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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보험사 '울상'…하나·신한EZ손보 줄줄이 적자
[이코노믹데일리] 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로서 획기적인 역할이 기대됐지만 상품 포트폴리오와 판매 채널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60억원의 적자를 냈다. 차세대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에 따른 비용 증가가 적자 요인으로 보인다. 신한EZ손보는 지난 2022년 출범 이후 적자가 지속돼왔다. 하나금융 계열인 하나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1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적자 폭을 20억원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다. 장기보험 판매 확대를 위해 IT 인프라 구축 비용이 증가한 점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한 영향이 컸다. 아직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은 우리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NH농협) 계열 보험사 중에서 두 디지털 손보사만 적자 행진이다. 특히 지주 손보사 중 KB손해보험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디지털 보험사가 적자를 지속하는 요인으로는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된 타 금융업권과 달리 보험업계는 아직 대면 영업 영향이 큰 점 때문으로 꼽힌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대면 가입률이 각각 99.4%, 93.8%에 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비대면 가입률은 생보 0.6%, 손보 6.2%에 불과한 셈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통신판매 전문보험사로서 보험업법상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온라인 채널(전화·우편·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영업해야 한다. 판매 채널이 한정적이다 보니 소액 단기보험(미니보험) 등 보험료가 저렴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상품 위주로 판매할 수밖에 없어 이익 창출이 어렵다. 통상 보험사들은 가입 기간이 길고 수익성 제고에 유리한 장기 보험을 중심으로 판매한다. 실제 회계제도(IFRS17) 안에서 장기 보험은 수익 창출 기대가 높은 보장성보험에 해당한다. IFRS17은 부채 평가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보험사들은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도 상품 포트폴리오에 장기 보험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실적 개선에 나섰다. 신한EZ손보는 최근 '신한 이지로운 실손보험'과 '신한 이지로운 유병력자 실손보험'을 출시해 디지털 손보사 중 최초로 실손보험을 내놨다. 올해 초에는 장기 보장 상품으로 '신한 이지로운 건강보험', '신한 SOL 주택화재보험'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나손보도 장기 보험 비중을 확대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을 활용한 대면 영업을 강화했다. 특히 통신 수단을 이용한 비대면 영업을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통신판매전문보험사가 아닌 종합손해보험사의 라이선스(인가)를 보유하고 있어 장기보험을 늘릴 수 있었다. 올해 초 '하나 가득담은 3.5.5 간편 건강보험' 등 건강보험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삼성화재에서 GA사업부장과 장기보험부문장 등을 역임한 배성완 하나손보 사장을 선임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중심 운영으로 소비자 편의성을 보장하면서 '보험업계의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디지털 보험사들에 불리한 영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보험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 모형인 만큼 국내 보험 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규모거나 위험 노출이 낮은 회사가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 일각에서 장기 보험은 대체로 상품 약관 내용이 어렵고 가입 절차가 복잡해 대면 영업이 대세인 만큼 디지털 손보사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IFRS17 도입에 따라 보장성 상품 판매를 늘리는 게 필요한데 아직 복잡한 상품 설명 때문에 설계사들의 대면 영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 보험사들의 경우) 판매 채널에 제한이 있고 고연령층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아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2024-08-12 10:58:03
미래에셋생명, '건강·변액' 쌍끌이 전략 통했다
[이코노믹데일리] '변액보험 강자' 미래에셋생명이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변액보험과 건강보험 중심의 '투트랙(Two-Track)' 경영 전략으로 수익성까지 잡았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연 2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내며 변액보험 강자를 유지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자료 분석 결과,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1분기 기준 직전 1년간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 18.77%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최근 국내 자산시장 침체 및 고금리 기조 탓에 생보업계에서는 변액보험 인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인 반면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수익률은 흥행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 운용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 투자이익을 배분함으로써 보험기간 중 보험금·해지환급금 등이 변동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수익률 견인에는 'MVP 펀드'가 있었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자산관리 전문가가 고객을 대신해 자산운용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일임형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다. 전문가들이 글로벌 시장 상황을 살펴 적절한 시기에 자산 재조정(리밸런싱)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해외투자 상품이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분산투자를 원칙으로 전체 보험 자산의 75.5%를 해외 시장에 적극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3일부터 한 달간 17개 변액보험 브랜드의 7월 빅데이터 1816만개를 바탕으로 소비자 행동 분석을 한 결과,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이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했다. 브랜드평판 지수는 소비자의 온라인 습관이 브랜드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착안해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지표다.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은 올해 변액보험과 건강보험의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 최적화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에서는 보장성 보험 계약이 많을수록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생보사들은 수익 제고에 불리한 저축성 보험보다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김재식 부회장은 "건강보험 상품을 확대하고 판매 절차도 고도화해 CSM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동시에 변액보험은 업그레이드해 균형 있는 판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변액 기능을 연금저축 및 퇴직연금에 확대 적용해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변액종신보험 등 차별화된 상품 개발에 나섰다. 지난 2일에는 유병력자와 고령층까지 가입이 가능한 '헤리티지 종신보험'에 납입보험료플러스형을 출시했다. 사망 시 가입금액에 추가로 기납입 보험료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납입 기간에 매년 사망보험금이 증가하는 구조다. 사망보장과 함께 생활자금을 최저 보증 받을 수 있는 변액종신보험 '미담'도 지난달 선보였다. 또 올해 초 출시한 '미리 주는 건강종신보험'은 가족을 위한 종신사망보장을 제공하면서 주요 질병 발생 시 사망보험금을 미리 받아 치료비, 간병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런 전략 상품 확대를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뤄나갈 예정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CSM은 2조9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신계약 CSM은 962억원으로 이중 보장성보험은 842억원, 저축성보험은 120억원 규모였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신계약 CSM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 상품 라인업 확대 및 변액보험 상품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판매 절차도 고도화하겠다"며 "디지털화 로드맵에 따라 보유 CSM 규모를 좌우하는 유지율 및 손해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10 15: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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