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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에서 리스크가 된 재활용 사업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흔들리고 있는 국내 기업의 재활용 사업 소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리사이클에서 리스크로, 흔들리는 재활용 사업 배터리, 석유화학 산업은 최근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들의 재활용 사업도 휘청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보고 밸류체인 확보를 위해 투자했던 재활용 사업이 기업에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사실 재활용 산업은 꽤 유망한 분야에요. 물건이 잘 팔리고 시장에 유통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폐배터리 등 재활용이 필요한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요. 소각 등 사용 후 제품의 처리를 위해선 비용이 막대하게 들고 환경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건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버려질 제품에서 다시 원재료를 추출할 수 있으면 핵심 원재료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어 공급망도 안정화할 수 있거든요. 비용도 줄이고 공급망도 잡고 이미지까지 챙길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사업인 거죠. 하지만 지금처럼 본원 사업이 침체에 빠질 경우에는 리스크로 다가올 수밖에 없어요. 친환경 사업은 아직 가공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거든요. 연구 개발을 통해 단가를 낮춰나가는 중이고 추후에는 더 저렴한 가격에 재활용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겠지만 현재는 차라리 새 원료를 쓰는 게 나을 때가 많아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소비자가 재활용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측면도 있고요. 이런 흐름 때문인지 최근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한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업체 '라이-사이클'은 최근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 핵심 광물 가격마저 하락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재활용 광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에요. 이로 인해 양사가 각각 300억원씩 출자했던 총 600억원의 투자금 회수는 어려워졌고, LG엔솔의 니켈 장기 공급 계약도 무산되면서 단기적인 원자재 수급 불안을 겪을 전망입니다. SK그룹에서도 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부에 대한 매각설이 나오고 있어요. 적극적인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는 SK그룹에서 경쟁력이 낮은 재활용 사업부들이 매각 추진, 최소 투자 조정을 받고 있다는 시각이죠. 기업에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SK에코플랜트의 전기 및 전자 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담당하는 SK테스는 매각설이 나오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플라스틱 제품 재활용을 담당하는 SK지오센트릭도 매각 또는 투자 조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나쁜 소식만은 아닙니다.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땐 과감한 판단을 통해 조정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니까요. 하지만 재활용 사업을 큰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던 만큼 매각설은 본원 사업이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어 의미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재활용 사업이 큰 강점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모습에 우려를 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재활용 사업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투자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요. 기업들에게 앞으로의 불황을 견딜 체력이 있는 지가 주요한 지점이 될 겁니다 LG엔솔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라이-라이클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9일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기업 데리시부르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했어요. 지난해 시행된 유럽연합(EU)의 '배터리 및 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오는 2031년부터 유럽 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이 의무화되기 때문이에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 대응의 포석인 거죠. 비율은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이고, 2036년부터는 코발트 26%, 리튬 12%, 니켈 15%로 기준이 상향됩니다. 이번 합작공장은 프랑스 북부 발두아즈 지역 브뤼에즈 쉬르우아즈에 지어져 오는 2027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에요. 이처럼 전략적인 관점에서는 재활용 사업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리스크가 되어버린 리사이클 사업, 앞으로 본원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핵심 산업 영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요?
2025-05-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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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상폐 사태, '깜깜이 결정' 논란 재점화…거래소 투명성 시험대
[이코노믹데일리] 위믹스(WEMIX)의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사태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고질적 병폐인 '깜깜이 상장폐지' 관행에 다시 한번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명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 없이 거래소가 자의적으로 상장 및 폐지를 결정하는 오랜 관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지난 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의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먼저 투자자와 홀더, 파트너사, 게임 유저 등 생태계 참여자들에게 사과했지만 닥사의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단순히 한 프로젝트의 상장폐지에 대한 항변을 넘어 국내 거래소들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 기준 없는 상장폐지 반복되는 논란...위믹스의 항변과 닥사의 침묵 김 대표는 지난 3월 4일 위믹스가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 닥사로부터 총 5차례(주요 3회, 추가 2회)에 걸쳐 소명 요청을 받았으며 재단 측은 매번 촉박한 기한에도 불구하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성실히 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소명 과정을 보면 1차 소명(3월 10일 제출)에서는 해킹 인지 및 대응 타임라인, 원인 분석, 재발 방지책, 피해 복구 방안 등을 제출했다. 특히 당시 닥사가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던 '공지 지연 사유'까지 선제적으로 소명했지만 닥사로부터는 어떠한 추가 질의나 피드백도 없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닥사는 2차 소명(3월 20일 요청, 3월 24일 제출)에서야 뒤늦게 공지 지연 사유에 대한 재소명을 요구했고 위믹스 측은 기술적 설명을 보강해 제출했으나 역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소통 과정의 불합리함도 지적됐다. 김 대표는 "답답한 마음에 4월 7일 먼저 닥사에 미팅을 요청했지만 회신이 없었다"며 개별 거래소에 연락한 뒤인 4월 9일에야 닥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4월 10일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최종 소명서 제출(4월 13일)과 경찰 수사 현황 공유에 이어 4월 15일에는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신고 여부에 대한 갑작스러운 당일 소명 요구까지 있었다. ◆ KISA 인증 무시와 '답정너' 소명 절차...기준 없는 권한, 흔들리는 시장 신뢰 특히 마지막 소명 요구 과정은 닥사 결정의 불투명성을 극명하게 드러낸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4월 18일 유의종목 지정이 연장된 후 닥사는 'KISA 인증 보안 컨설팅 업체로부터 보안 취약점 점검 결과와 이행 조치 결과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기한을 불과 나흘 뒤인 4월 22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닥사가 직접 요구한 KISA 인증 업체의 검증 리포트를 기한 내 제출했음에도 이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도 없이 결국 보안 관련 문제를 이유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는 닥사 스스로 KISA 인증의 권위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그렇다면 어떤 보안 전문가가 어떤 기준으로 소명 자료를 검토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믹스 측이 "필요하다면 닥사가 직접 우리 시스템을 점검해도 좋다"고 제안했음에도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투자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면서 그 이유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거래소의 기본적인 책무를 방기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김 대표는 소명 과정 중 "단기간에 조치가 불가능해 보임"과 같은 문구와 함께 추가 소명 요구를 받은 점을 언급하며 "닥사가 이미 상장폐지를 결정해놓고 형식적인 절차만 진행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식 소명 요구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김 대표의 주장에서 드러나는 더 큰 문제는 닥사 즉 국내 주요 원화 거래소들이 상장과 폐지라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그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법적 근거도 없는 민간 자율협의체인 닥사가 어떻게 이런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가"라고 반문하며 "주식시장만 해도 상장, 거래, 퇴출 관련 권한이 분산되어 있고 명확한 규정과 절차가 있는데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들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비판했다. 해킹 후 공지 지연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 공격 가능성과 시장 혼란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즉시 경찰 신고와 외부 보안업체 협력을 시작해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늑장 공시가 상장폐지 사유라면 며칠까지가 늑장인지 그 명확한 기준을 닥사가 제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기준 부재가 자의적 판단 논란과 소모적 논쟁을 반복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기관조차 의견 수렴과 변론 기회를 보장하고 결정 이유를 상세히 공개하는 사회적 상식을 언급하며 닥사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닥사라는 방패 뒤에 숨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누가 어떤 논의를 거쳐 무슨 기준으로 결정했는지 직접 설명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바이백(자사 토큰 매입) 문제 역시 "피해 복구와 생태계 안정을 위한 재단의 자체적 결정이었으며 닥사는 어떠한 의견도 준 적이 없다"며 상장폐지 결정과는 무관함을 분명히 했다. ◆ 투자자 불안과 산업 위축 우려...법적 대응과 사업 지속 의지, 그리고 남겨진 과제 이러한 '깜깜이 상장폐지' 관행은 비단 위믹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명확한 사유 고지나 충분한 소명 기회 없이 유의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를 겪어왔다. 이는 투자자들이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노출된 채 거래해야 하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을 고착화시킨다. 김 대표의 지적처럼 외부의 불가항력적인 해킹 공격을 당하고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상장폐지된다면 어떤 프로젝트가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적인 도전에 나서겠는가. 이는 결국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 특히 국내 프로젝트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대표는 "과연 해외 프로젝트에도 우리에게 요구한 것과 동일한 잣대와 소명 절차를 적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내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위축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개별 프로젝트의 존폐 문제를 넘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거래소의 책임과 투명성 강화가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위믹스 측은 이번 닥사의 결정이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법원에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특히 이번 사태가 2022년 발생했던 유통량 공시 위반 문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22년에는 우리 측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이번은 불가항력적인 해킹 사건이며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 노력에 최선을 다했다"며 법적 대응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국내 상장폐지 결정과 무관하게 글로벌 시장 확장에 더욱 주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 일본 법인 확장과 싱가포르 재단 강화를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 '미르M 글로벌' 등 후속 게임의 성공적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300명이 넘는 인력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의 진정성과 사업 지속 의지를 보여준다"며 재단이나 관련 법인의 분리·매각설을 일축했다.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1차 바이백 완료 및 2차 바이백 성실 이행, 흔들림 없는 사업 추진을 통한 성과 입증, 장기 비전 프로젝트 '위퍼블릭(WePublic)' 지속 투자 등을 약속했다. 또한 해외 거래소 추가 상장 및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활용 등 가능한 모든 유동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에 간곡히 요청드린다. 이번 사태에 관심을 갖고 명확한 기준 마련과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역시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향후 필요시 직접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시사했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번 위믹스 사태는 '기준 없는 상장폐지'라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해묵은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사회적 공론화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가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산업의 혁신 동력이 저해되는 현재의 불투명한 시스템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김 대표의 마지막 말처럼,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지 모른다. 그 논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25-05-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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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 경영권 매각 추진… 노조 "사모펀드 매각 반대" 강력 반발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IPO)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되며 기업가치는 최대 11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의 핵심 사업 집중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과 함께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며 향후 매각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엔터 주요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 추진 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다른 주주들의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 행사 의향 등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 절차로 해석된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엔터 지분 66.03%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프라이빗에쿼티로 약 12%를 소유 중이다. 지난해에는 사우디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1조 1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며 약 10조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카카오엔터는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등을 핵심 사업으로 영위하며,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와 타파스 등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워왔다. 카카오는 2019년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상장을 준비했으나 '쪼개기 상장' 비판과 시장 환경 악화로 인해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2021년 미국 증시 상장까지 고려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결국 매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카카오엔터는 매출 1조 8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05억원으로 16.5% 증가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번 매각 추진은 카카오의 전사적인 사업 구조 재편과 맞물려 있다. 카카오는 주력인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하고, 카카오VX 매각 및 포털 다음 분사 추진 등 비핵심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11월 구조 개편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 측은 이번 카카오엔터 매각설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엔터 매각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카카오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즉각 반대 성명을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카카오VX,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에 이어 카카오엔터까지 사모펀드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노조는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할 경우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해 서비스 공공성이 훼손되고 요금 인상, 인력 감축, 이용자 데이터의 상업적 활용 및 재판매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례를 언급하며 플랫폼 서비스의 사모펀드 매각은 사회적 책임과 이용자 보호에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사모펀드는 대부분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리와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이 카카오 계열사 논란의 원인 중 하나"라며 "위기를 겪었음에도 계속해서 사모펀드에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국민들이 카카오에 기대하는 경영쇄신과 정반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향후 카카오엔터를 비롯한 주요 플랫폼의 사모펀드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측은 이번 매각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25-04-09 09: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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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카카오 대표, AI 대중화 '속도'…'다음 매각설' 일축하고 '책임 경영' 강화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가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서비스를 본격 확대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AI 대중화 전략을 강조하며 자체 AI 앱 ‘카나나’ 출시와 카톡 내 AI 기능 강화를 예고했다. 한편 최근 불거진 포털 ‘다음’ 매각설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하며 독립적인 성장과 혁신을 위한 분사임을 강조했다. 26일, 카카오는 제주 스페이스 닷원에서 제3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AI 사업 방향과 경영 쇄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신아 대표는 “AI가 대화, 선물, 이동, 금융 등 전 영역의 일상을 바꾸는 B2C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사용자 맥락을 이해하는 개인화된 AI는 기술 이해도와 상관없이 AI 대중화를 이뤄내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현재 카톡 AI 검색, AI 메이트(쇼핑·지도), 대화형 AI 앱 ‘카나나’, 오픈AI 협력 서비스 등 다각적인 AI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AI 메이트 쇼핑’과 ‘AI 메이트 로컬’은 카톡 톡채널을 통해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고 플랫폼 체류율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정 대표는 “AI 콘텐츠 발견 맥락 확대를 위해 카톡 내 피드형 서비스를 우선 준비 중”이라며 “트래픽 및 이용자 활동성 증가를 통해 광고·커머스 신규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반기 CBT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화형 AI 앱 ‘카나나’와 연내 출시 예정인 ‘AI 에이전트 플랫폼’은 서비스 완성도와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카나나’와 카톡에 연동될 AI 에이전트 플랫폼은 사용자 취향, 요구, 맥락을 파악하는 개인 맞춤형 AI를 지향하며 연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과 오픈AI GPT 등 외부 모델을 결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AI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포털 ‘다음’ 분사 및 매각설에 대해 정 대표는 “현재 시점에서 매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다음 분사는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가능성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경영 구조와 자율적인 실험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다음 분사의 배경으로 “다음은 현재 카카오 안에서 구조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독립 경영 구조와 자율적 실험 구조를 통해 서비스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사 후 직원들의 고용 안정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위한 액션은 아니”라며 “고용 문제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책임 경영 강화 방안도 발표했다. 경영진 인적 쇄신을 위해 준법과신뢰위원회 권고안을 반영, 임원 윤리 헌장을 제정하고 신규 임원 영입 시 레퍼런스 체크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물의를 일으킨 임원에 대한 성과급 제한 및 환수 방안을 검토하고 감사위원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 리스크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영훈 카카오 인사성과리더는 “신규 임원 영입 시 레퍼런스 체크를 강화하여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신종환 카카오 CFO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의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어 이사회를 이끌 예정이다. 이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자기주식 소각 등 7개 안건이 모두 원안 승인됐다. 한편 카카오 노조는 이날 주주총회 장소 인근에서 ‘다음 분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다음 분사 철회를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사측의 답변이 없을 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노사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5-03-26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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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고전에 매각설까지"…롯데하이마트, 밸류업 전략 빛볼까
[이코노믹데일리] 실적 고전에 빠진 롯데하이마트가 최근 매각설까지 휩싸인 가운데 중장기 밸류업 전략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업계 2위 수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남창희 대표마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연임할 수 있을지 향후 거취에도 눈길이 쏠린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8003억원,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 1.6%씩 감소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영업이익은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개별 기준으로도 3분기 매출액 6859억원, 영업익 312억원으로 각각 5.5%, 13.8% 하락하며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가전제품의 긴 사용 주기다. 가전제품은 한 번 구매하면 최소 수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사용하는 특성이 있어 시장 성장의 한계를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가전 수요가 최근 몇 년간 급격히 감소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또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경기침체로 대형 가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면서 대형 가전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 가전제품 시장의 전망이 불확실해지면서 단기간 대형 가전 수요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하이마트는 한때 시장 점유율 50%에 육박하는 독보적인 업계 1위 업체였다. 그러나 2019년 점유율 38.7%를 기록하며 40%를 밑돌기 시작하더니 2020년 36.5%, 2021년 33.7%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상황이 안좋게 흘러가면서 점유율 2위 수성에도 애를 먹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2023년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3.6%포인트(p) 하락한 29.1%다. 롯데하이마트가 주춤하는 사이 3위인 하이프라자의 점유율은 2022년 26.4%에서 2023년 27.2%로 확대되면서 양 사의 격차도 6.3%에서 2.5%로 좁혀졌다.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고전을 겪자 남창희 대표의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2022년 말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하이마트에 부임한 남 대표는 올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남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에 부임한 첫 해인 2023년 매출액 3조3368억원을 기록, 전년과 비교해 21.8% 하락했지만 흑자전환에는 성공했다. 당시 연간 영업이익이 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영업손 520억원 대비 수익성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다만 지난해는 외형과 내실이 모두 축소되면서 남 대표의 자리 수성이 위태하다는 시각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지분 매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그동안 회망퇴직과 고비용 점포 및 재고 정리 등을 통해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제는 적극적인 투자와 신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오는 2029년까지 매출액 2조8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목표 달성도 내걸었다. 배당 성향 30%를 지향하며 이익 배당을 통한 주주 환원을 이행하고 ‘선 배당액·후 배당기준일 확정 구조’를 도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등 배당 예측 가능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 사업전략도 제시했다. ‘스토어 포맷 혁신 및 고객 경험 강화’ ‘고객 평생 케어·하이마트 안심 케어’ ‘자체 브랜드(PB)·해외 브랜드 강화’ ‘온·오프라인 경험 일체화’ ‘이커머스’다. 롯데하이마트는 고객과 상권 특성을 고려한 점포 리뉴얼 작업을 하고 있다. 점포 진열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상품 구색을 확대한 결과 작년 9월까지 새 단장한 71개 점포 매출액은 리뉴얼 전 대비 평균 4% 이상 성장했다. 자체 브랜드(PB)와 해외브랜드 소싱 확대로 고객 선택 다양성도 강화한다. 롯데하이마트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의 PB 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245리터(ℓ) 일반 냉장고, 스테이션 청소기 등 상품을 해당 카테고리 내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새로운 PB 상품군은 올해 공개할 계획이다. 해외 브랜드는 프리미엄 및 가성비 브랜드 라인업을 보강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 사후서비스(AS), 물류 대행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 편의성과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 지속 확대, 미개봉·전시상품 등 오프라인 연계를 통한 가격 차별화 등도 추진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과 4대 핵심 전략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중장기 실적 개선 목표 달성과 주주 가치 제고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2025-01-07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