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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시대 종착역 보인다… 철강업계, '설비 유지'에서 '선별 전환' 경쟁 돌입
[이코노믹데일리] 글로벌 철강업계가 2026년을 전후해 모든 설비를 유지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공정별 '선별 전환' 경쟁에 돌입했다. 수요 둔화와 탄소 비용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생산량 확대보다 설비 구성과 공정 전환 전략 선택이 철강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글로벌 철강 수요 성장 둔화가 겹치며 고로 중심의 기존 철강 체제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기점으로 '고로 유지'가 기본값이던 시대가 저물고 선택과 집중을 전제로 한 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철강업은 대규모 고로를 기반으로 한 생산량 확대와 설비 가동률 유지가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둔화와 탄소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이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특히 고로 공정은 막대한 탄소 배출과 고정비 부담을 동반한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을 비롯한 규제 환경 변화로 고로를 계속 가동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전략 재정비에 들어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는 고로와 전기로를 병행하는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는 어떤 공정을 장기적으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불가피해졌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HyREX를 중장기 탈탄소 전환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정부와 협력해 실증 설비 구축과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HyREX는 파이넥스(FINEX) 공정의 유동환원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광석을 직접 환원하는 공법이다. 해외 샤프트환원로 방식과 달리 가공되지 않은 철광석 분광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원가와 경제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항제철소에는 연산 30만톤 규모의 데모플랜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전기용융로(ESF) 시험 설비도 준공돼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EAF) 기반의 탈탄소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정(EAF–BF 혼합 프로세스)을 도입해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이 공정은 전기로에서 생성한 용융 철과 고로에서 생산된 용융 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기존 고로 제품 대비 탄소 배출을 낮춘 제품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로 기반 저탄소 제품 브랜드 'HyECOsteel'은 기존 고로 제강 대비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20% 이상 저감한 제품으로 2026년부터 양산을 계획 중이다. 이 같은 변화는 철강사들의 투자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신규 설비 투자보다는 기존 설비의 효율 개선, 전환 가능성, 단계적 축소 여부가 주요 의사결정 기준으로 떠올랐다. 과거처럼 모든 설비를 유지하며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전략은 리스크가 커졌다는 평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2026년 상반기 중 탄소 저감 강판의 상업 생산을 목표로 당진제철소에 전기로 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동시에 수익성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구조 전환 과정에서의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 비용과 수요 환경 변화를 고려해 모든 설비를 유지하기보다는 공정별 경쟁력을 중심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01-05 08:03:00
美 이어 EU도 '철강 장벽'…기로에 선 한국 수출 구조
[이코노믹데일리]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철강 수입에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미국 시장에 이어 유럽 시장마저 닫히면 한국 철강의 주요 수출 축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업계가 기술과 무역전략 관련 '투트랙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미·EU 잇단 고율 관세…수출 3할 시장 '이중 리스크' 10일 한국무역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철강 수출액은 332억9000만 달러(약 4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액은 43억5000만 달러(약 5조9000억 원), EU 수출액은 44억8000만 달러(약 6조1000억 원)로 집계됐다. 미국과 EU 수출액을 합산하면 30%를 넘어선다. 이같은 상황에서 철강업체들은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글로벌 흐름 속 중국산 저가 철강의 공세까지 겹치며 '삼중' 압박에 직면했다고 호소한다. 연간 무관세 수입 한도(쿼터)도 기존 대비 47% 줄어 한국 철강산업의 주요 수출 시장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 형국이다. 더불어 미국과 EU 시장이 동시에 관세 장벽을 세우면 수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내부의 공통된 우려다. 특히 자동차·조선용 강판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은 만큼 기업별 실적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에 따르면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 규모는 총 2억8100만 달러(약 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5월까지 25%였던 관세율이 6월이 되자 50%로 폭등해서다. 납부액이 한달 새 치솟으면서 연간 관세액 역시 양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에 달한다. 박 의원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이어 EU 조치까지 겹치며 한국 철강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의 잇단 조치로 세계 철강 시장이 '보호무역주의 확산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시작된 고율 관세 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퍼지며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린 관세 시대' 개막…산업 구조 전환 가속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통상 갈등이 아니라 국내 업계가 '친환경·고부가 철강 중심으로 산업 지형이 재편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친환경·고부가 중심 제품 주력 생산이 중국산 저가 철강의 덤핑 공세로 인한 수출 감소, 가격 경쟁력 약화, 내수 압박의 삼중고를 뚫어낼 전략이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 관계자는 "EU가 세이프가드 쿼터를 축소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아직 국가별 감축 폭이 확정되지 않아 향후 협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한국이 배정받는 쿼터 감소폭이 최소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회에 발의된 철강산업 특별법이 제정돼 정부 지원의 법적 토대가 마련되길 업계가 바라고 있다"면서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과 내년부터 시행될 실증·연구개발사업에도 업계 지원책이 충분히 포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EU의 조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 시행과 시점이 맞물려 '그린 관세 시대'의 서막으로도 해석된다. EU가 명분상으로는 산업 보호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저탄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적 재편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현대제철·세아그룹 등 주요 철강사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와 함께 수소환원제철 등 저탄소 기술 상용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EU의 관세 방침은 국가별 수입 쿼터를 넘는 물량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세부 물량은 아직 유럽연합 내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영향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수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EU의 조치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과 맞물려 있는 만큼 현대제철도 포스코와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 등 저탄소 제철 전환을 위한 국책연구를 병행하고 있다"며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공정 혁신과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재 미국과의 관세 후속 협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EU 대응책 마련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지난 9일 인천항 인천신항·인천 내항 제6부두 등 철강 수출 현장을 방문해 "철강기업의 애로 해소 방안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와 금융권이 함께 참여하는 수출보증상품 신설을 통해 약 4000억원 규모의 지원 효과를 낼 계획이다. 또한 하반기 중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주요 제품별 적정 생산 규모와 시장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2025-10-10 17: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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