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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호구' 단통법 사라지지만…與보다 독한 野의 후속조치
[이코노믹데일리] 이른바 '전 국민 호갱(호구+고객)법'으로 불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10년 만에 사라진다. 여야가 단통법을 폐지해 일부 조항을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각각 발의하면서다. 국정감사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여야는 단통법 폐지와 대체 입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조항을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단통법 폐지 법률안과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 그리고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 2건이 각각 논의를 앞두고 있다. 먼저 제출된 법안은 박 의원 안으로 지난 21대 국회에서 김영식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11월 대표 발의했다가 임기 만료 폐기된 것을 계승했다. 박 의원 안은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받지 않은 소비자에게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는 선택약정할인 제도를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해 유지하도록 했다. 또한 통신사가 대리점·판매점에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을 부당하게 지시·강요할 수 없게 했다. 현행 단통법 조항 중 소비자 불만이 가장 큰 단말기 구매 지원금 상한은 사라진다. ◆野 "선택약정할인 축소 방지 장치 필요" 김현 의원 안은 앞선 박 의원 안보다 한 발 나아가 단말기 유통과 관련한 규제를 좀 더 촘촘히 했다. 박 의원 안에서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 자율에 맡긴 일부 내용을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이용자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선택약정할인에 관한 조항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은 통신사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않고 요금제에만 가입하려는 이용자에게 "지원금을 대신하여"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는데 김 의원은 '지원금을 대신한다'는 문구를 뺐다. 지원금과 약정 할인율 간 연계성을 차단해 단말기 지원금이 요금 할인 폭 수준에서 제한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특히 김 의원은 통신사가 약관을 개정해 선택약정할인 혜택을 축소할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를 반려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금 상향을 이유로 약정 할인율을 인하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실제 약정 할인율 산정 방법을 두고 정부와 통신 업계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인 지난 2017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부)가 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현행 25%로 높이기로 하자 통신 업계가 "근거가 빈약하다"며 반발한 적이 있다. 단말기 지원금과 월 평균 요금 수익 등을 고려해 약정 할인율을 상향했는데 정부와 업계가 서로 다른 계산식을 주장했다. 김 의원 안이 통과될 경우 지원금과 약정 할인율이 분리돼 이같은 논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금·장려금 규제 '완화' vs '유지' 지원금 차별 지급 금지 조항과 관련해서도 김 의원 안이 더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박 의원이 단순히 통신사가 부당하게 지원금을 차별해 지급할 수 없게 한 것과 달리 김 의원은 현행 단통법 조항을 그대로 살려 지원금 차별 지급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통신사가 번호이동 가입자에게만 과도하게 지원금을 높게 지급해 기기변경 가입자가 받는 혜택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등 단통법 폐지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해당 조항에 관한 생각이 정부 내에서도 달라 향후 법안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신사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원금 차별 지급 금지 조항 자체를 재검토해야 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 이익 저해와 공정한 단말기 유통 환경 저해를 이유로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제조사와 통신사가 과기부·방통위에 제출하는 자료를 놓고서도 여야 간 입장이 엇갈린다. 김 의원은 단말기 판매량, 출고가, 매출액, 지원금은 물론 통신사가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 단말기 제조사가 통신사에게 지급하는 장려금까지 포함해 제출토록 했다. 이와 달리 박 의원은 제조사의 자료 제출 의무를 제외하고 제조사가 통신사에 지급한 장려금 규모를 알 수 없도록 했다. 김 의원은 "제조사에 대한 규제가 제외될 경우 제조사가 통신사 또는 대리점을 상대로 불공정 행위를 하거나 단말기 공급을 차별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결국 고가 단말기 중심 판매를 유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뜰폰 점유율도 제한하자는 野, 업계 반발 불가피 야당은 여당 안에는 없는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MVNO·알뜰폰) 점유율 제한 규정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계열 알뜰폰 자회사와 금융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으면 신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관련해 김 의원은 "단통법 폐지 후 알뜰폰 시장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통신 3사, 금융사와 알뜰폰 사업자들 간 상생을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이 선택약정할인 축소 방지 조항을 비롯해 제조사 자료 제출 의무 부과, 알뜰폰 점유율 제한 등 광범위한 규제 방안을 제시하면서 통신사와 제조사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김 의원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통신사가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라며 "이번 정기국회 회기 중 협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024-10-29 05:03:00
LTE 요금제 5G보다 비싸진 이유는…KT '요금제 통합 및 개선 나선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발생하자 KT가 요금제 통합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LTE 서비스 출시 10여 년이 지난 현재 LTE 요금제의 높은 가격이 소비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함께 통신사와 글로벌 IT 기업 간 망 사용료 이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영섭 KT 대표는 LTE와 5G 요금제 가격 역전에 대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요금제를 통합하겠다”고 답변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LTE 속도가 5G보다 느린데도 더 높은 요금을 부담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의원은 “현재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가격이 높아 소비자에게 부담이 된다”면서 “통신사들이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요금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KT는 소비자에게 보다 합리적인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요금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SK텔레콤, LG유플러스 임원들 또한 LTE와 5G 요금제 역전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개선 노력을 약속했다. 통신망 사용료 문제 역시 이날 국감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최 의원은 “구글과 같은 해외 콘텐츠 제공자(CP)가 국내 통신망을 사용하면서도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어 국내 통신사에 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망 사용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언급하며 “그러나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상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시사하며 “해외 주요 국가들은 계약이 결렬될 경우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며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내 단통법 폐지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김영섭 대표는 국회에서 법이 제정되면 “KT는 성실히 준수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단통법은 지원금과 상응하는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선택약정할인’ 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소비자 혜택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 개정안에 제조사 장려금 자료 제출 의무 조항을 포함시키려는 의도를 밝히며 이를 통해 통신사와 제조사 간의 협조를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장려금 제출 의무화가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제조사의 장려금 자료 제출 의무화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앞으로 진행될 논의 과정을 통해 규제를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단통법이 가입자 유치 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폐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 자율경쟁을 통해 소비자가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통신비 절감 방안을 정부와 국회가 적극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단통법 폐지 논의가 연내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는 통신비 절감을 위한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제조사 공시 의무와 선택약정 유지 등의 주요 쟁점들이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2024-10-25 18:00:05
자급제·알뜰폰 조합 vs 통신사 다이렉트…'폰플레이션' 생존법은?
[이코노믹데일리] 휴대전화 단말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폰플레이션(전화+인플레이션)'이 통신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기기 값과 통신요금을 합친 총 지출을 줄이는 방법에 관심이 모인다. 더구나 '전 국민을 호갱(호구+고객)으로 만들었다''는 혹평 일색인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어 통신비 절감 노하우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통신사에 구애받지 않는 자급제 기기를 구매한 뒤 2만~3만원대 알뜰폰 요금제를 쓰거나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다이렉트 요금제에 가입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현재까지 단통법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가장 저렴하게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방법은 자급제 기기와 알뜰폰 요금제 조합으로 알려져 있다. 100만원에서 많게는 250만원에 달하는 기기 값을 온전히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월 데이터 사용량이 비슷한 통신 3사 요금제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총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통신 3사 웹사이트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알뜰폰 허브'에 따르면 한 달 데이터 제공량이 50기가바이트(GB)인 5G 요금제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통신 3사와 알뜰폰 요금제 간 가격 차이는 월 최대 3만7000원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 요금제는 6만3000~6만4000원인 반면 비슷한 조건의 알뜰폰 요금제는 2만6400원부터 시작했다. 6개월이면 22만5600원, 1년이면 33만9000원, 2년이면 56만5800원을 아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알뜰폰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렴하지는 않았다. 앞선 알뜰폰 요금제는 처음 가입 후 6개월까지만 2만원대 요금이 적용되고 그 이후부터는 정상 요금(4만5100원)이 부과됐다. 이 요금제 말고도 알뜰폰 상당수가 초기 6개월~1년 기간 한정으로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었다. 통신 3사의 6만원대 요금제에서 선택약정할인(1년 또는 2년) 25%를 받아 4만7000원대에 쓰면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 최근에는 통신 3사의 다이렉트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통신사 직영 온라인 몰에서 기기를 구입하고 기존보다 훨씬 낮은 가격의 요금제에 가입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4만8000원에 월 110GB, KT는 4만9000원에 월 120GB, LG유플러스는 4만7500원에 월 95GB를 각각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판매하고 있다. 단, 기기 값을 통신요금에 합산 청구되는 방식의 할부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5.9% 붙기 때문에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나 일시불 결제로 구매하는 편이 유리하다. 또한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을 받을 수 없다.
2024-10-15 05:10:00
3분기 합산 영업익 1조원 전망에도 못 웃는 통신 3사
[이코노믹데일리]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수 정체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지면서 통신비 인하 압박이 덩달아 커지고 있어서다. 1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3사는 다음달 초순께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통신 3사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1조232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742억원)보다 14.7% 증가한 수준이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은 1년 전보다 5.4% 늘어난 5251억원, KT는 41.3% 증가한 4549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LG유플러스는 소폭(0.8%) 감소한 2523억원으로 예측됐다. ◆ 비용·투자 하향세…영업익 年 5조 시대 여나 통신 3사는 지난 1분기(1조2259억원)와 2분기(1조2839억원)에도 1조원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해 5조원 가까운 합산 영업이익 달성도 기대된다. 통신 3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4조379억원으로 사상 처음 4조원 시대를 연 이후 지난해에는 4조4008억원까지 늘었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른 탓에 성장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이 호조인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됐다. 합산 영업이익이 증가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마케팅 비용 감소가 꼽힌다. 김홍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 신모델 출시에도 시장 과열을 일으킬 만한 마케팅 이벤트가 부재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더라도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는 기류가 강했다. 실제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16 공시지원금을 각각 최대 25만원과 24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1년 전 나온 아이폰15 시리즈(최대 42만원)보다 낮아진 금액이다. LG유플러스는 공시지원금 상한을 전년 수준(45만원)으로 유지했다. 올해는 가입자 유치 경쟁으로 인한 '대란'도 눈에 띄지 않았다. 게다가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설비 투자(CAPEX·자본적 지출)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5G 망 구축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다. 통신 3사의 상반기 말 기준 설비 투자는 2조608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170억원) 대비 18.9% 감소했다. 5G 상용화 이듬해인 2020년 총 8조715억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를 집행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1에 불과하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망 구축은 올해 초에 사실상 완료된 상태"라며 "설비 투자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넉넉해진 곳간에 "통신비 더 낮춰라" 압박 통신 3사가 곳간을 걸어잠그면서 여유 자금은 많아졌다. SK텔레콤의 올해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5735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550억원)보다 8.1% 늘었다. KT는 같은 기간 2조8796억원에서 3조7867억원으로 31.5%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5596억원에서 1조480억원으로 80% 넘게 급증했다. 비용은 줄어들고 현금은 쌓이자 통신비 인하 요구가 또 다시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통신요금 할인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1230만명의 이용자가 선택약정할인에 가입하지 않았다"며 통신 3사와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아 가입자들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선택약정할인은 12개월 또는 24개월 약정을 하는 대신 기본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4세대 롱 텀 에볼루션(LTE) 요금제와 5G 요금제 간 가격 역전 현상에 대해서도 질책이 이어졌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300만명에 달하는 LTE 요금제 이용자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LTE 전용 단말기에서도 5G 요금제 이용이 가능해졌지만 많은 소비자가 이 사실을 몰라 5G보다 비싼 돈을 내고 LTE를 쓴다는 것이다. 통신 3사는 "가만히 앉아서 돈 번다"는 듯한 인식이 내심 불편하다. 통신 3사는 올해 초 정부가 통신비를 낮추라고 압박하자 3만원대 저가 5G 요금제를 내놨다. 가격 역전 현상은 당시 LTE 요금제를 그대로 두면서 발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택약정할인 역시 약정 만료 전 네 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 재약정을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강도현 과기부 2차관은 국정감사에서 "선택약정할인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신사들은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것도 단순히 곳간 채우기가 아니라 투자 재원 확보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통신 3사는 최근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들어서만 미국 AI 관련 스타트업에 3000억원가량을 투자했고 KT는 지난 11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향후 5년간 총 2조4000억원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도 2028년까지 1조3000억원을 투자해 기업용 AI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2024-10-15 05:02:00
스마트폰 '성지' 모르면 '호구'…단통법 폐지 눈앞
애플 아이폰 16 시리즈 국내 공식 출시일인 20일 오전 KT의 출시 행사가 열린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호텔에서 사전 예약 고객들이 단말기를 수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와 국회가 이른바 '단통법'으로 불리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에 속도를 내면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제품 중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주력 모델 가격이 150만~170만원에 달하는 등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이 심화된 탓이다. 소비자들은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가 지급하는 단말기 구매 지원금 상한이 사라지면 가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단통법 폐지 법안은 이달 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어간 상태다. 박충권 의원안은 단통법을 폐지하되 선택약정할인 등 통신비 절감과 관련한 조항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반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2014년에 시행된 단통법은 통신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단말기 가격 할인에 상한을 두면서 전 국민을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은어)'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상적인 경로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기껏해야 10만~20만 원밖에 할인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출시된 애플 아이폰 16 프로 기준 공시 지원금을 최대(24만~45만 원)로 받기 위해서는 최소 13만 원에 달하는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야만 한다. ◆단통법 10년, 음지화된 '성지'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는 기기 값을 공시 지원금보다 큰 폭으로 할인해주는 '성지'를 찾으려 발품을 팔고 있다. 성지는 단통법에 정해진 지원금 상한보다 많은 금액을 깎아주는 판매점을 말하는데 모두 불법이다. 판매점이 재량에 따라 판매 수익 일부를 떼어 가격을 낮추는 식이다. 이 때문에 통신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단말기 판매 장려금(인센티브)이 바뀔 때마다 '지원금 대란'이 일어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역별 '시세표'라는 이름으로 '불법' 지원금을 반영한 가격표가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자치구에 있는 판매점 시세표에는 출고가가 155만원인 아이폰16 프로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을 불과 79만원에 판매한다고 돼 있다. 해당 판매점과 같은 조건으로 지급되는 공시 지원금을 한참 넘어 출고가의 절반 가격이다. 이러한 스마트폰 성지는 점점 음지로 숨어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는 서울 테크노마트 같은 대형 전자상가에 있는 판매점에서 불법 영업이 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떴다방' 식의 영업이 횡행하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지하철역 인근 상가 공실을 단기 임대해 간판 없이 반짝 영업을 하고 스마트폰 출시 시즌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을 구매한 곳과 통신사에 등록된 영업점 정보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해당 판매점이 떴다방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단통법 시행 이전과 비교해 통신사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과 출혈 경쟁이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판매점의 편법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당장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순 있겠지만 쓰지도 않는 요금제와 부가서비스에 비싸게 가입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엇갈리는 이해관계 어떻게 풀까 단통법 폐지에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지만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의 견해는 다소 엇갈린다. 제조사는 기기 판매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달리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등 대형 통신 3사는 물론 이들로부터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MVNO·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업체들은 단통법 폐지 논의가 마냥 반갑지 않은 분위기다. 통신사 입장에선 단통법이 폐지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통신 사업 매출을 올리려면 다른 회사 가입자를 뺏어와야 하는데 판매 장려금 등 마케팅 비용이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 3사가 단말기 할인 폭을 늘리면 그만큼 알뜰폰의 저렴한 요금이 갖는 이점이 줄어들어 가입자가 이탈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회선 수를 기준으로 알뜰폰의 시장 점유율이 16.5%까지 오르며 사실상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른 점도 이들 사업자의 걱정거리다. 각 업계가 다른 목소리를 내지만 단통법 폐지는 기정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올해 안에 단통법 폐지가 실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때문에 통신사만 이득을 봤다는 의견에는 공감하기 어렵지만 정부나 국회에서 단통법을 폐지한다면 사업자로선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2024-09-26 0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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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테크로드'의 역습‧⑤]태양광·배터리·드론까지···미래 '알짜 먹거리' 독식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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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AI 시대, 개발자의 미래와 생존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