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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부당대출' 리스크…제4인뱅 문제없나
[이코노믹데일리]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설립을 준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뱅크 컨소시엄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KCD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리은행이 핵심 자금 조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당대출 사태로 금융당국이 제재 검토에 나서면서 적격성 문제까지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주요 자회사인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KCD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하면서 소상공인 금융지원 확대 및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KCD뱅크 컨소시엄의 가장 큰 경쟁력이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평가 능력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KCD가 설립한 한국평가정보는 개인사업자의 영업 정보를 기반으로 다수의 금융기관에 신용평가 모형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 140만 소상공인 사업자에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로 특화 서비스까지 안정적으로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은 KCD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을 전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제4인뱅이 설립될 경우 지난 2021년 토스뱅크가 출범한 이후 약 3년 만이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인터넷은행에 투자해 왔는데, 제4인뱅 도입 추진이 본격화하면서 직접 참여하기 시작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58%,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 7월 인사청문회 당시 "취임하게 되면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기준을 검토하겠다"며 "올 하반기에는 설립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가 우리금융 발목을 잡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을 현장 검사한 결과,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취급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규모가 특혜성 부적정 대출 혐의를 받아 금감원은 추가 조사 등을 통해 제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현 경영진에 대한 처벌 및 제재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에 대한 처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대상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법률상 보고를 제때 안 한 것은 명확하게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임종룡 회장은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만약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 기관 제재로 이어질 경우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제4인뱅 인가뿐 아니라 보험사 인수·합병(M&A)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컨소시엄 참여 자체는 큰 문제 없지만, 예비인가 심사 때 대주주 적격성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한다. 우선 기관 제재를 받을 경우에는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처분에 해당해 컨소시엄 참여까지는 제한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생긴다. 은행법 53조에 따르면 금감원은 각 기관에 시정명령 또는 6개월 이내 영업의 일부 정지 등을 부과할 수 있다. 또 금융지주회사법 57조에 따라 지주의 영향력을 행사해 자회사에 법을 위반하게 한 경우 금융지주 기관 제재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및 M&A 심사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및 은행주주로서의 적합성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인터넷은행 도입 평가 항목은 크게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 기여 등이다. 이를 고려해 최종 인가를 결정한다.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인 만큼 제4인뱅 컨소시엄은 자본력이 막강한 시중은행 등 금융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 우리은행은 KCD뱅크 컨소시엄의 투자자 입장이지만 제4인뱅의 자금 조달이란 핵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격성 문제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이번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만큼 기관 제재 가능성이 크다"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다른 (제4인뱅) 컨소시엄보다 불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4-09-03 14:48:40
"부동산·미술품 조각투자"…은행권, 토큰증권 시장 주목
[이코노믹데일리] 은행들이 토큰증권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은행, 증권 등 주요 자회사가 있는 금융지주들은 두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로 향후 수익 창출과 신규 고객 유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발행되는 토큰으로 주식·채권·부동산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 저작권 같은 무형의 자산을 비롯해 미술품 같은 유형의 자산까지 증권으로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다양한 자산을 투명하게 분할 소유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이 낮아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올랐다. 은행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성은 미미하지만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면 신규 고객 유치와 예치금 증가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추세에 따라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들도 은행·증권사와의 협업에 나섰다. 은행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올해 4월 은행들은 농협은행 주관으로 '은행권 STO 컨소시엄'을 꾸렸다. STO 법제화에 따른 은행권의 시장 참여 방안 및 STO 플랫폼 구축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현재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Sh수협·전북은행 등이 참여했다. 지난 6월 농협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공고한 '2024년 블록체인 민간분야 집중·확산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블랙체인 플랫폼 업체 '비디젠'(참여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STO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탁키퍼'와도 청약금 관리 업무, STO 신사업 상호협력 등에 대한 제휴를 맺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당행 조각투자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핀테크 기업이 직접 서비스나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 도구)로 투자자에 편의성 및 안전성을 제공하고, 한우농가에도 지속 가능한 자금조달 구조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농협의 정체성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운영하는 세종텔레콤과 제휴해 입출금 계좌 신규연동, STO 유통 지원 등을 협력한다. 올해 초에는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인 '열매컴퍼니'와 예치금 관리 사업 공동 추진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삼성증권·SK증권 등과 협업해 STO 사업 모델 공동발굴을 하고 있다. 또 STO 조각투자 업체인 '바이셀스탠다드'와 협약을 맺고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해 조각투자 시장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은행권 STO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지만 그룹 내 같은 계열사인 KB증권이 STO에 주요한 역할을 맡아 은행 측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분야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요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은행권 STO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하나은행은 하나증권·미래에셋증권, SK텔레콤과 별도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하나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하나원큐를 통해 조각투자사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은행권 최초로 출시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하나금융연구소는 국내 STO 시장 규모가 올해 34조원에서 2030년 367조원까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은행들은 STO 시장 수익성이 지금은 적더라도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STO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이 필수다. 현재는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대신하고 있는 수준이다. 최근까지 관련 법안 발의가 지지부진하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입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22대 국회의원들도 관련 법안에 관심을 두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병환 위원장은 지난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토큰증권은 입법을 해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입법안을 만들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들은 STO 법제화 과정에서 은행 자체 플랫폼으로 토큰증권의 공모와 청약 접수 등이 가능할 수 있도록 은행 겸영업무 확대를 위한 은행법 시행령 개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24-08-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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