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7건
-
정권교체에 보험사 이사회 변화 주목…법조·관료 출신 임원 '재편 신호'
[이코노믹데일리]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대형 생명·손해보험사의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보험업계의 이사회는 법조인과 전직 공직자 출신이 다수를 차지해왔으며, 이들의 경력과 정부와의 연관성이 강하게 반영돼 왔다. 이에 따라 정권 교체를 계기로 이사회의 중도 사임이나 재선임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5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사외이사들은 올해 3월 재선임을 통해 임기가 오는 2028년까지 연장됐다. 이 중 유일호 이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 장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총리 직무대행 등 주요 요직을 역임했다. 현재는 규제개혁위원회 민간위원장도 맡고 있다. 임채민 이사 역시 이명박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무총리실 실장 직무를 지낸 바 있다. 반면 구윤철 이사는 올해 3월 새롭게 선출된 인물로 문재인 정부 시기 공직에서 활동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 대통령 비서실에 파견돼 업무를 수행했으며 지난 2018년 기획재정부 제2차관, 2020년 기획재정부 국무조정실장에 오른 바 있다. 한화생명의 사외이사는 이인실 이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난 2024년 4월 임기를 시작한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인실 이사는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통계청장으로 임명돼 직무를 수행한 인사로 2021년 4월부터 한화생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박순철 이사는 문재인 정권 시기 △수원지방 △창원지방 △의정부지방 △서울남부지방 검찰청에서 검사장으로 뽑힌 인물로 지난 2020년 서울남부지방 검찰청 검사장 재직 중 라임 수사와 관련해 추미애 장관을 비판하며 사퇴한 이후 변호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교보생명의 이사회 구성원은 대부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지범하 △문효은 △김두철 △이두봉 등 사외이사들은 지난 2020~2023년 상반기 임기를 시작해 내년 초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중 이두봉 이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검사장 직무를 수행해온 인사다. 지난 2021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을 맡았으며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이사는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진 인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중앙지방 검찰청검사장으로 활동할 시기 같은 검찰청에서 제1·4차장을 지냈다. 삼성화재는 4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공직을 맡은 인물이다. 성영훈 이사는 지난 2008년 의정부지방 검찰청 고양지청 지청장을 시작으로 △법무부 법무실장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권에서는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직무를 수행했다. 김소영 이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법원 대법관을 맡았으며 박근혜 정부 시기에는 법원행정처 처장으로 임명됐다. DB손해보험의 사외이사 5명은 2022~2024년 사이 임기를 시작해 모두 내년 3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중 윤용로 이사는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 시기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 2008년에는 기업은행장, 2012년에는 외환은행장을 맡았다. DB손해보험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사외이사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사외이사 4명 중 2명이 공직자 출신이다. 손창동 이사는 감사원 제2사무처장, 감사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22년까지 감사원에서 공직을 수행했다. 도효정 이사는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에서 직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지난 3월 현대해상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2028년 3월까지 이사직을 맡을 예정이다. 보험 업계에서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미 이사회를 구성했고, 공기업과 달리 정치 상황이 크게 반영되지 않아 변동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3월 주주총회가 끝난 상태로 현재 기업들의 이사회 구성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임기 만료 후 이사회 선출의 경우 대주주 의사나 기업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보험사 이사회가 대주주와 정치적 코드에 맞춰 변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지적한다. 실제 이사회 인적 구성이 현 정부의 네트워크, 협상력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관행이 장기간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경제, 산업, 정치는 연동돼있어 정부의 정치 코드와 맞는 협상력, 네트워크를 지닌 이사회를 구성은 오랫동안 이어진 관행"이라며 "차기 정부에 맞는 이사회 구성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5-06-05 06:14:00
-
-
NH투자증권, 지난해 소송 리스크 '최다'…3984억원 규모 70건 진행 중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가장 많은 소송에 연루된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몇 년간 업계 최다 소송 건수를 기록하면서 사법적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증권사 36곳 중 피고로 현재 진행 중인 소송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은 피고 측에서 총 70건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데 규모는 3984억2700만원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자료가 제공되기 시작한 지난 2022년 9월부터 이날까지 가장 많은 소송을 당했다. NH투자증권이 피소로 계류하고 있는 소송 중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이 1711억원으로 가장 컸다. 그 외 △옵티머스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1236억원 △예금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647억원 △주식인도 관련 청구 소송 64억원 △기타 손해배상 청구 소송 966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KB증권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사였던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면서 양사는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KB증권 측은 NH투자증권이 원금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며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해당건은 지난 2월 1심 판결이 완료됐지만 두 회사 모두 항소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NH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부터 옵티머스 사태 관련 전문 투자자와 소송을 이어나가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는 지난 2020년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가 지급 보증하는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투자자를 모집한 후 부실기업 사모사채 등에 투자해 4000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최다 판매사였던 NH투자증권은 이후 개인 투자자들에게 2780억원 규모의 원금을 전액 배상했지만 법인 등 전문투자자들에게는 배상하지 않으면서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펀드 건은 전문투자자의 경우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금감원의 의견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그 외 DLS건은 금융기관 간 계약 조건 이행 등에 따른 분쟁으로 다른 소송들과 성격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피소건이나 금액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앞으로도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 의무에 최선을 다하며, 유사한 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송 건수로 KB증권이 44건(2035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한국투자증권 37건(765억원) △신한투자증권 31건(1937억원) △미래에셋증권 27건(2974억원) △하나증권 25건(695억원) △한화투자증권 14건(1457억원) 순으로 많았다. KB증권은 호주 펀드 관련 매매대금반환과 부당이득금 소송으로 총 3건(557억원)이, 위너스 펀드 투자에 대한 손해배상과 부당이득금 건으로 총 8건(174억원)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원고 당사자인 건은 키움증권이 118건(625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키움증권에서는 지난 2023년 주가가 급락한 영풍제지로 4943억원 미수금이 발생해 회수하기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개인 3명(총 113억원)을 상대로 매매대금(미수채권) 청구 소송에 대한 1심이 진행 중이며, 개인 197명을 대상으로 한 또다른 손해배상 청구도 1심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외 증권사의 경우 최대 30건 이하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이 원고로 30건(524억원), KB증권이 16건(2362억원), NH투자증권이 15건(1139억원), 하나증권이 15건(402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5건(606억원)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올해의 경우 주요 소송 이슈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전산 장애와 홈플러스 건이 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에서는 지난달 4~5일 이틀 연속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주문 체결이 지연됐고 현재 고객과 보상을 논의 중이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소송하겠다고 밝히기도 하면서 보상 정도에 따라 법정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발행사인 신영증권과 유통사인 유진·하나·현대차증권이 홈플러스 측을 상대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해당 홈플러스 ABSTB에 투자한 개인은 발행·판매 증권사를 상대로 불완전판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관련 개인별 민사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025-05-12 06:05:00
-
"터널 끝 빛 보이나"… 배터리 업계, 소재 업계 훈풍 타고 반등 기대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업계의 근황을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번 분기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이번 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 3747억원을 기록했으며 삼성SDI와 SK온의 영업손실은 각각 4341억원, 2993억원이었습니다. LG엔솔은 지원금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을 냈고 SK온은 적자 폭이 축소됐지만 삼성SDI는 적자가 크게 늘었죠. 여러번 지적했듯이 LG엔솔은 미국 현지 진출에 따른 지원금 4577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는 성공적이지만 실질적으로 큰 성과를 냈다고 보긴 어려워요. 국내 배터리 3사는 여전히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인거죠. 하지만 저 너머 터널 끝을 의미하는 불빛이 비춰온다는 의견도 있어요. 바로 배터리 소재 업계의 상황이 조금 나아졌기 때문인데요. 배터리 소재 업계는 일반적으로 배터리 업계의 동향을 따라가지만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기업의 수요가 늘어나면 선주문 효과를 받기 때문에 지표상 먼저 좋은 흐름을 보이기도 해요.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8068억원으로 직전 분기 6489억원 대비 24.3% 증가했습니다. 에코프로그룹의 매출액이 8000억원을 돌파하는 건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에요. 특히 양극재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직전 분기 35% 상승한 6298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에코프로는 양극재를 제조하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배터리 업체와도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업보고서에도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부터 삼성SDI와는 43조8676억원 규모의 하이니켈계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양극소재 공급 계약을,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는 10조1102억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NCM(니켈, 코발트, 망간) 판매계약을 통해 납품하고 있다고 나와있거든요. 업계에서는 에코프로의 매출이 늘어난 건 국내 배터리 회사들이 주문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최근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재고 소진으로 인해 배터리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고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소재 업체에 선주문한 금액이 반영됐다는 거죠. 조만간 배터리 업계의 실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대내외 환경도 일부 개선됐습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년간 차 부품 관세를 유예하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줄었거든요. 업계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는 오는 2027년까지 버틸 수 있도록 숨통이 트인 겁니다. 배터리 3사는 현지 공급 능력 및 신제품 투자를 중심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대로 조만간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면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다시 성장세를 보일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와요. 현재 LG엔솔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현지 생산 역량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증설로 46파이 시리즈 등 신규 제품 확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요. SK온도 최근 일본 닛산과의 15조원 규모의 계약 및 미국 스타트업 슬레이트와 4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 업계에 불어온 바람이 배터리 기업에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어려운 환경에서 기업들의 전략에 기대와 부담이 가중되는 시기입니다.
2025-05-03 08:10:00
-
'신한·미래' 제재 최다 불명예…절실해진 '내부통제'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은 곳은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으로 나타났다. 당국이 올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을 공식화하면서 내부통제 강화가 업계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1일 금융감독원과 국내 10대 증권사(한국·미래에셋·삼성·키움·NH·메리츠·KB·신한·하나·대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제재를 받은 곳은 신한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신한투자증권이 15건(회사 10건·임직원 5건)으로, 임직원 4명에게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해 감봉 처분이 내려졌다. 또 금융당국으로부터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기관주의를,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를 어겨 총 4차례 과징금이 부과됐다. 다음으로 미래에셋증권이 8건(회사 7건·임직원 1건)의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작년 말 미래에셋증권에 유동성비율 유지 의무 위반과 업무보고서 미제출을 이유로 기관주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삼성증권과 하나증권 최근 3년간 제재 현황이 전무했다. 양사 모두 가장 최근 제재를 받은 것은 지난 2022년이 마지막이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 제재가 급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금감원으로부터 지난 한 달간 총 3건의 제재를 받았다. 불건전 영업행위와 집합투자재산 운용지시 금지를 위반해 회사에 지난달 31일 기관경고와 과태료 4490만원을, 임직원(14명)에게는 정직 및 견착 등의 제재를 받았다. 이달 1일에는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를 어겨 기관주의 및 과태료, 임직원(2명) 제재, 18일에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와 설명의무 위반으로 기관경고와 임직원 4명에 제재가 주어졌다. KB증권도 올해 3건의 제재 요구를 받았다. 지난 1월에는 상품 설명 확인의무 위반으로 과태료를, 지난달에는 불건전 영업행위로 기관경고 및 과태료, 임직원(8명) 제재가 이어졌다.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신규 지정을 예고하면서 투자금융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달 9일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공개하면서 오는 3분기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를 영위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증권사를 지정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종투사 지정 심사 조건으로 자기자본, 내부통제, 이해상충 방지 체계를 핵심적으로 보겠다고 언급하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제도를 신설하거나 책무구조도 도입을 준비하는 등 내부통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관련 1300억원 금융사고가 발생한 신한투자증권도 초대형 투자은행(IB) 신청을 공식화하면서 최근 내부통제를 평가 및 보상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 신한투자증권은 준법감시관리자 인력을 늘리면서 감사정보분석팀을 신설했고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부점장급까지 확대하는 등 내부통제 제도를 강화했다.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도 책무구조도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증권사에서는 내부통제가 가장 중요해졌다"며 "올해 일부 곳에서 발생한 회계 오류 관련 당국 심사 결과와 국고채 입찰 담합 행위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결과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5-01 06:06:00
-
생명보험사 육아휴직 사용률 46%…남성 '10% 벽' 못 넘었다
육아휴직은 더 이상 '엄마만의 권리'가 아닙니다. 금융권 전반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업종별·성별 격차는 뚜렷합니다. 조직 문화와 인사 제도가 실질적 양육 참여를 얼마나 뒷받침하는지를 가늠해 볼 시점입니다. 은행·증권·보험·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성별 육아휴직 현황과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 금융권의 진정한 변화는 어디까지 왔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국내 평균을 웃도는 육아휴직 사용률을 기록했지만, 남성 직원의 참여는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비상장 생보사들은 여전히 관련 정보를 공시하지 않고 있어 투명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신한·교보·한화·NH농협 등 5대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육아휴직 전체 사용률 평균은 46.44%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내 평균(32.9%)보다 13.5%p 높은 수치다. 가장 높은 사용률을 기록한 곳은 삼성생명으로 59.8%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9%p 상승한 수치다. 이어 △한화생명 50.8% △교보생명 50.6% △신한라이프 40.5% △농협생명 30.5% 순이었다. 반면 농협생명은 사용자 수 11명, 전년 대비 19.5%p 하락해 '최저 기록'을 남겼다. 직원 수 대비 육아휴직 사용자 수도 소형 생보사들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KDB생명, DB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은 각각 65%, 80%, 60%의 높은 사용률을 기록했으며, KB라이프·동양생명도 각각 57%·42.1%로 5대사 중 일부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흥국생명 등 비상장 생보사는 관련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아예 기재하지 않았다. 공시 의무에서 제외됐다는 이유지만, 공시 투명성 차원에서 '정보 비공개'가 이어진 셈이다. 다만 최근 국회에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민간 기업에도 육아휴직 통계를 의무 공시토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만큼 향후 공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성별 격차도 여전했다. 5대 생보사 중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농협생명 13% △한화생명 5.3% △교보생명 5.1% △삼성생명 4.2% 순으로 모두 15%를 넘지 못했다. 신한라이프는 관련 수치를 아예 공시하지 않았다. 반면 여성 사용률은 대부분 80% 이상, 농협생명만 61.5%로 집계돼 남녀 간 최대 80~90%p의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조직 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남성 육아휴직 사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에서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 민간 기업에서도 남성 육아휴직이 확대될 수 있다”며 “무형의 장벽 해소가 제도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5-04-29 07:09:00
-
여의도 증권가, 남성 육아휴직 '그림의 떡'…10대 증권사 평균 32%
육아휴직은 더 이상 '엄마만의 권리'가 아닙니다. 금융권 전반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업종별·성별 격차는 뚜렷합니다. 조직 문화와 인사 제도가 실질적 양육 참여를 얼마나 뒷받침하는지를 가늠해 볼 시점입니다. 은행·증권·보험·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성별 육아휴직 현황과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 금융권의 진정한 변화는 어디까지 왔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상장사들이 처음으로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시한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은 평균 사용률이 국내 전체 평균 수준에 그쳤고, 특히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와 보수적 직장 분위기가 제도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한국·미래에셋·삼성·키움·NH·메리츠·KB·신한·하나·대신)의 지난해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은 32.59%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전체 평균 사용률(32.9%)과 유사한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상장사들의 사업보고서에 육아휴직 사용률 공시를 의무화했다.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사용률을 기록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43%였다. 전년(51%) 대비 하락했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38.9%), 삼성증권(36.92%), 신한투자증권(34.2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하나증권은 전체 사용률이 18.87%로 10개사 중 가장 낮았다. 대신증권(27%)과 함께 사용률이 30%를 밑돌았다. 특히 대신증권은 2022년 50%에서 2023년 27%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8%p, 3.74%p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공시 의무 대상임에도 전체 사용률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직원 개별 자녀 정보를 수집하지 않아 전수 집계가 어렵다"고 밝혔으며, 향후 공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대체로 70~90% 이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이 93.8%로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91.67%), 대신증권(89%), 미래에셋증권(82%), NH투자증권(77.3%)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나증권은 45%로 가장 낮았다. 문제는 남성 사용률이다. 10대 증권사 모두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고용노동부가 밝힌 지난해 전체 남성 평균 사용률(31.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메리츠증권(10%)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그 외에는 대부분 5% 안팎에 불과했다. 기업별로 △신한투자증권 7.32% △미래에셋증권 7% △키움·NH투자증권 5.4% △삼성증권 4.88% △하나증권 3.03% 순이다. KB증권은 남성 사용자 수는 9명이었으나, 전체 인원 대비 비율은 0%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은 최근 3년간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 자체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성과 중심 문화 속에서 남성이 휴직을 선택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학장은 "증권업의 남성 육아휴직 저조는 고소득 구조, 경쟁 중심 조직 문화, 관행의 복합적 결과"라며 "고위직에서 선제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문화와 함께,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명문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도 보안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나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사회에서는 여전히 자녀돌봄의 주된 역할은 여성이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인데 증권사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주된 소득원인 남성의 휴직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시적으로라도 육아휴직 사용을 일부 기간에 강제(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제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5-04-29 06:07:00
-
위기의 석유화학산업 뜯어보기,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침체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가 겪고 있는 위기와 한계를 살펴보기 위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 '빅4'라 불리는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사업 개요를 살펴보겠습니다. ◆ 석유화학 업계, 회복 싸이클 돌아올까...'구조적 한계' 지적 석유화학 업계는 현재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빅4 중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곤 석유화학 분야에서 전부 적자를 낸 상황이거든요. LG화학은 연결 기준 매출 48조9161억원, 영업이익 9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3.75% 감소한 데다 석유화학 부문은 13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매출 20조4304억원에 영업손실 8948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고, 한화솔루션도 매출 12조3940억원에 30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죠.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매출 7조 1550억원, 영업이익 2728억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과거를 생각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지만 업계 공룡 기업들이 전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적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하게 다가오죠. 석유화학 업계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수요 위축과 중국의 공급 과잉 때문입니다. 국내 석유화학 제품 최대 소비국이었던 중국이 대규모 공장 신설 및 증설을 하면서 자급률이 올라갔고, 중국 내수 경기가 악화되면서 초과 공급된 물량이 덤핑 수준의 저가로 글로벌 시장에 흘러나오고 있는 거죠. 이로 인해 기초화학 사업 등 범용 제품 생산량이 많은 롯데케미칼은 적자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고, 상대적으로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합성고무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금호석유화학은 타격을 적게 받았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장 통폐합 등 업계 차원의 대규모 구조조정,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사업재편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조업과 기초산업은 기본적으로 일정 주기를 두고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이라고 보지만 현 시점에서는 회복 사이클이 찾아와도 국내 기업들의 업황이 이전처럼 다시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 주도 구조조정은 부작용이 크고 현재 리더십을 가지고 이끌어갈 주체도 없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따라서 정부 지원 하에 민간 기업 주도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가시화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손해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게 가중될 부담 때문이에요. 이 장기적인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말이지요. 상충하는 서로의 이해관계와 기업 내부 인식을 엿보기 위해 전자정보공시(다트)에 게재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참고해 사업 개요와 비중을 요약해봤습니다. ◆ LG화학 LG화학은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이 배터리를 취급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52.4%, 석유화학 38.%, 첨단소재 5.4%, 의약품 등을 만드는 생명과학 2.6%, 농업용 자재 등을 만드는 공통 및 기타부문 1.6%입니다. 이 중 석유화학사업은 납사 등을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기초 유분을 생산하는 공법과 이를 원료로 합성수지를 생산하는 공업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의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기초화학 67.8%, 첨단소재 26.8%, 정밀화학 8.2%, 전지소재 4.4%입니다. 기초화학 사업부의 매출액 비중은 촐리에틸렌 25.2%, 폴리프로필렌 16.4%, BTX 4.6%, 기타 53.7%라고 하네요. 제품 가격은 원료 가격과 경기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 편입니다. ◆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의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신재생에너지 51.57%, 기초소재 34.71%, 가공소재 8.38%, 기타 5.34%입니다. 한화솔루션은 기초소재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폴리염화비닐(PVC)를 생산했고 현재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염소 및 가성소다(CA) 등을 생산하고 있어요. ◆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의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합성고무 57.6%, 합성수지 26.4%, 정밀화학 3.5%, 기타 12.6%입니다. 핵심 제품은 합성고무로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 부타디엔 고무(BR), 니트릴부타디엔고무(NBR), 라텍스(LATEX) 등으로 이뤄져 있어요. ◆ 사업혁신 입장 차이와 대규모 투자 부담... 석유화학 업계에 주어진 숙제 구체적인 기업 분석을 위해선 살펴봐야 할 항목이 많지만 사업 비중과 생산 제품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업계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는 가능해집니다. 현 상황에서는 기초소재 및 기초화학 분야 비중이 높은 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사업이나 석유화학이 아닌 다른 포트폴리오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기업이 업황이 안 좋더라도 버텨낼 수 있는 지구력의 차이가 나게 되고 이와 동시에 사업재편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차이도 발생하는 걸로 보여요. 구조조정을 위해서든 고부가가치 사업 전환을 위해서든 필연적으로 대규모 투자 부담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25-04-26 06:00:00
-
-
-
3년 연속 적자에도 이사 보수 한도 7천억원…쓰리빌리언 '보수 잔치' 논란
[이코노믹데일리] 희귀질환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쓰리빌리언이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등기이사 보수 한도를 7000억원으로 책정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상장사로서 실적 부진 속에도 과도한 보상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영진의 행태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쓰리빌리언은 2024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6명의 등기이사에 대해 총 7000억원의 보수 한도를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을 예정이며, 감사 1인에 대해서도 200억원의 보수 한도를 설정했다. 실제 지급액과 무관하게 승인 한도 규모만 놓고 보면 상장사 기준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이다. 쓰리빌리언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2년 82억원, 2023년 83억원, 2024년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각각 31억원, 50억원, 65억원에 달한다. 누적 적자만 170억원을 넘어선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억원에서 97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는 요원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이사회와 감사 보수 한도는 각각 7000억원, 2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실적과의 연계성이 미비한 채 설정된 것으로 보여 거버넌스 구조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고액 보수 한도 설정을 두고 무책임한 경영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에도 이사회가 자의적으로 보수 한도를 책정하고, 이에 대한 설명이나 기준이 불분명한 것은 기업 투명성에 큰 흠결"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쓰리빌리언은 AI 기반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를 확대 중이다.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내부 지배구조와 보상 시스템은 검증이 미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논란은 상장 이후에도 거버넌스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보수체계가 실적과 연계되지 않는다면 주가 하락, 기관투자자의 신뢰 이탈 등 연쇄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상장사에게는 더욱 강도 높은 투명성과 윤리성이 요구되고 있다"며 "쓰리빌리언의 이번 보수 한도 논란은 단순한 내부 문제를 넘어 투자자 보호의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2025-04-17 06:08:00
-
-
부진한 건설경기에도 CEO 연봉 '희비'…성과급 0원도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내 주요 건설사 CEO들의 연봉이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CEO 보수가 감소한 가운데 성과급이 ‘0원’인 경우도 있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 기준 상위 5대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봉이 가장 높은 CEO는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였다. 오 대표는 총 22억3600만원을 수령했으며, 이는 전년 19억7600만원 대비 13.15%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기본급 8억400만원, 상여 13억7900만원, 복리후생비 5300만원으로 구성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공급한 단지들이 모두 완판되면서 실적에 따른 상여금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는 5조원이며, 현재까지 2조5250억원의 수주액을 올렸다. 윤영준 전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해 연봉으로 20억11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21% 증가한 금액으로, 퇴직금 25억5800만원을 포함하면 총 보수는 45억6900만원에 이른다. 다만 현대건설이 지난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과 해외 사업 손실로 1조220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20억대 연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사임한 백정완 전 대우건설 대표는 연봉으로 6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기본급은 5.2% 감소한 3억9800만원이었고, 상여금은 2억5000만원, 기타 근로소득 200만원이 추가됐다. 후임인 김보현 신임 대표는 총 5억1200만원을 받았으며, 이는 전년 3억3500만원 대비 52% 증가한 수준이다. 급여는 3억7300만원, 상여는 1억3700만원, 기타 근로소득은 200만원이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대표이사가 두 차례 교체됐다. 마창민 전 대표는 3월 재선임됐으나 8일 만에 사임했고, 서영재 전 대표가 5월 취임했으나 7월 물러났다. 이후 박상신 대표가 8월 새로 취임했으나, 보수가 공시 대상 기준인 5억원에 미치지 않아 공개되지 않았다. 마 전 대표는 지난해 기본급으로 3억9500만원을 수령했다. GS건설 대표이자 GS 오너가 4세 경영자인 허윤홍 대표는 지난해 보수로 10억84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26.46% 감소한 수치로, 상여금 없이 전액 기본급으로 지급됐다. 한편 임원까지 범위를 넓히면 임병용 GS건설 고문이 퇴직금 48억7800만원을 포함해 총 50억8000만원을 수령하며 5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보수를 기록했다. 전 직원 평균 연봉은 삼성물산이 1억34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현대건설 1억900만원, 대우건설 1억100만원, DL이앤씨와 GS건설이 각각 93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25-04-03 09:00:00
-
-
현대차그룹, 210억 달러 美 투자에 숨은 전략…'수소 생태계' 선점 노린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단행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수소 생태계 조성이라는 중장기 전략이 포함돼 있다는 해석이 산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확대, 부품·철강 현지화, 인공지능(AI)·로보틱스 강화 등을 명시하면서도 그 이면에 미국 내 수소 기반 상용 모빌리티 플랫폼 선점이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 참석해 오는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자 범위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전기차 공장 확대,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물류·철강 공급망 강화, 미래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을 포괄한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이번 투자에 포함된 ‘에너지 인프라 분야’가 수소 생태계 확장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 생태계는 단순히 수소차 생산을 넘어 수소의 생산-운송-충전-활용-재활용까지 연결되는 전주기 산업 구조를 의미한다. 이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지형을 설계하는 문제로 누가 먼저 표준과 인프라를 설계하느냐가 향후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의 실증 및 상용화를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이미 조지아주 공장 내 부품 물류에 수소전기트럭을 상용 투입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항만에는 항만운송용 수소트럭 30대를 공급해 상업 운행 중이다. 수소트럭 운영 주체는 현대글로비스지만 해당 지역 이동식 수소충전소 구축 및 인프라 실증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수소 모빌리티의 실효성과 경제성을 직접 검증하며 향후 확대 적용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 현대차의 수소전담 브랜드인 ‘HTWO’는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주기를 포괄하는 통합 밸류체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단순한 차량 판매가 아니라 충전소 설치, 연료전지 시스템, 유지보수 서비스, 금융 상품까지 묶은 B2B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축 중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북미 누적 수소 상용차 판매 1만2000대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에도 ‘수소사업 및 관련사업’을 사업목적으로 명시하며 그룹 내 수소사업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이번 정관 개정은 상징적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전략 전환을 뜻한다. 또 현대차는 사업보고서를 통해서는 “HTWO 브랜드를 중심으로 진정한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술 개발 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소사업을 그룹의 미래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 역시 전기차(EV)와 함께 수소 밸류체인을 양축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소는 이제 그룹 차원의 주력 사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수소 생태계 구축을 노리는 이유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수소 관련 보조금, 세제 혜택, 인프라 투자 등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서다. 수소 1kg 생산 시 최대 3달러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고 지역 수소 허브 구축이 연방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소 생태계 실증과 사업화를 병행할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된다. 기술 평준화, 공급망 과부하,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수소 기반 상용 모빌리티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로 경쟁자 부재의 ‘전략적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EV를 중심으로 경쟁 과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시장에서 먼저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수소 산업의 기술·인프라·운용 표준을 선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소 생태계는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구조 설계가 핵심이다. 충전소 구축, 유통망 확보, 연료전지 부품 안정화 등 해결할 과제도 많지만 한 번 설계한 생태계는 진입장벽이 높고 후발주자에게는 불리하다. 현대차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고 먼저 깃발을 꽂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관 개정, 수소전담 브랜드 독립, 북미 실증 확대 등은 모두 그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가 전기차 경쟁 과열 국면에서 수소 상용차라는 블루오션에 전략적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미국이라는 정책·수요·보조금 기반의 시장에 선제적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대부분이 배터리 전기차에 집중하는 사이 현대차는 수소라는 틈새시장을 구조화해 나가는 중이다. 나아가 모빌리티를 넘어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생태계는 아직 완성된 산업이 아니지만 지금 움직이는 기업이 생태계를 설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며 “현대차는 단순한 차량 제조사를 넘어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04-01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