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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쇼크' 두산밥캣…합병 앞두고 '꼼수' 의혹 제기
[이코노믹데일리]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업 재편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두산그룹에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과 관련 증권신고서를 두 차례나 정정요구한 뒤다. 이 과정에서 두산밥캣이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어닝 쇼크’를 기록하자 투자업계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요 경쟁사들이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 데 반해 두산밥캣이 유독 실적 부진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자 생산과 판매를 의도적으로 줄여 매출 하락을 유도한 게 아니냐는 데서 비롯했다. 6일 투자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2·3분기 실적이 인수합병을 앞두고 완전 박살났다”며 “글로벌 경쟁사 중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의 캐터필러는 물론 오는 8일 실적을 발표하는 일본의 구보타 예상 실적을 보면 현재 (두산밥캣은 의도가 다분한 어닝쇼크 아닌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두산밥캣과 캐터필러, 구보타 3사의 실적을 동일한 화폐 기준인 달러화로 비교해 봤다. 두산밥캣은 지난달 28일 3분기 매출이 13억6000만 달러(약 1조777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상황은 더 안 좋았다. 9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7.8% 급감했다. 2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억3000만 달러, 1억7000만 달러로 16.3%, 48.7%씩 줄었다. 특히 주력 시장인 북미 매출은 22% 감소했다. 이에 반해 캐터필러나 구보타는 지난해보다 좋지 않은 시장 상황에도 실적은 두산밥캣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캐터필러는 매출 168억 달러, 영업이익 31억 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4%, 9% 감소한 데 그쳤다. 캐터필러는 실적발표회에서 “정부의 인프라 수요 둔화로 올해는 상승 추세가 완화됐지만, 가격 인상으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과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경쟁사는 올 상반기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는 구보타다. 지난 1, 2분기 영업이익은 13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억1640만 달러보다 약 12% 올랐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건설 부문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27% 증가했다. 조만간 발표할 3분기 실적도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동종 업계 기업들이 업황 부진에도 견고한 매출을 이어가면서 투자업계에서는 두산 측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기 위해 일부러 실적을 반토막 내 가치를 낮추려 한 게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김광중 변호사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 형편에 맞게 회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두산밥캣도 실적을 의도에 따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경기가 안 좋아질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과 재고를 줄였다고 설명하는데 원론적으로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면서 “재벌들이 합병 직전 가치를 낮추려고 일부러 실적을 안 좋게 만든 역사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이다. 당시 주택 경기가 살아나면서 경쟁 건설사들이 실적 개선을 보이던 때 유독 삼성물산만 그 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당시에도 삼성은 의도적으로 실적을 낮춰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의심을 받았다. 문제는 기업들이 합병할 때마다 '실적 토막내기' 음모론이 나오고 있음에도 이를 해소할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의 경우 법정 싸움으로 비화됐지만, 1심과 2심 재판부가 정반대의 결론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2016년 삼성물산의 일부 소액주주는 합병에 반대하면서 삼성물산이 제시한 가격이 너무 낮다고 법원에 가격 조정을 신청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제시한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했지만, 2심에선 “삼성물산의 실적부진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지만, 이것이 삼성가의 이익을 위해 의도됐을 수 있다는 의심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법 제382조의3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이다. 현재 이 법은 의무 대상을 회사 만으로 하고 있는데 지배주주 이익을 위해 나머지 주주의 이익을 희생시켜도 회사에 손해만 없다면 이사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돼 있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는 “미국의 경우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 의무가 있어 주주가 소송을 걸 수 있다”며 “한국에서도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 의무가 인정되면 실제 시장에서 입증의 책임이 주주에서 이사로 전환되기 때문에 이 같은 행위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도 상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남근 의원실은 “상법 개정 관련해 당론으로 채택할지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4-1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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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株, 금감원 합병 무한 제동에도 일제히 상승 마감
[이코노믹데일리] 금융감독원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에 재차 제동을 걸었다. 두산그룹주는 합병 기대감이 반영돼 일제히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75%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밥캣은 4.92% 상승한 4만3750원에, 두산로보틱스는 4.27% 증가한 6만8300원에 마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같은 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47% 오른 1만7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 퓨어셀도 2.08% 증가한 1만8630원에 마감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두산그룹 종목 주가에 합병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전날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분할합병·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2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며 정정 요구 배경을 들었다. 금감원은 두산의 정정신고서가 △의사결정 과정·내용 △분할신설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 등 앞서 요구했던 사항을 보완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두산 측에 구조개편 관련 논의 시점, 검토 내역, 진행 과정, 거래시점 결정 경위, 구체적인 시너지 효과 등을 반영해 보완하라고 했다. 특히 두산밥캣이 보유하고 있는 분할 신설 부문의 수익가치 평가 근거를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또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 미래 수익 효과 모형을 적용해 두산에너빌리티 분할 신설 부문(두산밥캣 지분 보유) 수익 가치를 측정, 기존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 방법과 비교하라고 요청했다. 두산은 지난달 24일 금감원이 정정신고서 정정 요구를 요청하면서 지난 16일 새롭게 증권신고서 제출했다. 이번이 두 번째 정정 요구다. 이번 신고서는 정정 요구일부터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며, 새로운 정정신고서가 제출될 경우 그날부터 수리돼 효력이 재기산된다. 두산로보틱스가 3개월 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증권신고서는 철회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5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은 젠슨 황이라든지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와 기업 목표를 설명하는데, 두산 경영진들은 투자자들에게 그런 노력을 하셨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이 원장은 지난 8일 "두산의 정정신고서에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 제한 없이 정정 요구를 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두산 합병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 산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한 후 내년 두 회사를 하나의 회사로 합병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비율이 1:0.63으로 정해졌는데 업계에서는 두산밥캣 대주주에 유리하도록 합병·교환 비율을 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4-08-27 1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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