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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하계역 일대 최고 60층 재건축 가능해진다
서울 노원구 상계·중계·하계동 등 역세권 일대 낡은 저층 아파트들을 최고 60층 높이까지 재건축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들 아파트는 1980년대 후반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택지개발지구에 지어진 주택들로,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높은 용적률 탓에 사업성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구당 4억~5억원 수준의 분담금을 줄이고 재건축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서울시와 노원구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도시관리계획(상계·중계·하계동일대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을 서울도시계획포털에 열람 공고했다. 이번 변경안은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주한 용역을 거쳐 마련된 재정비안이다. 재정비안에 따르면 상계·중계·하계동 역세권 일대 일부 아파트들이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된다. 용적률이 최고 400%로 완화되고, 최고 높이 180m (약 60층)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노원구는 현재 준공 30년을 넘긴 아파트가 45개 단지 6만7000가구에 이른다. 이번 복합정비구역 대상 아파트는 지하철 4·7호선 노원역 주변 상계주공3·6·7단지와 7호선 마들역 주변 상계주공11·12단지, 7호선 하계역 주변 현대우성·한신·청구, 은행사거리 인근 중계청구3차·건영3차·동진신안·중계주공6단지 등이다. 은행사거리 주변은 학원가가 발달했지만, 그동안 지하철 사각지대로 교통이 불편했다. 이 지역 아파트가 포함된 것은 인근에 동북선(은행사거리역)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상계와 왕십리를 잇는 노선으로 2026년 개통땐 이동시간이 현재 46분에서 25분으로 단축된다. 이들 아파트는 현재 모두 15층으로, 1만7152가구에 달한다. 이 아파트가 모두 60층으로 올라간다고 단순 가정하면, 가구 수는 현재의 4배인 6만8608가구로 늘어난다. 다만 앞으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면 주변 수락산과 불암산 경관을 살리기 위해 단지 내 위치에 따라 고층~저층을 섞어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 역세권 일대 아파트들에 대한 종상향은 서울 역세권 개발과도 맞물린다. 이는 역세권을 고밀복합화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고,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지역의 활성화를 꾀해 고른 발전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2040노원구도시발전기본계획안에 따르면 노원구는 택지지구 고밀 복합개발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과 역세권 중심 개발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재정비안에 따르면 노원구에 첫 특별계획구역도 지정됐다. 상계·중계·하계동 아파트를 단지별로 묶었다. 택지개발 사업 완료 이후 30여년이 흘러 역시 재건축이 필요한 지역으로, 정비사업을 계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구역에 따라 용도지역과 용적률도 달리 적용된다. 이에 대해 노원구 관계자는 “우후죽순 개발을 막고 단지별 특성을 살려 재건축의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은 높은 용적률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노원구 재건축 단지들이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노원구 재건축 단지는 소형 평수도 많고 가구당 대지지분도 적어 재건축 시 추가 분담금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복합개발을 통해 생활편의시설도 들어올 수 있게 되고 종상향으로 사업성도 높여 주민들이 재건축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종상향에 따라 공공기여 비율이 높아지고, 여전히 준주거지역에 비주거 의무 비율도 있는 만큼 투자자는 추가 분담금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있더라도 지나친 공공기여 등으로 인해 조합이 일반분양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추가 분담금을 많이 부담해야만 한다”며 “투자자 관점에서는 정책 하나만 보고 진입 여부를 결정하지 말고, 사업 추진 동력이 충분히 확보됐는지를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 추세에 접어들고, 재건축 인센티브를 높이려는 정책 드라이브까지 걸리며 노원구 아파트도 가격이 차츰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6월 넷째주(6월 24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8% 올라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이 이달 11억2700만원에 거래되며 연초 대비 8.5% 올랐다. 중계동 그린아파트도 지난달 6억28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돼 지난해 11월보다 6.4% 상승했다. 한편 노원구는 내달부터 대대적인 주민 설명회를 총 14차례 연다. 재정비안은 오는 11일까지 공람하고 주민들 의견도 수렴한다. 재정비안은 주민 열람과 의견 청취가 끝나면 올해 하반기 중 관계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2024-07-04 09: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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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주총' 1부 끝마친 산업계, 표 대결 '백태'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나 취재 현장에서 보고 들은 시시콜콜한 얘깃거리를 들여다 본다. 지난 15일부터 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줄줄이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슈퍼 주총'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도 주주 배당과 정관 변경, 경영권 분쟁 등 쟁점을 둘러싸고 표 대결 향방이 집중 조명됐다. 일부 기업은 한 주가 지나며 표면에 드러난 갈등을 일단락지었다. 주총 공고가 올라온 지난달 말부터 가장 관심을 끈 기업은 고려아연과 한미약품, 유한양행, KT&G, 금호석유화학, 포스코홀딩스 등이다. 이들 가운데 한미약품과 KT&G를 제외하고 모두 주총을 마쳤다. 양상은 조금씩 달랐지만 갈등은 대부분 오너 일가와 사모펀드, 또는 집안 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다툼이었다. 자세한 내막을 살펴보면 유형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전문경영인 손 들어준 유한양행 주주들, 고려아연은 갈등 여지 남겨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유한양행이다. 지난 15일 서울 동작구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최대 화제는 '회장직 부활'이었다. 앞서 28년간 회장 직함을 단 사람이 없었던 회사에서 현 경영진이 해당 직제를 재도입하려 하자 창업주 후손이 반대하고 나섰다. 유한양행은 고(故)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제약회사로 오래 전부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다. 결과는 경영인 측의 승리였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주총 당시 "신약 개발 없이는 글로벌 제약사가 될 수 없고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려면 직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직계 후손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사유화를 우려하며 반대했지만 주주들은 전문 경영인 측 손을 들어줬다. 다음 타자는 고려아연이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총은 동업 관계인 장씨와 최씨 두 가문이 진검승부를 펼친 자리가 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우호 지분 포함 약 33.2%,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이 32%를 확보해 팽팽한 상황이었다. 고려아연 경영은 최씨가 맡고 있다. 승부는 나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배당 증액 안건에서, 영풍은 정관 변경안에서 각각 이겼다. 고려아연은 미래 투자를 확장하기 위해 국내든 국외든 가리지 말고 지분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영풍 측이 반대해 무산됐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22일 최윤범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며 갈등 여지를 남겼다. ◆싱겁게 끝난 포스코홀딩스·금호석화…'찻잔 속 미풍' 포스코홀딩스는 험난한 과정과 달리 결론은 싱거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이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 21일 연이어 개최된 주총과 이사회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 회장실에 무혈입성했다. 장 회장을 후보로 선정한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호화 이사회' 논란 등 잡음에 시달리는 듯했으나 인선 작업을 완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조카가 삼촌을 상대로 무려 4번이나 반기를 들어 눈길을 끌었다. 박철완 전 상무는 사모펀드인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박찬구 회장을 견제하는 주주제안을 냈다. 정관 변경과 자사주 전량 소각, 사외이사 선임안 등이 그것이다.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박찬구 회장의 '완승'이었다. 금호석유화학은 22일 주총 직후 표결 결과를 공개했는데 출석 주식 수 기준으로 정관 변경안은 74.6%, 사외이사 선임안은 76.1%로 회사 측이 압승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전 상무의 반란을 '찻잔 속 미풍'이라며 일침을 놨다. 화제가 된 기업 중 표 대결이 남은 곳은 한미약품과 KT&G 정도다. 한미약품은 OCI 통합 문제로 가족 내 갈등을 겪고 있다. KT&G는 방경만 사장 후보 선임에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7.1% 보유)과 사모펀드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 모두 28일 결과가 나온다.
2024-03-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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