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33건
-
PF 부실이 덮친 한양학원…재단 운영권까지 시장에 나온 이유
[이코노믹데일리]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한양학원이 외부 자본에 이사 선임권을 넘기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법인의 직접 매매는 금지돼 있지만, 이사 선임 체계를 바꾸는 방식으로 운영 주체가 바뀌는 길이 열릴 수 있어 사실상 재단 운영권이 시장에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양학원은 최근 재단을 대신 운영할 투자자를 조용히 접촉 중이다. 논의되는 금액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사립대 운영권을 가업처럼 이어온 한양학원이 외부에 이사권을 넘기는 상황까지 내몰린 배경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있다. ◆계열사 보증이 결국 재단 부담으로 번져 한양학원의 어려움은 계열사들이 참여한 PF 사업에서 연대보증과 신용보강을 제공한 데서 비롯됐다. 한양산업개발 등 계열사들이 여러 PF 사업에 보증을 서면서 위험이 쌓였고, 이 부담이 백남관광과 대한출판을 거쳐 재단까지 번지는 흐름이 형성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계열사에서 시작된 위험 요인이 최상위 법인까지 끌어올려진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PF 관련 보증액은 5024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개발 일정 지연이 겹치자 PF 자금 회수가 막히기 시작했고, 선보증금이 고스란히 재무 부담으로 쌓였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재무 여건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재단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면으로 이어졌다. ◆ 등록금 의존도 높은 대학 특성상 충격 더 커져 한양대는 외부 수입원이 상대적으로 약한 대학으로 꼽힌다. 2023년 기준 등록금 의존율은 54.6%로 전국 사립대 평균(51.4%)보다 더 높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대규모 전임교원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와 법정부담금만 해도 매년 수백억원 단위로 추산된다. 사립대는 별도의 수익형 자산을 통해 재정을 보완해야 하는데, 최근 많은 사립대가 기숙사·물류시설·상업용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 확보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양학원은 수익 기반 확충 과정에서 PF 보증이 엮이면서 오히려 재정 압박을 키우는 결과를 맞았다. 김종량 이사장의 외조카가 관여한 자산운용사를 통해 물류센터 개발 등에 투자된 자금은 초기에는 기대감이 컸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 확보에 실패했다. 이 여파가 계열사 보증 부담으로 이어지며 재단까지 영향을 받은 셈이다. ◆한양증권 매각도 ‘임시 호흡기’ 역할에 그쳐 재단은 지난해부터 긴급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올 6월에는 재단의 대표 자산이었던 한양증권을 2204억원에 매각했다. 그보다 앞서 백남관광이 보유한 프레지던트호텔과 한양증권을 묶어 통매각하려 했지만 가격 격차를 좁히지 못해 실패했고, 결국 한양증권만 사모펀드 KCGI에 넘겼다. 그러나 이 자금은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운전자금 확보에 불과했다. 계열사 보증 위험이 계속 커지고 있어 PF 관련 부담을 털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결국 외부 자본 의존…이사 선임권 이전 검토 이런 흐름 속에서 재단은 더 이상 단독으로 운영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약 3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유치하는 조건으로 이사 선임권을 외부에 넘기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사권은 학교법인의 핵심 의사결정 권한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사진이 바뀌면 실질적 운영 주체가 바뀌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양학원의 운영 체계가 흔들리면 한양대의 재정 운용, 의료·교육 분야 투자, 전략적 의사결정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서울 도심 4성급 호텔인 프레지던트호텔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가 참여한 물류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한 뒤 보증 부담이 연쇄적으로 올라오며 재단 전체를 압박하는 흐름이 만들어졌다”며 “한양증권 매각으로 숨통은 트였지만 근본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2025-12-04 08:44:04
-
잠깐,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를 들어주세요
[이코노믹데일리] 2024년 글로벌 통계에 따르면 통조림이나 가공 참치 기준으로 전 세계 1인당 보존(가공) 참치 소비량 평균은 약 0.7 kg입니다. 같은 통계에서 한국은 연간 약 2.8 kg으로,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소비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스페인은 1인당 8.3 kg으로 가장 높은 소비량을 기록했습니다. 참치는 한국인의 식탁, 편의점, 가정, 그리고 반려동물 사료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인이 주로 소비하는 태평양 참치가 수은에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참치 한 점’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지구 해양과 기후 시스템 전체와 연결된 경고일 수 있습니다. ◆참치와 해양…단절 없는 연결 고리 2025년 3월 발표된 국제해양생태계보전재단(ISSF)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상업용 참치 어획량의 약 87%는 ‘생물학적으로 건강한 상태(stocks at healthy abundance)’에서 나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 어획량은 2023년 기준 약 520만t으로, 최근 몇 년 간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계는 단순 어획량 안정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한 국제 공동 연구에서는 아시아권 공장과 산업단지에서 배출된 수은이 대기를 타고 태평양까지 이동하고, 해양 생태계와 식탁 위 참치에 축적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독립적인 해양연구기관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로라 모타 박사 연구팀과 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 연구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강동진 박사 연구팀은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이동해 해양 생태계에 축적되는 경로를 규명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습니다. 이들 합동 연구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선을 이용해 대한해협부터 벵골만에 이르는 서태평양해역과 필리핀해에서 하와이 근해까지 중앙태평양에서 플랑크톤을 채집해 수은 안정 동위원소를 분석했습니다. 합동 연구팀은 수은 안전 동위원소가 배출원마다 고유한 지문을 갖는다는 특징을 이용해 플랑크톤 속 수은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아시아에서 배출된 수은이 태평양으로 유입돼 생물체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바다로 유입되는 수은 경로를 분석한 결과 육지에 가까운 해역에서도 최소 60% 이상의 수은이 강이 아닌 대기를 통해 유입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와 세계적 해양 커뮤니티 매체 ‘디퍼블루(DeeperBlue)’에 소개됐습니다. 이는 플랑크톤을 시작으로 먹이사슬을 타고 상위 포식어까지 퍼지는 구조로, 참치뿐 아니라 인간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처럼 인간이 소비하는 참치에 수은에 오염됐다는 사실은 단순히 식생활 문제가 아니라, 해양 오염과 수은 축적이라는 글로벌 환경 문제의 일부입니다. ◆전 세계가 겪었던 수은 오염…또 다른 사례들 태평양 참치에서 확인된 수은 축적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이미 다양한 사례가 보고돼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미나마타만(1950~60년대)에서는 산업 폐수로 배출된 메틸수은이 어패류에 축적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신경계 이상을 일으킨 ‘미나마타병’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수은 규제 논의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북극권 이누이트 지역에서는 고래·물개 등 상위 포식 해양동물을 먹는 전통 식습관 때문에 수은 농도가 일반 인구보다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북유럽 내륙 호수에서도 대형 어류에서 적지 않은 양의 메틸수은이 검출되며, 수은 오염이 해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수은이 지구 어디에서든 배출되면 결국 해양 생태계와 인간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 생선 속 수은, 어느 정도가 문제일까? 수은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해양에 들어가 미생물 작용을 거치면 신경계에 독성이 강한 '메틸수은'으로 전환됩니다. 메틸수은은 체내 배출이 느리고 지방조직과 뇌에 축적돼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감각 이상, 균형 장애 등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임산부나 영유아에게는 발달 지연, 학습 능력 저하 등 민감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어 국제기구들은 대형 포식어 섭취 빈도에 주의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은 해양 오염이 높아질수록 대형 어종의 수은 농도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적 연결입니다. 이는 수은이 플랑크톤→소형 어류→상위 포식어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과정에서 단계별로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대형 어종일수록 개체별 수은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납니다. ◆해양 생태계의 두 얼굴—지속가능 vs 위기 일부 국제기관은 현재 참치 자원의 86~88%가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ISSF 보고에서는 “상업용 참치 어획의 88%가 건전한 자원 상태에서 나왔다”고 밝혔고, 2025년 3월판에서는 이 비율이 87%로 유지됐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해양 과학자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산소 고갈 해역(Dead Zone)’과 ‘저산소 해양(low‑oxygen zones)’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지구 온난화, 육상 오염 유입, 과잉 영양염류 배출 등이 맞물리면서 해양 물속 산소 농도가 낮아지는 해역이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해역에서는 플랑크톤, 갑각류, 어류는 물론 해양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이는 단지 특정 어종의 위기가 아니라 해양 생물다양성과 인류 식량 안보 전반에 대한 구조적 위협입니다. ◆해양 자원, 소비 패턴, 그리고 ESG 참치 소비와 해양 위기의 연결이 더욱 명확해진 만큼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소비자의 선택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지속가능 수산물 인증(MSC) 확대, 대기 및 산업 배출 규제 강화, 양식 어업의 확대와 기술 고도화, 소비자의 식습관 변화와 다양한 어종 선택 등은 단순한 ‘윤리적 소비’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 보전과 식품 안전을 위한 필요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적인 양식이 전통적인 포획 어업을 넘어 글로벌 수산물 공급의 큰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유엔 식량농업 기구(FAO)의 지적도 있습니다. 소비자 선택과 식습관 변화도 필요합니다. 참치 소비 빈도 줄이기, 다양한 해산물과 어종 소비, 지속가능 인증 제품 선택 등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선택 참치 한 점이 들려주는 바다의 경고는 분명합니다. 수은 오염, 해양 산소 고갈, 무분별한 어획, 이 모든 것이 서로 엮이며 우리의 식탁과 지구 생태계, 그리고 미래 세대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현실도 있습니다. 해양관리협의회(MSC)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참치 어획의 대다수는 지속 가능한 상태이며 관리와 책임만 따라준다면 회복 가능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합니다. 결국 결정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기업은 공급망을 책임지고, 소비자는 조금 더 의식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 참치는 단순 생선이 아니라 지구와 바다를 위한 공동의 약속이 됩니다. 참치에 담긴 바다의 경고, 이제 듣고 행동할 때입니다.
2025-12-04 06:00:00
-
-
-
-
-
-
-
-
-
금융사 해외 부동산 부실 2조5000억원…전 분기 比 소폭 감소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부실 우려에 속하는 사업장 규모가 2조4900억원으로 파악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5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 잔액은 보험이 30조3000억원(54.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 12조1000억원(21.9%), 증권 7조5000억원(13.6%), 상호금융 3조4000억원(6.1%), 여전 2조원(3.6%), 저축은행 1000억원(0.2%)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4000억원(62.1%)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유럽 10조3000억원(18.5%), 아시아 3조7000억원(6.7%), 기타 및 복수지역 7조원(12.7%) 등으로 집계됐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는 올해까지 5조8000억원(10.4%), 2030년까지 37조1000억원(66.8%)의 만기도래가 예정돼 있다.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2조9000억원 중 2조4900억원(7.57%)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는 이자·원금 미지급 등 채무자의 신용 위험이 커져 금융사가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선제적 손실 인식 등으로 EOD 규모는 전분기(2조5900억원) 대비 1000억원 소폭 감소했다. 금감원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산업·주거시설 등을 중심으로 소폭 회복하는 양상이지만, 오피스 부문은 근무 형태 변화 등 구조적 수요 위축과 높은 공실률로 회복세가 여전히 지연되고 있어 향후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사는 오피스 투자자산을 중심으로 손실 확대 우려가 있으나,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손실흡수능력도 충분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피스 투자자산을 중심으로 손실인식 적정성 점검, 감정 평가 시의성 강화 등 맞춤형 감독을 추진하겠다"며 "펀드자산의 외부 전문기관 주기적 평가 등을 통해 적정 손실 인식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23 16:16:29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