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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한 번 주유로 1000㎞ '거뜬'
[이코노믹데일리] 르노코리아가 '신차 가뭄'으로 상징되는 오랜 침체기를 극복하며 하반기 화려한 부활을 알리기 위해 뛰고 있다. 지난 2년간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다시 르노코리아로 이름을 두 번 바꾸며 체제를 정비하면서 프랑스 르노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핵심 브랜드로 재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르노코리아 대표 차종인 '아르카나'와 'QM6'를 연달아 시승하며 앞으로 달라질 브랜드의 모습을 엿봤다. 국산차 가운데 유일한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인기를 누린 르노코리아 'XM3'가 '아르카나'로 돌아왔다. 차량 성능이나 편의성을 떠나 생김새만으로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아온 아르카나는 고효율 하이브리드 전기 파워트레인(구동계)을 얹어 경제성까지 갖춘 팔방미인으로 거듭났다. 르노 뉴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색깔이 상당히 뚜렷한 차다. 외관은 세단과 SUV를 합쳐 놓은 듯 늘씬하게 빠졌고, 체력은 한 번 주유로 서울-부산 쯤은 거뜬하게 왕복할 만큼 좋다. XM3 시절 가솔린 모델이 호평을 받은 두 가지가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완성형에 다다른 느낌이다. 지난 10일 르코노리아로부터 가득 주유된 상태로 차량을 받아 나흘간 약 840㎞를 타는 동안 한 번도 기름을 넣지 않았다. 서울-포항을 약 360㎞ 왕복하고도 120㎞를 더 탔다. 이후 계기반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150㎞였다. 연비에 신경쓰지 않고 탔는데도 이 정도다. 경제 운전을 했다면 1000㎞는 무난히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비결은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는 비율을 최대한 높였다는 점이다. 확실히 다른 하이브리드차보다 모터로만 달리는 빈도가 높았다.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 중에도 일정하게 속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엔진이 꺼지면서 연료를 소모하지 않았다. 최종 연비는 공인 복합 연비(17.4㎞/ℓ)보다 높은 21.0㎞/ℓ였다. 르노는 F1 경주용 차에서 운영 중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해 이처럼 높은 효율성을 뽑아냈다. 연료탱크 용량이 큰 것도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요인이다. 다른 소형 하이브리드 SUV에는 40ℓ가 채 안 되는 연료탱크가 탑재되는데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엔 50ℓ짜리가 들어갔다. 대개 연비 좋은 차는 가속이 답답하다고 알려졌지만 뉴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그렇지 않았다. 시속 50㎞까진 전기 모터로 빠르게 속력을 높이고 이후부터 엔진이 함께 돌아가며 꾸준하게 나갔다. 가속력은 초반과 중반에 집중됐다. 국내 고속도로 제한 최고속도를 벗어나서부터는 힘과 연비가 급격히 떨어지니 과속은 금물이다. 주행 모드는 크게 마이 센스, 에코, 스포츠까지 세 가지를 제공한다. 마이 센스에서는 조향감과 구동계 응답성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었다. 운전 성향이 거칠지 않다면 컴포트·레귤러·스포츠 중에서 조향감은 컴포트, 구동계는 레귤러로 설정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이밖에 가속 페달만으로 주행·제동이 가능한 'B(브레이크)' 모드와 배터리 충전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e-세이브'를 지원한다. 르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뛰어난 효율성 만큼이나 정숙성과 승차감도 준수한 편이었다. 고속 주행 중에도 불쾌한 소음은 웬만큼 걸러줬다. 실내는 지붕이 낮고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쿠페형 SUV 특성상 차체 크기 대비 넓지는 않았지만 4명이 타기에는 충분했다. 적재 용량은 487ℓ로 큰 연료탱크와 배터리를 내장한 점을 생각하면 작다고 보긴 어렵다. 내·외부 디자인은 변함없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르카나가 처음 나온 지 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세련되고 개성 있다. 새롭게 적용된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은 차량 앞뒤에 보강된 심미적 요소와 어우러져 신차 같은 느낌을 냈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T맵 내비게이션을 쓴 것까지는 좋았지만 다소 버벅거려 반응 속도가 아쉬웠다.
2024-05-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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