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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글로벌 ESG 전망-자국우선·보호무역 기조 속 글로벌기업 ESG경영은 계속된다
[이코노믹데일리] 지구촌 각지에서 발생하는 기상재해로 어느 때보다 강렬한 기후 위기 속에서 한 해를 보낸 2024년은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글로벌 사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의 규제와 관리 지표를 만들기에 바쁜 한 해였다. 다가오는 2025년은 그간 만들어진 ESG 관련 제도와 규제들이 본격 실행되는 시기이자 정치적 변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때보다 큰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재집권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ESG경영 후퇴는 없을 것 2025년 1월 20일(이하 현지기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주요 공약 ‘아젠다 47’을 통해 파리기후협정 재탈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보조금 전면 수정, 화석연료 채굴 확대, 전기차 의무 판매 규제 폐지 등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공급망 실사 등 ESG 관련 규제에 속도 조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글로벌 기업들은 지속 가능 경영을 추구하며 공급망 전반에 ESG 강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한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최근 공개한 ‘2025년 주목해야 할 ESG 6대 트렌드(Sustainability and Climate Trends to Watch 2025)’는 ‘에너지 전환 투자...비상장 저탄소 솔루션 기업에 주목’, ‘기후변화 적응 분야에 투자 기회 넘쳐’ 등 3개 부문트렌드에서 기후 변화 관련 투자를 강조했다. “기상재해가 더욱 빈번해짐에 따라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으며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MSCI가 지난 11월 350개 금융시장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MSCI Sustainability Institute Climate Risk Survey) 결과 압도적 다수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 변화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응답에는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 제공기업의 가치가 높이 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함의가 응축돼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5일 발표된 사단법인 한국ESG경영개발원의 ‘2025 ESG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기업과 공공기관의 94.6%가 2025년 ESG 예산을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 강화...지연 속 전진 2025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산업계에 미치는 부담을 감안해 한 템포를 늦추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먼저 유럽연합(EU)이 선도적으로 도입해 확정한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에 따라 2025년부터 대기업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한다. 2025년 공시 의무가 적용되는 기업은 직원 수 500명 이상 EU상장사·은행·보험사며 EU에 현지 법인이 없는 국내 기업도 EU의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자국 경제와 산업 특성에 맞춘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3월 기후 공시를 확립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은 기후와 관련한 지배 구조, 위험 요소 등을 모두 밝혀야 한다. 다만 글로벌 친환경 의제를 주도해온 EU가 한 호흡 쉬어갈 기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1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2기 집행부가 출범하며 "과도한 규제가 업계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불만에 대응하기 위해 ‘ESG 규제 간소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간소화 대상은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 △EU 택소노미(Taxonomy·녹색분류체계) 등이라고 집행부는 밝혔다. 우리나라도 2025년부터 대기업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던 ESG 공시 의무화를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ESG 공시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촉진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기업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어 국내 산업계가 적용 시기 연기와 기준 완화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산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해 금융위원회는 2026년 이후 공시 의무화를 제시하고 2025년 상반기 중 공시 대상과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탄소중립 강화 노력의 일환…국제탄소시장 2025년 출범 2025년의 중요한 글로벌 환경 이슈 중 하나는 유엔 감독 아래 운영되는 국제탄소시장이 본격 출범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11월 11~24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9)에서 파리협약 제6조(국제탄소시장)에 관한 협상이 마무리돼 국가 간 탄소 감축 실적 거래 기틀이 마련된 결과다. MSCI는 이에 따라 “국제탄소시장이 출범하면 탄소 배출권 시장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MSCI 카본마켓에는 2024년 말 기준 4000개가 넘는 탄소 감축 프로젝트가 등록돼 있다. MSCI 분석에 따르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지금의 기후 목표를 유지한다면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는 2024년의 15억 달러에서 2030년 35억 달러, 2050년 최대 250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EU CBAM, 사실상 2025년부터 시작 EU는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EU에 철강, 알루미늄 등을 수출할 때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매기는 제도로 물류, 해운 등 분야에 직접적으로 적용된다. CBAM은 2023년 10월부터 시범 시행돼 철강, 알루미늄, 비료 등 6개 품목의 탄소 집약적 제품을 EU로 수출할 때 적용해왔다. 2024년부터 2년 동안 전환 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되는데, EU로 수출하는 제품의 전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탄소량을 측정하려면 2025년부터 데이터 수집과 관리가 필요하기에 실질적으로 CBAM은 2025년부터 발동되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자체적인 CBAM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EU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에 나서 지난 5월 'CBAM 대응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발표, 수출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중소기업(2023년 기준 1억원 이상 355곳)을 중심으로 CBAM 전용사업을 포함한 3개 사업을 활용, 제품 단위 탄소 배출량 측정 및 산정, EU-ETS(유럽연합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시장제도)와 같은 검증기관을 활용한 검증보고서 발급 등 중소기업의 탄소 배출량 산정·검증 과정을 직접 지원하기로 했다. EU 수출 중소기업 전체(2023년 기준 1358곳)를 대상으로는 CBAM 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비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연수사업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 측정·산정 방법 등이 포함된 CBAM 특화 과정을 운영한다. 지난 11월 26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6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COP29 결과와 향후전망’ 토론회에서 윤용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ESG 규제는 이제 일부 국가와 정부가 아닌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며 “공급망 전반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에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고, 그들 주도로 지속가능경영 체계로 재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미국이 기후 위기 대응에 소극적 대응을 하더라도 기업들의 탄소중립 실현, 재생에너지 전환 등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업들을 향해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칠 것을 제언했다.
2024-12-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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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속 조선·해저케이블·하이브리드차 약진 전망
[이코노믹데일리] 친환경 기술, 글로벌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올해 성장세를 이어간 산업군이 ‘청사(靑蛇)의 해'인 2025년에도 약진을 이어갈 기세다. 대표적으로 국내 조선 업계가 친환경 선박 수주와 특수선 시장 개척으로 강력한 성장세에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의 수주 잔량은 3년 이상으로 발주 요청이 줄을 잇는 가운데 선진국들의 협력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산으로 해저케이블 시장도 왕성한 성장 중이다. LS전선, 대한전선 등은 전기화에 따른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잡았고 향후에도 승기를 이어갈 기세다. 전기차(EV)의 한계를 보완하는 하이브리드차(HEV)는 내년 자동차 수출의 핵심 방어막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매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선박 수주·특수선 시장 개척…조선 업계, 전방위 성장 중 국내 조선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상반기에는 친환경 선박 수주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고, 하반기에는 해외 국가들이 국내 조선사들에 협력을 요청했다. 나아가 특수선 시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면서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조선사들도 예상치 못한 규모의 수주가 이뤄졌다. 특히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가 예상치를 뛰어 넘었다”며 “국제해사기구(IMO)가 넷제로(탄소중립)를 선언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사는 통상 수주잔량 마지노선을 2년으로 잡는다. 배를 주문받고 인도하는 데 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2년치 일감을 갖고 있어야 독(Dock)을 놀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가 쌓아둔 수주잔량은 3년~3년6개월치에 달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조선 3사의 수익은 현재 수직 상승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1조4000억원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흑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1조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이익 전망치도 4619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965억원 적자에서 올해 2100억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해외로부터 잇달아 러브콜을 받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 지난달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협력을 요청하는 등 한국 조선 업계에 대한 각국의 협력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 사령관이 양사를 순차적으로 찾았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계와 달리 조선 업계는 분위기가 좋다”며 “미국과의 협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바람 타고 성장하는 해저케이블 시장 주요 국가들의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전기화가 빨라지면서 올해 세계 전력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덕분에 해저 케이블, 전선 사업 등은 트럼프 리스크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해상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그에 따라 해저케이블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향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필수 제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에서 얻은 풍력에너지를 육지로 전송할 때 필요하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데다 기술 장벽이 높아 기술을 보유한 일부 기업들이 수혜를 입게 됐다. 현재 LS전선을 비롯한 유럽 3개사가 글로벌 시장 85%를 장악하고 있다. 탄소중립 추세로 글로벌 국가들이 자국 에너지 안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개발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해 9월 발간한 ‘2024년 상반기 세계 전력 수급 현황’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23년 30%에서 2025년 35%로 증가하면서 석탄 발전 비중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저케이블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예정이다. 영국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CRU에 따르면 전세계 해저케이블 수요는 2022년 6조4000억원에서 2029년 29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 등 해저케이블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지역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수년간 주요 전력망 공급자로서 입증해 온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해저케이블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규 LS전선 사장도 지난 9월 “전기화 트렌드가 15년은 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장 전망도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리스크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IRA 백지화는 할 수 없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LS전선은 이번 달에만 총 3건의 해저케이블 사업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는데, 그 규모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공시된 내용보다 더 많은 거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LS전선 관계자는 “경쟁이 심한 지역의 경우 수주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속 선택받은 하이브리드 혼란스런 대내외 상황으로 올해 수출 버팀목이 된 자동차 산업마저 위협받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내년 수출 '방어막'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오랜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향후 전기차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국내와 미국 내 생산시설에서 양산하고 있어 내년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KITA)도 지난 19일 '2025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EBSI)’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산업은 전분기에 이어 수출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이 보고서가 내년 1분기 자동차 산업 수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이유도 하이브리드차 수요 증가 때문이다. 실제 하이브리드차는 올해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지난 1~10월 하이브리드차 신규 등록 대수는 약 38만3000대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10만4000대였던 하이브리드차 등록은 2022년 21만1000대, 2023년 30만9164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미국 시장 내 하이브리드차 점유율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정보와 리뷰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에드먼스(Edmunds.com)의 '미국 내 전기차,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 비교'를 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 차량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체 판매의 8.3%를 차지했다. 전기차는 6.9%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대비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은 2.8%p 상승한 반면 전기차는 1.7%p 증가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도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전부터 줄곧 주장해 온 IRA 폐지 및 감축은 전기차 보조금에 영향을 미치며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25년 1월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한다”며 “현대차·기아는 다양한 차종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전기차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능동적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2-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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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된 '트럼프 리스크'··· IRA 폐지위기에 환율관찰대상국 지정까지
[이코노믹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한국경제를 향한 트럼프 리스크 조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날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나라를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면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에 힘을 실어 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걸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석유·가스회사인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 해럴드 햄과 더그 버스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끄는 에너지정책팀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계획을 살피며 이 같은 내용을 논의 중이라는 게 보도의 핵심이다. IRA는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대해선 차량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를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IRA를 비판해 왔다. 이에 미국의 자동차혁신연합은 의회에 "미래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 굳건히 자리잡는 게 필요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전기차 세액 공제를 유지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자동차혁신연합의 우려를 반영한 듯 이날 보도 직후 테슬라 주가는 6% 가까이 하락한 채 마감했고 소규모 전기차 경쟁사인 리비안의 주가는 14% 급락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IRA 폐지는 당장 테슬라 판매에 피해를 줄 수 있지만, 경쟁사의 경우 피해가 더 클 거라며 IRA 폐지를 지지했다. 장기적 관점에선 테슬라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로이터는 머스크의 설명대로 IRA가 폐지될 경우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테슬라가 타격을 입겠지만, GM 포드 현대차 등 경쟁사들의 피해는 더 클 거라고 전망했다. 실제 국내 업계에선 전기차 판매량 감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교수는 트럼프 당선을 자동차 업계의 악재라고 표현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이 사라지는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일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9' 생산을 시작했다. 또 미국 남부지역 앨리배마 공장에서도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메타플랜트를 통해 전기차 모델을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만드는 EV9은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함께 혜택 여부는 불확실하다.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도 미국에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 법인이나 단독 공장 형태로 공장을 짓고 있다. 한국이 미국의 환율관찰대상국에 지정된 데 대한 부정적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재무부는 같은 날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 한국과 함께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은 지난 2016년 4월 이후 7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지난 6월 보고서에서도 빠졌던 한국은 이번에 환율관찰 대상국에 다시 들어갔다. 미국은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에 따라 자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 정책을 평가한 뒤 일정 기준에 해당하면 심층분석국이나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150억 달러(약 21조900억원)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경우 등이 있고 3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하면 심층분석 대상, 2가지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이 된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들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환율 관찰국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환율관찰 대상국은 말 그대로 '모니터링' 대상으로 제재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혜택이나 피해가 없더라도 안심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통상 정책이 급변하는 만큼 한국 수출에 불안감이 고조될 수 밖에 없어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관찰 대상국에서 벗어나려면 세 가지 조건 중 가장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게 흑자 폭을 줄이는 것"이라며 "(한국은) 이미 반도체, 이차전지 등 수출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4-11-15 16: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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