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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갈등만 키운 최저임금 심의
[이코노믹데일리]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되자 노동계와 경영계는 볼멘소리를 앞다퉈 쏟아냈다. 지난 12일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물가상승률보다 적게 올라 실질임금이 삭감됐다"고 반발했고 경영계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동결돼야 했다"고 맞받았다. 해마다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일정한 과정을 반복해 왔다. 먼저 최임위에 참여하는 근로자위원은 대폭 인상, 사용자위원은 동결 또는 동결에 가까운 인상을 최초 제시안으로 들고 나온다. 이후 최임위 회의는 개최와 파행을 거듭하다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을 내고 노사 위원들은 그 안에서 각각 최종 제시안을 낸다. 그리고 두 안을 표결에 부친다. 이 과정에서 노사 위원 일부가 표결에 반발해 퇴장한다. 최임위는 노·사·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기구지만 결과는 늘 공익위원 손에 좌지우지돼 왔다. 지난 12일 새벽 최임위 제11차 전원회의 표결에서도 결과를 계산해보면 공익위원 중 5명이 사용자위원 측 안을, 4명이 근로자위원 측 안을 지지했다. 당시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퇴장한 가운데 최종 표결 결과는 14(1만30원)대 9(1만120원)였다.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싸고 노사가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는 물가였다. 올해 최임위 심의에서 노동계는 '물가를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2600원은 돼야 한다고 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으로 물가 상승과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며 동결을 주장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매년 격론을 벌이는 모습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대체로 물가가 비싼 나라가 최저임금도 높다. 최임위가 낸 '2023년 주요 국가 최저임금 제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주요국 최저임금은 △영국 1만8500원 △독일 1만7900원 △프랑스 1만6800원 △미국(연방) 9980원 △한국 9620원 △일본 8300원 등이다. 나라별 물가와 환율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지표인 '빅맥 지수'는 △영국 5.81달러(약 8060원) △독일·프랑스 등 유로존 5.87달러(8143원) △미국 5.69달러(7894원) △한국 3.96달러(5500원) △일본 2.67달러(3704원) 등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해 '최저임금의 쟁점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소비자물가가 1.05% 오른다고 추정했다. 만약 최저임금을 지난해(9620원)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더라도 소비자물가는 0.63%p 오를 것이라고 봤다. 실제 올해 6월 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9620원에서 올해 9860원으로 2.5% 올랐다. 전년 대비 최저임금 인상률이 16.4%를 기록한 2018년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5%에 그치기도 했다. 물가라는 한 가지 경제 지표만으로도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서 보듯 최저임금 심의 과정이 지나치게 소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이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갈등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도 최저임금 결정 구조와 기준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하는 8월 5일 이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논의체를 구성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4-07-21 06:00:00
손경식 경총 회장, ILO 총회서 "미래 세대 위해 노동개혁 필수"
[이코노믹데일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2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미래 세대를 위한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 경영계를 대표해 연단에 오른 손 회장은 "과거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제도와 규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성장 잠재력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그로 인해 전 세계 노동시장이 분기점을 맞았다"며 "노동개혁을 통해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이 노동개혁 과제로 꼽은 건 노동시장 유연화와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성과 중심 임금체계다. 또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더라도 사업장을 점거할 수 없도록 하고 대체근로를 허용해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연설을 마친 후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 로베르토 수아레스 산토스 국제사용자기구(IOE) 사무총장과 잇따라 만나 한국 노동시장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ILO 총회는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총회에는 187개 회원국 노사정 대표가 모인 가운데 회원국의 협약·권고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생물학적 위험 관련 국제노동기준, 돌봄경제에 대해 논의한다. 한국에서는 손 회장을 포함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참석했다.
2024-06-10 16: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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