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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강국 도약의 갈림길, '두뇌 유출' 위기 넘어 '한국형 AI'로 활로 찾나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의 격랑 속에서 ‘AI 3대 강국’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내걸었지만 핵심 인재의 해외 유출이라는 암초에 직면하며 국가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정작 AI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경쟁력에서는 뒤처지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 속에 한국만의 강점을 살린 ‘한국형 AI’ 전략이 생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망을 모색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 ‘AI 3대 강국’ 청사진… 현실은 ‘두뇌 유출’ OECD 최하위권 새 정부는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AI 산업을 지목하고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3·3·5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새정부 성장정책 해설서’를 통해 현재 세계 7위 수준인 AI 경쟁력을 3위까지 끌어올리고 2% 이하인 잠재성장률을 3%대로 6~12위 수준인 국력을 5위로 각각 제고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진짜성장은 저성장과 불평등의 늪에 빠져들어 가는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성장전략"이라며 "저성장을 해결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의 생존과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술주도성장 △모두의 성장 △공정한 성장 등 3대 전략 아래 △AI 3대 강국 진입과 미래전략산업 육성 △에너지 전환과 산업 업그레이드 △중소벤처 및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확립 △지역 성장과 국토 공간 혁신 △공정과 상생의 시장 질서 구축 등 5대 과제를 추진, 경제·산업의 대도약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청사진 이면에는 심각한 ‘두뇌 유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인구 1만 명당 AI 인재 순유출입은 -0.36명으로 OECD 38개국 중 35위라는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AI 인재가 국내로 유입되기보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의미다. 룩셈부르크(8.92명), 독일(2.13명), 미국(1.07명) 등이 AI 인재 순유입 상위 국가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과학 학술 연구자 유출입 분석에서도 한국은 인재 공급처 역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해외 과학자의 유입률(2.64%)은 국내 과학자의 유출률(2.85%)보다 낮았으며 ‘전문성을 가진 인력’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2021년 순유출 규모는 -8만4000명으로, 2년 만에 ‘두뇌수지 적자’가 6000명이나 늘어났다. SGI 보고서는 “유능할수록 한국을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이는 결국 국가 연구·개발(R&D) 경쟁력과 기술주권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대졸자의 해외 경제활동 시 1인당 공교육비 손실 2억원 이상, 세수 손실 3억원 이상이라는 분석도 이러한 위기감을 뒷받침한다. ◆ 반도체 ‘총알’은 있지만… AI ‘총’과 ‘사격술’은 부족 글로벌 AI 시장은 이미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으로 재편되고 있다. 양국은 천문학적인 자본과 인재를 쏟아부으며 AI 기술 개발과 생태계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오픈AI의 ChatGPT,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라마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바이두의 어니봇, 알리바바의 통이치엔원 등을 앞세워 맹추격 중이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선전은 AI 시대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에 있어 한국의 핵심적 역할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AI의 진정한 경쟁력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특히 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은 기초 모델 개발 능력과 이를 활용한 서비스 혁신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한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AI 전문가는 "우리가 반도체라는 훌륭한 '총알'을 만들고 있지만 정작 그 총알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총'과 '사격술'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현재 상황을 빗대어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AI 모델은 아직 내수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특정 서비스에 국한된 경우가 많아 글로벌 경쟁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인재 유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단기 실적 중심의 평가체계, 경쟁국 대비 낮은 보상,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인사 문화, 부족한 연구 인프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천구 SGI 연구위원은 “성과와 연동된 급여체계를 만들고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을 강화하는 것은 국내 인력 유출을 막는 것과 동시에 해외 인력이 유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 위기 극복의 열쇠, ‘한국형 AI’ 전략과 과감한 혁신 미·중의 초거대 AI 경쟁 구도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막대한 자본과 방대한 데이터를 앞세운 스케일 경쟁으로 단기간에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이에 따라 ‘한국형 AI’ 전략이 유일한 해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와 특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AI 모델과 서비스를 개발하자는 전략이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것을 잘하려 하기보다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하여 '작지만 강한 AI 강소국'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이 보유한 양질의 공공 데이터, 제조업·의료·교육 등 특정 산업 분야의 특화된 데이터 그리고 한국어라는 언어적 특수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높은 수준의 의료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학습시킨 AI는 정밀 진단 및 신약 개발 분야에서, 제조업의 공정 관리 노하우를 학습한 AI는 생산성 향상과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형 AI’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첫번째로 양질의 데이터 확보다. AI 모델의 성능은 학습 데이터의 질과 양에 좌우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데이터 칸막이 현상과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으로 데이터 활용이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데이터 댐을 구축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곳에 물길이 닿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그리고 AI 핵심 인재 양성 및 확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AI 인력 특히 글로벌 수준의 연구 개발을 이끌 고급 인재 확보를 위해 해외 인재 유치와 함께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의 AI 교육 시스템 혁신이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AI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신기술·신산업을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규제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 도입과 AI 윤리 가이드라인 정립을 통해 기술 발전과 사회적 수용성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2025-06-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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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 피한 스마트폰·PC업계…불확실성은 '여전'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다만 이번 관세 유예는 일시적일 수 있고, 다른 유형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1일(현지시간)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했다. 중국에 부과한 125%, 그 외 국가에 대한 10%의 상호관세를 이들 품목에는 일단 적용 유예하겠다는 결정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MX)는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PC 부품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가 결정된 데 대해 안도하지만,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둔 대형 부품사들도 걱정을 덜게 됐다. 중국에 생산 공정이 없는 삼성 스마트폰은 상호관세에서 일단 자유로워졌지만 중국에서 90% 가까이 생산하는 애플의 경우는 상황이 모호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와 별개로 펜타닐 등 마약 대응을 이유로 중국에 부과한 '10%+1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제조 스마트폰에 대한 20% 관세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보도하는 등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백악관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반도체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과 같은 핵심 기술을 생산하는데 중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대한 관세 유예는 일시적일 수 있으며 조만간 다른 유형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이 제외되면서 현재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이 상호관세 예외 품목에 포함되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도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상호관세 부과로 스마트폰 등의 가격이 오르게 되면 소비가 둔화해 범용 메모리 업황도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아직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 반도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반도체(관세)가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25-04-13 16: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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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D램 모듈·SSD 직격…마이크론 가격 인상 '신호탄'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정부의 대중국 상호관세 조치가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칩셋은 9일(현지시간)부터 적용되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D램 모듈과 SSD 등 완제품은 포함되면서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D램 모듈과 SSD 가격을 인상했다. 마이크론은 고객사에 발송한 서한에서 "반도체 칩은 관세 대상이 아니지만 메모리 모듈과 SSD는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도 일부 D램 제품에 대해 최대 11% 가격 인상을 통보한 가운데 마이크론의 이번 조치는 추가적인 인상이다.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대부분의 제품이 단순 칩셋이 아닌 모듈 혹은 저장장치 형태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은 주로 DIMM, CAMM 등의 모듈 형태로, 낸드플래시는 SSD로 구성돼 판매된다. 이러한 완제품들이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마이크론은 중국, 대만, 인도, 싱가포르 등에 위치한 패키징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다. 각 국가들의 상호관세율은 중국 104%, 대만 32%, 인도 26%, 싱가포르 10%에 달한다. 고율의 관세 부담은 마진율을 직접적으로 압박해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세 영향을 피해가긴 어렵다는 평가다. 양사는 한국과 중국에서 D램 모듈과 SSD를 생산하고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25%다. 삼성전자는 천안과 온양, 중국 쑤저우에서,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중국 충칭에서 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운영 중이다. 다만 양사의 전체 메모리 수출 중 미국 비중은 약 7%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전반적인 대응 방침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 추이를 지켜본 후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025-04-10 09: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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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TSMC 따라잡기?…반도체 전문가 중심 이사회 재편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사회를 기술 전문가 중심으로 재편한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재무·법률·경영 전략 중심의 이사회 구조를 유지해 온 만큼 이례적인 결정이란 평가다. 사실상 ‘기술 중심 경영’을 선포한 것으로, 현재의 위기를 인정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사회를 반도체 전문가 중심으로 재편하며 기술 경영 체제를 더욱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논의됐다. 오는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를 공식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는 사내이사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이 내정됐다. 사외이사에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전보공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일주일 뒤 열리는 주총에서 모두 통과되면 삼성전자 이사회 10명 중 3명이 반도체 기술통이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두면서도 이사회는 기업 운영과 경영 전략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종합 전자 기업으로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구성원은 총 9명으로 이 중 2명이 반도체 전문가다. 전문가 중에서도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는 1명에 불과하다. 이는 파운드리, 시스템 반도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비메모리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대만의 TSMC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 문제, 수율 이슈, AI 반도체 경쟁력 부족 등 난관을 겪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의 연구개발(R&D)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024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메모리반도체 설비 투자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는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이들처럼 이사회를 기술 전문가 중심으로 바꿔야 변화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에 밀리기 시작한 때부터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말해 왔다. 애플, TSMC,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강자들은 이미 이사회를 기술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하며 R&D, 생산 효율성, 시장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개편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기술 중심 경영으로 가야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11 15: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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