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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는 막바지이지만··· 안팎에서 불거진 '법적 분쟁' 이제부터 시작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14일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종료에 이어 오는 23일 고려아연·베인캐피탈 측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공개매수 과정 중 제기된 법적 분쟁은 이제 시작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영풍과 고려아연 양측이 제기한 소송전을 두고 각자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의 계열사인 영풍정밀은 지난달 20일 영풍 장형진 고문과 김광일 MBK 부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닷새 뒤인 지난달 25일 영풍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맞고소했다. 고소고발이 이어지는 사이 양측은 각자의 입장문을 냈고 상대방 입장문에 대해선 '근거없는 루머''시장 교란 행위'라고 비난했다. 향후 핵심 쟁점은 고려아연 경영진이 회사의 자금을 사용해 자사주를 매입한 게 배임에 해당할지, 양측 비방전이 부정거래행위 요건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될 걸로 보인다. 우선 상법 제341조1항에 의거해 법적으로 회사의 자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허용돼 있다. 다만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에서 이번 공개매수처럼 수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선례는 없다. 통상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과정과 차이가 있다는 면에서 해당 행위가 무조건 허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에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자사주 매입이 배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상이한 입장을 내놨다. 이동구 법무법인 서울제일 변호사는 "원래 이익잉여금 한도에서 회사의 자금으로 자사주를 살 수 있지만, 기존에 해당 이익잉여금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을 수 있다"며 "그걸 모두 헐어서 자사주 매입에 쓴다는 건 기존 주주들이 묵시적으로 동의해 온 걸 깬 것"이라며 배임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김광중 클라스한결 법무법인 변호사는 "배임이라면 자기 또는 제3자에 대한 이익이 성립돼야 하는데, 원칙적으로만 적용한다면 기업의 사회적 기부 행위도 배임에 해당한다"며 "그래서 법적으론 배임 요건을 계속 좁히는 식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이번 사례가 배임에 해당할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부정거래행위에 대해선 양측이 모두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 제178조1항과 2항에선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과정에서 부정한 수단·계획·기교를 사용하거나, 중요 사항에 거짓을 기재 또는 표시하는 걸 부정거래행위로 보고 있다. 상당히 넓은 요건을 두고 있는데 공개매수도 계약으로 이뤄진 일종의 금융상품이기에 해당 법률의 영향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양 측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 지시를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법적인 시세조종을 진행했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금감원이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한 회계심사에 들어간 것도 위법 행위 감시의 일환으로 보인다. 여러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법적 판결까진 수년 이상 걸릴 전망이지만, 전문가는 이번 법적 분쟁이 새로운 사회적 합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걸로 기대했다. 김 변호사는 "회삿돈으로 임원 지위를 차지하는 행위를 우리가 계속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이번 공개매수 경쟁을 계기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법질서가 그걸 용인하는 게 타당한지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10-16 20:49:30
추석 연휴 응급실 근무 의사 '블랙리스트' 유출…정부, "가해자 엄벌"
[이코노믹데일리]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응급실 근무에 나선 의사들의 실명이 기재된 블랙리스트가 지난 9일 등장해 큰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온라인 사이트에 '응급실 부역'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개된 블랙리스트에는 "민족의 대명절 추석,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께 감사와 응원을 드린다"며 응급의료에 나선 의료진들 조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여기에 이어 블랙리스트에는 ‘○○○ 선생님 감사합니다.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환자 곁을 지키시기로 결심한 것 감사합니다’ 라는 의사의 실명이 기재돼있었고, 해당 명단에 포함된 의사들 중에는 정부에서 파견한 군의관도 있어 충격을 더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의사명단 유포 및 비방 관련 21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서울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중심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의사 블랙리스트 작성 및 유포 혐의로 30여명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감사한 의사 명단’ 사이트가 진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사기와 근로 의욕을 꺾고 있다”며 “일부 군의관은 이런 사건으로 인해 대인기피증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의료 현장에서 성실히 근무하는 의사들을 악의적으로 공개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 수사기관과 협조해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2024-09-10 16:22:45
바이든 "추락한 경제 넘겨받아"…트럼프 "인플레로 나라 죽어가"
[이코노믹데일리]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맞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TV토론에서 90분 내내 대격돌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TV토론에서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격돌했다. 첫 주제인 '경제문제'에서, 진행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 때보다 경제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에게서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너무 부실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갖고 있었고 그렇게 잘했던 적이 없었다"면서 "그는(바이든) 잘하지 못했고 인플레이션이 우리나라를 죽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정말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부 국경의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을 개방한 탓에 다른 나라의 범죄자와 정신질환자, 테러리스트가 미국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남부국경에 사실상 빗장을 건 최근 행정조치를 언급한 뒤 "지금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40%나 줄었다"면서 "그(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났을 때보다 더 나아졌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계속 지원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바다(대서양)가 있다"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게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더 돈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지금까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소유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않으면 전쟁을 끝내겠다는 러시아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멈추지 않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위협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국과 세계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여성의 낙태권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되면 보수 우위 대법원이 2022년 6월 폐기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낙태는 연방 차원의 헌법 권리로 보호해왔지만 대법원의 폐기 결정 이후 여러 주(州)에서 낙태를 금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는 각 주(州)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면서 강간이나 불륜, 임신부를 보호하기 위한 예외적인 낙태는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선 결과 승복 여부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라면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이 끔찍하게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면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기소도, 어떤 정치적 보복도 없이 다른 장소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에 대한 4건의 형사 기소가 자신의 출마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불행히도 그로 인해 내 지지율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기한 대선사기 주장에 대해 어떤 법원에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을 상기시킨 뒤 "당신은 투덜이(whiner)이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공격했다. 이번 토론에선 발언 순서가 아닌 후보의 마이크는 꺼두도록 조치해 토론 중 상대방 말 끊기와 상호 비방을 차단해 대체로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감정적인 충돌도 있었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나이에 대한 우려와 관련, "나는 한국에 가서 삼성이 수십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도록 설득했다"면서 자신의 재임 중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두 번을 인지력 테스트를 받았으며 두 번 다 만점을 받았다"고 말한 뒤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그는 하나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성추문 입막음 돈'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을 물고 늘어지며 "이 무대에 있는 유일한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잘못한 게 없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을 지적했다. 두 후보는 현재 누구도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토론이 초박빙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모으기 위해 사활을 걸고 토론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이날 토론이 올해 선거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일 수 있다고 전망하는 등 이번 토론 성적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CNN 플래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가 더 나은 성과를 냈다고 응답한 비율은 67% 대 33%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권자 10명 중 약 8명(81%)은 토론이 대통령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14%는 그로 인해 다시 생각하게 됐지만 마음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답했고, 5%는 누구에게 투표할지에 대한 마음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2024-06-28 14:00:49
구글·오픈AI 前직원들...AI 위험 경고 "내부고발자 보호 시급"
[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내부고발자 보호조치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구글 딥마인드와 오픈AI의 전현직 직원 13명은 4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AI의 잠재적 위험을 제기했다. 이들은 "AI 기술이 인류에 전례 없는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우리는 또한 이런 기술에 의해 야기되는 심각한 위험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존 불평등 심화, 조작과 잘못된 정보 유포, 잠재적으로 인간 멸종을 초래하는 자율 AI 시스템의 통제 불능" 등의 위험을 지적했다. 전 세계 정부와 AI 전문가, AI 기업 자체도 이런 위험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AI 기업이 이윤 추구 목적으로 적절한 위험 완화에 실패하고 있으며, 기업 내부 규제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AI 기업은 다양한 위험 수준에 대한 상당한 비공개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부 및 시민사회와 이를 공유할 의무가 약하고 자발적 공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효과적인 감독이 없는 한 전현직 직원들이 대중에게 책임을 느끼는 몇 안되는 이들"이라며 "하지만 회사와 체결한 광범위한 기밀유지 계약으로 우려 표명조차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일반 내부고발자 보호는 불법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라며 "우리 중 일부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다양한 형태의 보복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에 △위험 관련 우려에 대한 비방/비판 계약 체결 금지 △독립기관에 익명으로 우려 제기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위험정보 공개 시 전현직 직원에 대한 보복 금지 등의 조치를 정부에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AI가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위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AI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위험 완화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24-06-05 08: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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