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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데일리]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를 닦을 때 반대론자들은 “차도 없는 나라에 무슨 길을 만드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나 그 길을 따라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다. 2026년 오늘, 우리는 또 다른 고속도로 앞에 서 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라는 지능의 고속도로다. 이 길은 단순한 IT 산업의 한 갈래가 아니라 향후 100년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문명 인프라’다. 문제는 이 길을 닦는 비용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천문학적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AI 시장은 이미 ‘쩐의 전쟁’을 넘어 국가 자본이 총동원되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는 1000억달러, 우리 돈 약 135조원을 투입해 초대형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를 구축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역시 매년 수십조원을 쏟아부으며 AI 주권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CHIPS법을 통해 반도체와 AI 인프라에 수백조원을 수혈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주도의 펀드를 앞세워 AI 반도체 자립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 중이다. 이와 비교하면 대한민국의 AI 투자는 여전히 ‘파편화’와 ‘단기 성과’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있다. 정부가 내놓는 수조원 단위의 예산안은 글로벌 빅테크 한 곳의 분기 투자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민간 기업들 역시 주주들의 단기 실적 압박과 각종 규제 장벽 앞에서 과감한 10년짜리 베팅을 주저하고 있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자금 규모의 차이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시간 인식’의 근본적인 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은 전 세계 AI 시장을 떠받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AI 생태계에서 ‘공급자’로서의 위상일 뿐 규칙을 설계하는 ‘주도자’의 위치와는 거리가 있다. 자체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 중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글로벌 빅테크의 압도적인 자본력 앞에서 쉽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단기 성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금융과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AI 모델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만 수천억원이 소요되고 이를 운용하기 위한 인프라 유지에는 조 단위의 전력비가 뒤따른다. 투입된 자본이 의미 있는 수익으로 회수되기까지는 최소 5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인내 자본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금융 환경은 여전히 안정적 담보와 단기 회수를 전제로 움직이고 정치권의 예산 심사 역시 1년 단위 성과 지표에 매여 있다. 이런 구조가 지속될 경우 대한민국은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빌려 쓰는 ‘기술 종속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생산한 데이터가 외국의 AI를 학습시키고 우리는 그 지능을 사용하기 위해 매달 사용료를 지불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무역수지 문제를 넘어 국가의 지식 자산과 의사결정 역량을 외부에 의존하게 되는 중대한 위험 요소다. ◆ 100조원 단위 ‘AI 국가 펀드’가 필요한 이유 이제는 판을 바꿔야 한다. 잘게 쪼갠 찔끔 투자를 합산해 큰 숫자인 것처럼 포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가 차원의 10년 단위 초대형 AI 투자 로드맵을 명확히 설정하고 최소 100조원 규모의 민관 합동 AI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되게 집행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AI 특별회계를 신설해야 한다. 매년 국회 심사에 따라 방향이 흔들리는 일반 예산 체계로는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다. 원전이나 철도처럼 예산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국가 인프라로 AI를 다뤄야 한다. 동시에 대기업이 전략적 AI 투자를 단행할 경우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현재 수준의 세액공제로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속도전을 감당하기 어렵다. 민간 금융권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정부 보증형 AI 펀드 확대도 필요하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AI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를 건널 수 있도록 국가가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규제 샌드박스를 넘어선 AI 특구를 조성하고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과 부지 문제를 국가가 직접 해결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100조원이라는 숫자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낭비성 지출이 아니라 디지털 영토를 지키기 위한 미래 국방비에 가깝다. 오늘 100조원을 아끼다 내일 1000조원 규모의 시장과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등 주요 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분투하고 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국가적 자본의 흐름이 없다면 각개격파를 피하기 어렵다. AI 패권 경쟁은 더 이상 기술만의 싸움이 아니다. 누가 더 오랫동안 더 큰 자본을 견디며 투입할 수 있느냐를 겨루는 ‘자본 맷집’의 경쟁으로 바뀌었다. 대한민국은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 인터넷망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성장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제는 ‘지능의 고속도로’를 깔 차례다. 100조원의 베팅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이 글로벌 AI 생태계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다.
2026-02-05 15:34:44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 보완서류 오늘 제출 여부 주목
[이코노믹데일리] 구글이 우리 정부가 요구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관련 보완 서류를 마감일인 5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데이터 반출 승인을 넘어 한미 통상 마찰 가능성과 국내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 경쟁력이 걸린 고차방정식이 될 전망이다. 5일 국토교통부와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신청에 대한 보완 서류를 제출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 이후 구글에 안보 우려 해소 방안 등을 담은 추가 자료를 요구했다. 구글이 서류를 제출하면 정부는 국토부,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다시 소집해 심사에 착수한다. 구글이 요청한 데이터는 1대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다. 이는 기존에 반출된 1대25000 지도보다 정밀도가 훨씬 높아 골목길과 건물의 상세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다. 구글은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전 세계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는 클라우드 시스템 특성상 한국 지도 데이터를 국외 서버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군사 시설이나 전력 시설 등 민감한 정보가 담긴 고정밀 지도가 해외로 나갈 경우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는 그동안 △지도 내 주요 보안 시설 삭제(블러링)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구글은 보안 시설 삭제는 수용했으나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는 기술적 효율성과 비용 문제를 들어 난색을 보여왔다. 이번 보완 서류에 구글이 전향적인 대안을 담았는지가 승인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다. ◆ 한미 통상 마찰 뇌관... 미국 "비관세 장벽" 압박 이번 심사가 과거와 다른 점은 '통상 압력'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매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한국의 지도 데이터 반출 규제를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해 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자국 빅테크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통상 압박이 거세진 상황이다. 미국 측이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통상·관세 협상 테이블에서 구글 지도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로서는 안보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명분과 통상 보복 리스크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결론이 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쉽게 반출을 허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자체 지도를 구축하고 국내법을 준수하는 상황에서 구글에만 예외를 허용할 경우 '역차별' 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갈라파고스'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고정밀 지도는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증강현실(AR)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구글 지도 반출 불허로 인해 한국이 글로벌 위치기반 서비스의 테스트베드에서 소외되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국내 산업 보호, 통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국이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떻게 발맞출지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2026-02-05 08:40:00
팀네이버, '엔비디아 블랙웰' 4000장 확보…AI 개발 속도 '12배' 도약
[이코노믹데일리] 팀네이버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B200(블랙웰)’ 4000장을 확보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AI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을 완료했다. 8일 팀네이버는 이번 인프라 혁신을 통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하이퍼클로바X’의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기술적 자립과 주권을 확보하는 ‘소버린(Sovereign) AI’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 ‘블랙웰 4000장’의 위력…슈퍼컴퓨터급 인프라 완성 이번에 구축된 ‘B200 4K 클러스터’는 단순한 장비 증설을 넘어선 전략적 인프라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인 B200은 전 세대 H100 대비 연산 성능은 최대 2.5배, 추론 성능은 5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네이버는 이미 2019년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팅 솔루션 ‘슈퍼팟(SuperPOD)’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며 대규모 GPU 클러스터 운영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번 클러스터에는 그간 축적한 전력·냉각·네트워크 최적화 기술이 집약됐다. 이를 통해 글로벌 슈퍼컴퓨터 TOP500 상위권에 필적하는 연산 능력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장 큰 변화는 학습 속도다. 팀네이버 시뮬레이션 결과 720억개(72B) 파라미터 규모의 모델을 학습하는 데 기존 A100 기반 시스템(2048장)에서는 약 18개월이 소요됐지만 B200 인프라에서는 1.5개월이면 학습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12배에 달하는 속도 향상은 더 많은 가설 검증과 반복 실험을 가능하게 해 모델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압도적인 하드웨어 성능은 곧 소프트웨어 진화로 이어진다. 네이버는 이번 인프라를 토대로 텍스트 중심의 하이퍼클로바X를 이미지·비디오·음성을 동시에 이해하고 생성하는 ‘네이티브 옴니 모델(Native Omni Model)’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는 오픈AI의 GPT-4o, 구글의 제미나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멀티모달 역량 강화에 나선 흐름과 맞닿아 있다. 네이버 역시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인간과 유사한 AI’ 구현에 개발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주관사로 공개한 초기 옴니 모델 성과가 이번 인프라를 계기로 본격적인 스케일업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강조해 온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 기반 확보’는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인 ‘소버린 AI’와 직결된다. 소버린 AI는 각국의 언어·문화·규제 환경에 맞춘 독자적 AI 모델을 구축하는 개념으로 영어권 중심의 빅테크 A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국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국형 AI 모델 구축 경험과 인프라 기술을 수출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으며 아람코와도 AI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B200 클러스터는 향후 ‘소버린 AI 벨트’ 국가들을 위한 기술 레퍼런스이자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AI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네이버의 ‘생존 전략’으로 평가한다. AI 기술 격차가 결국 인프라 규모에서 벌어지는 상황에서 B200 4000장 확보는 미국 빅테크와의 정면 승부를 선언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최수연 대표는 “이번 투자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AI 자립과 주권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빠른 학습과 유연한 적용을 통해 서비스와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6년은 네이버가 대규모 하드웨어를 발판 삼아 ‘한국형 AI’를 넘어 글로벌 AI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01-08 09: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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