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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거래" 트럼프의 반도체 칩스법 시각···당정 차원에서 대응 나설까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칩스법(반도체 지원법)'을 '나쁜 거래'라는 직설적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칩스법을 고려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국내 기업들이 트럼프 후보의 발언 직후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우리 정부와 국회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자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팟캐스트(온라인 방송)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해 칩스법을 두고 "그 반도체 거래는 정말 나쁘다"면서 "우리는 부자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대는 데 그들은 우리에게 좋은 기업들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자가 지목한 좋은 기업들 중엔 우리나라 반도체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440억 달러(약61조원)를 투자했고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 달러(약 5조원)를 투입했다. 투자규모에 따라 칩스법을 적용해 두 회사는 보조금으로 각각 64억 달러(약 8조8000억원), 4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대만 TSMC도 650억 달러(약 90조원)를 투자해 66억 달러(약 9조1000억원)를 받을 전망이다. 이에 트럼프 후보자는 대안이라며 "단 10센트(약 138원)도 내놓지 않아도 됐다.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설립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후보의 반도체 고관세 발언이 현실화한다면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계획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경기 용인시에 약 300조원을 들여 반도체 팹(공장) 6개를 지을 예정이며 SK하이닉스는 이미 120조원 규모의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에 착수한 상태다. 두 기업의 주요 고객사가 미국에 몰려있는 만큼, 국내에 대규모 반도체 시설을 두면 관세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리나라 경제에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보는 만큼, 당정 차원에서 고관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인공지능(AI)와 반도체를 주제로 국회에서 진행한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우상향 성장의 핵심은 AI이고 반도체"라며 "반도체와 AI 혁명을 통해 국가 전체의 부를 늘리고 모두를 잘 살게 하기 위한 복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후보가 실제로 반도체 관세 인상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트럼프는 정치인보다 사업가에 가까운 전략이나 언어를 구상하는 인물"이라며 "지금은 보수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지만, 미국에 투자하는 삼성전자나 TSMC를 건드리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2024-10-29 17:24:12
SK하이닉스, 美 보조금 6200억 받는다
[이코노믹데일리]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공장 투자와 관련해 최대 4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미국 상무부는 6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급 패키징 제조 및 연구개발(R&D) 시설 설립을 위해 최대 4억5000만 달러의 연방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미 정부의 직접 자금 지원 외에 최대 5억 달러의 대출 지원도 받는다. 또 미 재무부로부터 투자 금액에 대한 최대 25%의 세액 공제 혜택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이 발표된 직후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지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앞으로 보조금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남은 절차를 준수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인디애나 생산기지에서 인공지능(AI) 메모리 제품을 차질 없이 양산할 수 있도록 건설 작업을 진행하고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조금 계약은 미 상무부 반도체법 재정 인센티브 세부 지원계획(NOFO)의 절차에 따라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22년 8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 역량을 복원하고 미국 내 설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을 발효했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총 390억 달러, 정부 대출 7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과 대만 TSMC 등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뒤 직접 보조금을 받게 됐다. SK하이닉스도 지난 4월 약 38억7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제품을 위한 메모리 패키징 공장과 고급 패키징 R&D 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이를 통해 일자리 약 1000개가 창출되고 미 반도체 공급망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의 투자 금액 대비 직접 보조금 비중은 11.6%로, TSMC(10.2%)와 인텔(8.5%)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투자 금액 대비 직접 보조금 비중이 14.2% 수준을 받는다.
2024-08-06 22:42:01
트럼프 효과에 SK하이닉스 20만원선 '위태'
[이코노믹데일리] 고공행진을 보였던 SK하이닉스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미국 정부 대중 반도체 규제 강화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John Trump) 미국 전 대통령의 반도체 보조금 부정적 입장이 투심을 위축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41% 하락한 20만9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0만7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지난 11일 24만1000원까지 오른 것에 비해 13.07%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10일(20만8000원) 주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상반기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증권사는 이달 들어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상상인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기존 24만원에서 35만원, 신한투자증권은 22만원에서 31만원으로 높였다. 이러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내림세를 보이며 20만원선도 위협받고 있다. 새벽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2.63% 상승했고 반도체 수탁 생산 기업인 TSMC가 순익이 36% 급등한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정부가 해외직접생산규칙(FDPR)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조 바이든(Joe Biden) 정부가 동맹국들이 중국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허용한다면 엄격한 무역 제한 조치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바이든 사퇴설이 민주당 내에서 불거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대만 TSMC 등에 지급하는 반도체 보조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서 투심이 위축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 전부를 가져갔다"며 "지금 우리는 대만이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지만,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트럼프 피격 이후 잠잠하던 '바이든 사퇴론'이라는 불확실성에 반응했다"며 "트럼프 트레이딩에 베팅한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실현 및 불확실성 회피가 조정 트리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FDPR 규제 조치 시행 시 중국 판매 비중이 높은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업체는 물론 TSMC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5일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024-07-19 17:46:39
전삼노 "내달 파업" 최후통첩…HBM 기선 빼앗긴 삼성전자 '딜레마'
[이코노믹데일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다음 달 7일에 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교섭 시한을 일주일로 정해두고 회사 측에 최후 통첩을 보낸 셈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가 창립한 1969년 이후 첫 사례로 기록된다. 파업은 다음 달 7일 하루 모든 조합원이 동시에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9일 현재 전삼노 조합원은 약 2만8400명이다. 조합원 대부분은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 근무하고 있어 경기 화성·기흥·평택사업장 조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파업 지침 1호'를 하달하고 조합원에 파업 동참을 촉구했다. 손 위원장은 "미국 상무부 장관이 반도체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하며 노조 설립을 돕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노조 경영을 철폐했지만 정작 회사 측 태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월 1차 본교섭을 기점으로 5개월간 총 8차례에 걸쳐 교섭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28일 열린 8차 본교섭에서는 회사 측 교섭위원 2명을 교섭에서 배제하라고 노조가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노사는 각자 입장을 고수한 채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삼노는 올해 임금인상률 6.5%와 유급휴일 1일 추가 부여, 격려금(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노사협의회에서 결정된 5.1%를 제시하며 맞선 상태다. 손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건 임금 1~2% 인상이 아니라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경쟁사인 LG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주는데 삼성전자는 왜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기준이냐"고 성토했다. EVA는 단순히 영업이익만 보지 않고 회사가 투자한 자본에 대해 얼마만큼 수익을 냈는지를 고려하는 재무 지표다. 전삼노는 한 차례 파업 이후에도 회사 측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파업 지침 2~4호'를 내놓고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기자회견 직후 서초 사옥 앞에서 버스를 세워두고 농성을 시작한 상태다. 노조가 투쟁 수위를 높이면서 삼성전자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은 반도체 불황으로 15조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기선을 빼앗긴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DS부문 임원 연봉을 동결하고 수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하는 등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고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DS부문 직원에게 격려금 성격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쉽지 않다. 과거 실적 부진으로 연봉의 7%에 불과한 초과이익성과급(OPI)에 만족해야 했던 DX(디바이스경험)부문 생활가전사업부와 형평에 어긋난다는 내부 비판이 나올 수 있어서다. 실제 삼성 초기업 노조는 지난 28일 "전삼노가 해사(解社) 행위를 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삼성 계열사 5개 노조로 조직된 초기업 노조에는 가전·스마트폰 등 사업을 하는 DX부문 직원으로 이뤄진 삼성전자DX노조도 참여하고 있다. 노사 갈등에 이어 노노 갈등 조짐마저 보이지만 삼성전자 측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전삼노 파업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전했다.
2024-05-29 15: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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