬드 파인트(474mL) 역시 기존 1만4900원에서 1만5900원으로 1000원 올랐다. 빙그레 역시 3월부터 가격 조정에 나선다. 더위사냥(140ML)은 1800원에서 2200원으로, 붕어싸만코는 22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된다. 자회사 해태아이스의 부라보콘바닐라(169ml)과 시모나꿀호떡(120ml)도 2200원에서 2500원으로 조정된다. ◆ 쿠팡, ‘프리미엄 프레시’ 론칭…고급 신선식품 시장 공략 쿠팡이 ‘프리미엄 프레시’를 새롭게 론칭하며 고급 신선식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프리미엄 프레시에는 과일·수산·채소·정육·계란·유제품 등 12개 카테고리 500여개 상품이 준비됐다.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판매되는 ‘굿(Good)’ 등급과 비교적 품질이 뛰어난 ‘베러(Better)’ 등급을 넘어선 ‘베스트(Best)’ 등급의 상품만을 취급한다. 쿠팡 신선식품 브랜드매니저(BM)와 퀄리티매니저(QM)들은 최상의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전국의 주요 산지를 직접 방문하며, 재배 환경과 품질 관리 기준을 철저히 점검했다. 프리미엄 프레시 제품은 5단계의 정밀한 품질 검사를 거쳐 고객에게 전달된다. 상품화 과정에서 중량을 점검하고 상처 유무를 확인한다. 이후 3차 선별을 거쳐 쿠팡 물류센터로 이동하며, 입고 과정에서 한 번 더 품질을 검수한다. 마지막으로 출고 전 최종 검사를 거쳐 엄선된 상품만을 고객에게 배송한다. 프리미엄 프레시를 비롯한 로켓프레시 서비스는 와우회원에게 제공된다. 이번 프리미엄 프레시 론칭으로 소비자들은 기존 프레시 상품은 물론 프리미엄 프레시 상품까지 폭넓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 특허심판원 “A2우유 소화용이성 일반 특성”…서울우유 주장 인정 특허심판원이 서울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소화가 잘되는 A2우유의 특성은 특정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우유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지난 19일 뉴질랜드의 유제품 기업 ‘더 a2 밀크 컴퍼니’가 우리나라에서 갖고 있던 A2 단백질의 소화 용이성 관련 특허 두 건에 대해 등록 무효 심결을 내렸다. A2 우유는 일반 우유에 들어있는 A1 단백질과 A2 단백질 가운데 소화가 더 잘 되는 A2 단백질만 포함된 우유를 말한다. 더 a2 밀크 컴퍼니는 앞서 이런 A2 단백질의 소화 용이성 등 효능에 대한 특허를 미리 등록해 갖고 있었고, 서울우유는 특허등록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특허심판원은 더 a2 밀크 컴퍼니가 갖고 있던 특허는 기존 연구와 기술적 차별성이 없고, A2 단백질의 소화 용이성은 이미 일반적으로 알려진 특성이기 때문에 특허 기술로 인정할 수 없다고 심결 이유를 밝혔다”고 말했다. ◆ SPC 배스킨라빈스, 3월 이달의 맛 ‘말랑 딸기 찹쌀떡’ 출시 SPC 배스킨라빈스가 3월 이달의 맛으로 ‘말랑 딸기 찹쌀떡’ 아이스크림을 선보인다. 이번 신제품은 화이트데이를 기념해 일본 제과업체 후지야의 연유캔디 브랜드 ‘밀키(Milky)’와 협업했다. 말랑 딸기 찹쌀떡은 크래프트 크림치즈 아이스크림 베이스로, 딸기 과육과 딸기 찹쌀떡의 쫄깃함 식감이 조화를 이룬다. ‘딸기 크림치즈 모찌’도 3월 초에 함께 출시된다. 찹쌀떡 속에 부드러운 크래프트 딸기 크림치즈 아이스크림과 새콤달콤한 딸기 리본이 가득 채워진 아이스 디저트다. 페코, 포코 캐릭터가 그려진 패키지로 만나볼 수 있다.
2025-03-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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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베트남에 첫 공장, '역대 최대' 실적 삼양식품
[이코노믹데일리] 유통업계는 먹고사는 일과 아주 밀접한 분야입니다. ‘김아령의 주간 유통가’는 한주간 생활경제 속 벌어진 이슈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핵심 내용부터 화제 이야기까지 놓치면 아쉬운 잇(Eat)슈들을 모아봤습니다. <편집자 주> ◆ 하이트진로, 베트남에 소주 공장 착공…“연간 최대 500만상자 생산”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타이빈성에 위치한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지난 5일 해외 생산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이 공장은 세계 시장의 생산·유통 핵심 거점 역할을 담당한다. 하이트진로의 해외 첫 생산 기지가 될 베트남 공장의 부지 면적은 축구장 11배인 8만2083㎡(약 2만5000여평)이다. 공장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로 내년 완공된다. 하이트진로는 이 공장에서 제품을 연간 최대 약 500만상자까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규 대표는 “베트남 공장 설립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시장 확대의 교두보이자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전 세계에 ‘진로(JINRO)의 대중화’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불닭 돌풍 끝없네”…삼양식품,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첫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했다. 불닭볶음면 수출이 본격화된 2018년 이후 8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300억원, 영업이익은 34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보다 45% 늘었고 영업이익은 13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15% 늘어난 272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3년 12%에서 작년 20%로 대폭 높아졌다.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23년 68%에서 작년 3분기 77%로 1년 만에 9%포인트 상승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불닭 브랜드 인기가 확산하며 해외 수요가 급증한 것이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화제가 되면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현지 주류 마켓 채널 입점이 빠르게 진행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아시아를 넘어 미주, 유럽 등에서도 불닭 브랜드 입지가 더 견고해지고 있어 앞으로도 해외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밀양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해외 매출 확대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더위사냥·붕어싸만코 200원 오른다…빙그레, 제품 가격 인상 빙그레가 다음 달부터 아이스크림과 커피, 과채음료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최근 원부자재 가격 상승 및 인건비 증가가 원인이 됐다. 더위사냥은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오르고 슈퍼콘과 붕어싸만코 등은 1200원에서 1400원이 된다. 또 아카페라 사이즈업(350㎖)의 소비자가격은 2400원에서 2600원으로 오르고, 따옴(235㎖)은 2400원에서 2700원이 된다. 자회사인 해태아이스의 부라보콘과 시모나 등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른다. ◆ 교촌치킨, 노티드와 손잡고 '교촌X노티드 츄러스' 출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국내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 협업해 새로운 사이드 메뉴 '교촌X노티드 츄러스'를 출시했다고 7일 밝혔다. 교촌은 치즈볼, 꽈배기, 떡볶이 등 치킨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꾸준히 선보이며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왔다. 이번에는 노티드와의 협업을 통해 츄러스를 새롭게 출시하며,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교촌X노티드 츄러스'는 주문 즉시 튀겨낸 츄러스와 진하고 고소한 치즈 풍미가 가득한 화이트크림소스로 구성됐다. 츄러스는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시나몬 슈가가 뿌려져 달콤하고 바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화이트크림소스는 노티드의 시그니처인 크림을 사용해 부드럽고 깊은 풍미를 더했다. 이번 신메뉴는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에서 한정 판매된다. 패키지는 1020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파스텔 톤 디자인에 노티드의 마스코트인 '슈가베어' 캐릭터를 활용해 맛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함께 선사한다.
2025-02-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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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하와이 등지 산불과 열돔, 석유기업에 책임 묻는다
[이코노믹데일리] 로스엔젤레스(LA) 사상 최악의 화재 등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액손모빌, 세브론 등 석유 회사들을 대상으로 화재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앞서 진행 중인 하와이산불 관련 액손모빌, 세브론 등에 책임을 묻는 소송 역시 기후 변화와 관련된 원인들이 핵심이며, 석유 회사들이 기후 변화의 끼친 책임을 묻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산불은 주로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결합된 조건에서 발생하지만, 기후 변화가 이러한 조건들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석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사용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 산불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특히 캘리포니아, 하와이 같은 지역에서 산불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하와이주 대법원이 하와이주 호놀룰루시 정부가 엑손모빌, 쉐브론, 수노코 등 석유기업들을 상대로 기후 피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제기한 소송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호놀룰루시는 지난 2023년 9월 발생한 하와이 화재 사태로 큰 피해를 입은 뒤 석유기업들이 화석연료를 채굴해 기후환경을 망가뜨리면서 큰 수익을 냈음에도 적법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며 소송에 나섰다. 액손모빌, 세브론 등 석유 회사들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수십 년 동안 화석 연료의 추출과 연소를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²)를 방출해 지구 온난화에 기여해왔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강수량 변화 등이 화재 피해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역시 이번 LA 역사상 최악의 산불 발생 전 일어난 화재 관련해 지난 2023년 10월 엑손모빌, 쉘, BP, 코노코필립스, 세브론 등 석유회사를 상대로 산불 피해 소송를 제기했다. A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당시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화석연료 의존의 위험성에 대해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하며 이들 석유 재벌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제기한 소송은 현재까지 5건이 진행 중이며, 주요 피고는 엑손모빌, 쉘, BP 외에 코노코필립스, 쉐브론, API 등 석유 및 가스 산업을 대표하는 큰 기업들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들 소송을 통해 그동안 발생한 여러 차례의 대형 산불에 대해 석유 회사들이 기후 변화에 미친 영향을 제대로 고지하거나 이를 예방할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오리건주의 멀트노마 카운티가 지난 2021년 발생한 열돔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500억 달러(약 65조6000억원) 이상을 요구하며 엑손, 쉐브론 및 기타 주요 석유 회사들을 고소했다. 멀트노마 카운티는 이 지역에서 운영되는 화석 연료 회사와 단체들이 치명적인 폭염을 유발한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피고인의 화석 연료 제품 사용으로 인한 복합적인 탄소 배출이 열돔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상당한 요인이었으며 이는 카운티 주민들을 질식사시켰다”고 주장했다. 멀트노마 카운티의 경우 지난 2021년 6월 25일을 시작으로 3일 연속으로 더위가 42℃, 44℃, 46℃에 달했고 기록적인 폭염으로 멀트노마 카운티에서만 69명이 사망했다. 또 이 지역 전역에서 수백 명이 사망, 미국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기상 재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석유 회사들은 자신들이 기후 변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방어하고 있다. 이들은 산불이 기후 변화의 복잡한 결과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법률 전문가들은 석유 회사들이 기후 변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보며, 이들이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소송들은 단순한 법적 싸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이 확대됨에 따, 향후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석유 산업에 대한 규제와 책임이 강화될 수 있으며, 이러한 소송 결과는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이번 하와이와 캘리포니아에서 석유 회사들을 상대로 한 산불 화재 손해배상 소송은 기후 변화와 그에 따른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01-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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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깡패' 트럼프 당선 이후 기후변화 둘러싸고 흔들리는 국제사회
[이코노믹데일리]2024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파리기후협정 재탈퇴와 조 바이든 정부의 기후정책 지우기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전기자동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예고하고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 추진 역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깡패’로 불리는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서 단일대오로 나아가던 지구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엔 최대 기후회의에서 일어난 '개최국의 반란' CNN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각국 기후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회담을 방해할까 걱정했지만 그들이 (정작) 몰랐던 것은 그들의 호스트가 바로 ‘파괴의 망치’였다는 점”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막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서 일어난 ‘개최국의 반란 사태’를 전했다. 미 대선 결과가 발표된 순간부터 각국 기후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존재가 바쿠에서 열리는COP29 회담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예상치 못한 것은 개최국 아제르바이잔의 대통령이 회담에서 파괴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이었다. CNN은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가 빠르게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는 올해 가장 시급해야 할 회담 중 하나가 돼야 했던 이 회담은 ‘보이콧, 정치적 비난, 화석연료 축하 행사로 얼룩진 서커스판’이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 개막일인 11일,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국의 석유와 가스를 “신의 선물”이라고 주장하며 아제르바이잔의 인권 기록에 대한 비판을 방어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 비정부기구(NGO)들, 그리고 글로벌 미디어가 “위선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12일 다시 한번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해수면 상승으로 존재 위협을 받는 섬 국가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프랑스·네덜란드가 자국의 해외 영토에서 “잔인한 억압”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외교 담당 최고대표인 조셉 보렐은 X(구 트위터)에 알리예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그의 수용할 수 없는 발언은 회담의 중요한 기후 목표와 아제르바이잔 COP29 의장국의 신뢰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적었다. ◆기후리더들이 對트럼프 방어 방법 찾는 중 아르헨티나 대표단 퇴장 세계 기후 리더들은 트럼프가 다시 한번 파리기후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지금까지의 진전을 지키고 ‘트럼프를 방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등장은 알리예프 대통령 외에도 트럼프와 같은 생각을 가진 지도자들이 자국의 기후 행동을 재고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바쿠 회의가 진행 중이던 지난 13일,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설명 없이 COP29에서 자국 대표단을 철수시켰다. 이후 아르헨티나 정부 관계자는 CNN에 "아르헨티나가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부정론자로, 지구 온난화를 "사회주의 사기"라고 주장해왔다. 밀레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반(反)기후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그는 유엔이 "이념적 의제를 강요하려 한다"고 비난하며 아르헨티나를 유엔이 주도하는 2030 지속 가능한 개발 의제에서 거리두기를 하려 했다. 아르헨티나 대표단의 철수는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바쿠 회의장에서 계속 감돌고 있는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한번 미국을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시키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파리기후협정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를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묶는 협약이다. ◆COP29회담 참석 화석연료 로비스트·산업 관계자 매년 늘어...올해 1700명 이상 해마다 COP 회담이 열리면서 매년 화석연료 이해 관계자들이 점점 더 많이 참가하고 있다. ‘킥 빅 폴루터스 아웃(Kick Big Polluters Out)’이란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에는 1700명 이상의 화석연료 로비스트·산업 관계자들이 COP29 회담 참석 등록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기반 싱크탱크 ECCO에서 기후외교를 담당하는 알렉스 스콧 선임 연구원은 CNN에 “이는 큰 문제”라며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바쿠에 모인 화석연료 로비스트 1700명 또한 파리기후협정 목표의 수호자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려는 공동 목표로 하나로 결집하는 국제 협약이다. 이번 회담은 기록적인 더위가 예상되는 해를 앞두고 열리고 있으며, 이미 미국에서만 올해 연쇄적인 허리케인으로 300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겼다. 일부 과학자들은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향후 10년 동안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며, 세계는 이번 세기 중반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해야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마지막 기후 지키기 노력···2024 농업법에 서명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 후보 사퇴 후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기후 및 환경 자금을 각 주로 보내고, 지구 보호를 위한 마지막 규제를 마무리하려 급히 진행 중이라고 지난 11일 한 기후 담당 고위 공직자가 미 언론에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매 5년마다 개정되는 2024년 농업법(2024 Farm Bill)에 서명했다.이는 미국의 농업 정책, 식량 지원, 환경 보호,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다루는 중요한 법률로, 미국 농민들에게 기후 변화 대응 및 지속 가능한 농업 관행을 지원하는 여러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은 △농업 분야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후 변화 대응' △저소득층을 위한 식량 보조 프로그램을 포함한 '식량 지원' △기후 변화와 극단적 기후 사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하는 '농민 지원' △농촌 지역의 경제 발전과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한 '농촌 개발'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해도 이 법안을 폐지하거나 수정하는 데는 일정한 어려움이 있을 전망이다. 이 농업법의 일부 조항을 수정하거나 재구성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농업법은 미국 농민들과 농촌 지역의 중요한 법률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의 영향을 받는 법안이기 때문이다. 또한 농민들의 지원과 식량 안전망 등은 강력한 정치적 기반을 가지고 있어 폐지보다는 부분 수정이나 재구성이 더 현실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다.
2024-11-19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