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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수장 공백' 장기화에 흔들리는 카카오
[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가 창사 이후 초유의 총수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왔으나 한계에 부딪혔고 악재도 연이어 발생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작년 11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경영쇄신위원장으로 경영에 복귀했으나 약 8개월 만인 올해 7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일선을 떠나야 했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법원에서 보석 허가가 나는 대로 경영에 복귀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보석 심문을 마치고 "답답하고 억울하지만 재판에서 충분히 소명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이 김 위원장의 보석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이 보석 신청을 하기에 앞서 법원은 지난달 검찰 측 요청에 따라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했다. 통상 구속 기소된 기업인들은 보석으로 풀려나더라도 구속 만기인 6개월을 거의 채우고 난 뒤인 경우가 많다. 김 위원장은 오는 23일로 구속된 지 만 3개월을 맞는다. ◆플랫폼·콘텐츠, 역점 사업 전부가 '표적' 김 위원장이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2022년 3월을 전후해 카카오는 연신 악재에 시달려 왔다. 2021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에 이어 2022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 조종 의혹, 올해 카카오모빌리티 1000억원대 과징금 부과 등 사건이 끊이질 않았다. 문어발 경영, 독과점,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같은 부정적 표현이 카카오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대부분 사건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카카오의 향후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카카오톡은 올해 들어서만 다섯 차례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며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섰다. 과기부 점검 결과에 따라 카카오는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는 과징금 문제와 관련해 행정소송을 내기로 했다. 지난달 첫 재판이 시작된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 조종 사건 1심은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1심 결과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와 사정당국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는 사업들이 하나 같이 카카오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것들이라는 점이다. 카카오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두 축으로 이뤄진 회사다.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음악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이를 웹툰이나 게임, 드라마, 영화 등과 접목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서비스에만 국한하지 않고 로봇·자율주행 기반 종합 운송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전략을 추진하고 있었다. 역점을 둔 신사업이 줄줄이 위기를 맞으면서 카카오는 성장 동력을 상당 부분 잃어버릴 처지에 놓였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는 매각설이 나왔고 하이브와의 혈전 끝에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재매각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경쟁자로 꼽히는 네이버보다 한 발 늦었다는 평가가 많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자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기업용 AI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2021년 LLM '코GPT'를 선보였지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카카오로서는 22일 공개할 AI 브랜드 '카나나'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김범수 복귀 절실한 카카오…"혁신 차질 우려" 카카오로서는 김 위원장의 조속한 복귀가 절실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계열사 자율 경영 기조를 접고 '중앙 집권'으로 선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총수가 장기간 자리를 비운 점이 뼈아프다. 올해 초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은 김 위원장은 계열사 축소와 사업 구조 개편, 내부 통제 강화와 기업 문화 쇄신 등을 추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김 위원장 구속 이후 정신아 대표가 경영쇄신위원회와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정 대표 중심의 임시 체제로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김 위원장과 정 대표 투 톱 체제로 개편된 카카오 CA협의체가 시작부터 흔들리게 됐다"며 "김 위원장 부재가 오래 이어질수록 내부 혁신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22 05:05:00
필연적 '엑시트' 향한 부정적 시선…사모펀드, 백기사 되려면
[이코노믹데일리] 일명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사모펀드의 ‘엑시트(탈출)’는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에겐 숙명과도 같다. 여기서 말하는 엑시트는 사모펀드가 기업에 투자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투자금을 상회하는 금액을 회수해 수익을 창출하면 빠져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그래서 사모펀드의 성과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논란의 출발점은 엑시트 이전에 기업 가치를 어떻게 높였느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4일 “사모펀드가 무조건 수익률만 쫓아 기업을 쪼개고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문제”라며 “재무적으로 이익만 남기는 게 목적이지 기업을 운영하거나 경영하는 데 관심이 없어 비판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사모펀드는 투자 기간이 짧다 보니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투자자보다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략적 투자자는 금융 수익을 올리는 게 목적인 재무적 투자자와 달리 기업의 장기적 경영과 사업 성장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박용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충분한 수익률을 내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사모펀드 업체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비교하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국내 사모펀드들은 진득하게 하나의 기업을 갖고 있지 않고 수익률을 내기 위해 빠르게 팔아버리는 모습을 보면 이윤 창츌 생각 밖에 없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사모펀드들의 투자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간한 ‘K-PE(국내 사모펀드)의 현주소’를 보면 한국 사모펀드의 평균 투자 존속 기간은 지난 2017년 4.25년에서 2020년 4년, 2022년 3.9년으로 시간이 갈수록 회수 기간이 단기화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 KCGI도 결과만 놓고 보면 단기 차익실현에 치우친 결정들을 해나갔다는 평가다. KCGI는 2018년 설립과 함게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투자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를 내걸며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엔 한진칼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재무구조와 지배구조가 개선됐다며 엑시트 명분을 세웠지만,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4년 만에 지분을 처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도 DB하이텍에 투자한 지 9개월 만에 블록딜(장외 매매)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KCGI가 보유 지분 일부를 지주사에 매각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6%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관점에서도 재무적 투자가 문제시 되는 이유는 수익률이 낮아서다. 전문가들이 한국 사모펀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중장기 투자, 대형화 등 각기 다른 용어로 제시했지만 결국은 전략적 투자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사모펀드 규모가 외국처럼 큰 규모로 성장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형화가 될 필요가 있다”며 “수익률을 일관되게 꾸준히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인 ‘딜 소싱(매력적인 투자처를 발굴하는 과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 규모가 커지기 위한 방법으로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모펀드가 수익 창출을 높이려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차익을 조금 내는 것보다 기업 가치를 완전히 높여서 다시 되팔 수 있는 중장기적 접근 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오너 3·4세 경영을 본격화하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자본 공급 수단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승계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되면서 오너 일가가 사모펀드를 활용할 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사모펀드가 부실 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키고, 되살아난 기업을 높은 가격에 다시 매각하는 본원적 역할을 수행하면 경제 시스템 전반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면서도 “고려아연 사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방법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에 경영권 분쟁을 유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24-10-06 08:00:00
'기업사냥꾼' '먹튀' 논란…사모펀드의 명과 암
[이코노믹데일리] 사모펀드의 별칭은 ‘기업 사냥꾼’이다. 기업을 성장시키기보다는 기업의 자산을 팔아 이익을 취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빗대 만들어졌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밝혔을 때도 고려아연이 곧바로 내놓은 의견 표명서에는 “최대주주인 영풍이 기업 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라고 비판하며 이 별칭을 썼다. 별칭과 함께 자주 쓰이는 말이 ‘먹튀’다. 이익을 챙긴 후 책임을 다하지 않고 도망간다는 의미에서 사용되는 이 말은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됐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오랜 기간 투자할 거고 먹튀 등의 논란이 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모펀드를 향한 이 같은 시선은 2000년대 초 외국계 사모펀드를 경험한 데서 나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게 ‘삼성물산-헤르메스 사태’다. 2003년 11월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총 발행주식 5%를 매입했다. 언론을 통해 헤르메스는 삼성물산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꾸준히 강조하며 주가를 올렸지만 주가가 일정 수준 오르자 헤르메스는 주식 전량을 팔아 3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부정적 시선이 많음에도 사모펀드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그 평가는 긍정과 부정을 오간다. 약 20년 전 벌어진 일명 ‘SK-소버린 사태’는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대중에게 각인시켰지만, 사후 평가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기업 가치와 지배구조 개선을 평가표에 넣으면 기업 사냥꾼이라고 할 수 없는 면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SK-소버린 사태는 2003년 모나코 국적의 사모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이 당시 국내 최대 정유회사이자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 주식을 확보하며 SK그룹과 경영권 쟁탈권을 벌인 사건이다. 소버린은 SK(주) 주식 14%를 매입한 뒤 분식회계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최태원 회장의 이사회 사퇴를 요구했다. 당시 SK그룹의 직접 보유 지분은 소버린보다 적은 13%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정기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의 재선임이 결정되면서 경영권 장악에 실패했으니 소버린의 완패였다. 결국 소버린은 2005년 6월 SK(주)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바꾼 뒤 그해 7월 SK(주)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1만원 이하에 사서 4만9000원에 팔면서 8040억원의 차익을 남긴 걸 두고 외국 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을 휘젓더니 자그마치 1조원 가까이 되는 차익을 챙겨 떠났다며 ‘먹튀’ 논란이 거세졌다. 논란과 달리 해외 시선은 달랐다. 이 시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게재한 칼럼 ‘재벌에 대한 도전이 남긴 교훈’은 “소버린은 SK(주)에 대한 도전을 통해 누구도 감히 실행하지 못했던 재벌 개혁을 추진했다”면서 “주주 권리 찾기 노력이 무산돼 지분 매각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옹호했다. 실제 소버린 사태가 해악만 끼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SK그룹이 이사회제도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사외이사 비율을 75%로 확대하고 투명경영위원회 등 하부 위원회를 설치했다. 소액 주주들이 소버린이 아닌 SK 경영진을 지지하도록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후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이 경영진 의견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평가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4일 “국내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사모펀드가 회사를 빼앗는다고 생각한다는데 경영권이라는 것은 경쟁을 통해서 가져오는 게 원칙적으로 맞고 그렇게 쟁취할 경우 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미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된 계기도 사모펀드들이 시장에서 활동하면서 경영진들이 긴장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의 양면성은 항공업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대표적이다.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난 2021년 티웨이항공의 8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 발행에 참여하며 지분의 25%를 보유하게 됐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항을 시작하며 외형 확대에 나서면서 외부에선 안전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영향이라는 비판이 잇따라 나왔다. 지난 6월 일명 ‘기체 바꿔치기 의혹’을 받을 때도 2대 주주로 있는 JKL파트너스로 이목이 쏠린 이유다. 기체 결함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당초 오사카 노선에 배정됐던 항공기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노선에 투입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유럽행 항공기가 보상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오사카행 항공기와 바꿔치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안전을 가장 중요시 하는 특수 사업인데 사모펀드는 안전보다 재무적 관점에서 항공사를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티웨이항공에서 발생한 안전 문제와 서비스 논란은 사모펀드가 운영사로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국내에서 사모펀드들이 LCC를 돈벌이 수단으로 투자하면서 대형 LCC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라고도 지적했다. 투자업계의 시선은 항공업계와는 또 달랐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7월 대명소노그룹에 티웨이항공 지분을 모두 처분하며 투자금액의 2배 이상인 2000억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티웨이항공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중단거리에서 장거리 노선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결과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국민연금의 사모투자 분야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사모펀드 시장은 초기여서 사모펀드들이 무언가를 해서 안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 같은 해외의 안 좋은 사례를 접하면서 그런 인상들을 갖게 된 것 같다”며 “비효율성을 개선해 기업 체질을 개선한 뒤 파는 케이스가 늘어난다면 인식이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2024-10-04 17:24:45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제도, 세밀한 시행령 설계 필요성 제기
[이코노믹데일리] 해외 게임사의 국내 시장 진출과 관련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정책학회(학회장 윤지웅)와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이 지난 23일 공동으로 주최한 <해외 게임사 국내시장 진출과 이용자 보호: 국내 대리인제도를 중심으로> 정책토론회에서 해외 게임사의 ‘먹튀’식 철수와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국내 대리인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정호 상명대학교 교수는 발제에서 “올해 의무화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위반한 게임사의 60%가 해외 기업”이라며 일부 해외 게임사들이 서비스 종료 30일 전 공지 의무나 환불 절차를 지키지 않고 철수하는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교수는 해외 게임사가 지속적으로 국내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명확한 법·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대리인제도의 필요성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토론회 주최자인 강유정 의원은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법규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국내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는 것은 글로벌화의 부정적인 사례”라고 언급했다. 강 의원은 게임사와 이용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김범수 게임물관리위원회 자율지원본부장은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지정제도를 설명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법 등 다른 법률에서도 유사한 대리인지정제도가 이미 시행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게임산업법에 이 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게임사와의 역차별 해소 및 소비자 보호 강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리인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세밀한 제도 설계와 후속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근우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해외 사업자의 국내 계좌 압류 등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혁우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제도의 구체적 적용을 위해 “기업의 규모와 지속 기간 등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리인 지정 제도가 게임산업 내 형평성 있는 규제를 가능하게 하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정정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제도화된 규범은 보호의 시작”이라며 이용자를 위한 효과적인 규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유정 의원이 지난 6월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9월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대안으로 가결되었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가 논의될 예정이다.
2024-09-24 11:4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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