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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전자' 반도체 경쟁력 하락… 외국인 투자자 "'지배구조 리스크'가 키웠다"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1일 장중 8만8800원, 시총 530조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넉 달 뒤인 지난 14일 시총 230조원이 증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로 삼성전자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점인 0.87배까지 떨어졌다. 다음날 주가가 5만원대를 회복하고 삼성전자가 자사주 10조원어치를 매입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바닥을 모르는 삼성전자의 추락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질문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트리서치는 '삼성 주가 하락의 이유'를 묻는 이코노믹데일리 질문에 18일 “(삼성의 주가 추이는) 주목할 만한 동향”이라고 답한 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스트레이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펼치며 미국 시장에서 경기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며 "관세 인상 등 당선인이 공약을 이행할 경우 달러 강세는 불가피해질 게 뻔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 전문가들은 또 다른 분석을 내놨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달리 유독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인 기저에는 삼성전자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명 ‘지배구조 리스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일시적인 경쟁력 훼손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훼손이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 수뇌부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심이다. 지배구조에 획기적인 전환이 있지 않은 이상 경쟁력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삼성전자 경영진의 능력을 두고 의심은 꾸준히 있어왔다. 최근 그 의구심이 현실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건 반도체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인 TSMC에 밀려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를 냈다. 이에 이 회장은 2022년 10월 회장 취임 당시 사내 게시판에 "지난 몇 년 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 지난달 8일 삼성전자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고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첨단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지 못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까지 SK하이닉스에 내준 게 주요 원인이었다. 2019년 HBM 연구개발팀 해체가 패착의 이유가 됐다는 주장과 함께 지배구조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은 “반도체 경쟁력 약화는 눈에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구조조정이나 전략적 선택 등 기업 경영에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을 때마다 이 회장이 이를 미루거나 하지 않은 점”이라며 "수 년 째 인수합병을 한다면서 실행하지 못했고 그 사이 염두에 두던 회사들 시총은 2~3배 올랐는데, 만약 선전국 기업들이었다면 이사회에서 그 경영자를 해고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이 미등기임원인 점도 문제로 꼽힌다.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되지 않아 법인등기부등본에 등재되지 않는 미등기임원은 회사의 법적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어도 실질적으로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해 논란이 돼 왔다. 등기임원에 비해 법적 책임이 가벼워 권한과 책임이 불일치한다는 비판도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2023 연간보고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찬희 위원장은 “삼성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의 약화, 인재 영입의 어려움과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 어려움 속에 놓여 있다”면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거버넌스에 획기적 전환이 없는 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은 계속 이어질 거라는 조언도 나왔다. 거버넌스포럼이 17일 발표한 논평에선 “최근 미국, 영국 등 초대형 자산운용사 중역과 핵심 펀드 매니저들의 한국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주요 목적은 삼성전자 고위층을 만난 후 운용사별로 수조원씩 되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지 아니면 매각할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24-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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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어닝쇼크··· 전영현 "투자자, 임직원에게 송구"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돌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삼성전자 주가도 가파르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저조한 실적에 이례적으로 주주와 임직원을 향해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8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조9300억원(6.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3400억원(12.8%) 감소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증권사 18곳에서 추정한 컨센서스 평균치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매출 80조7849억원, 영업이익 10조3570억원을 거둘 것이라 예상했으나, 각각 잠정 실적과 1조원이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날 부문별 실적을 밝히진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원인으로 반도체 부진이 꼽혔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 중 DS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38.6%, 61.8%였다. 사실상 DS부문 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셈이다. 컨센서스에선 DS부문이 3분기 영업이익으로 5조~6조원 사이를 거둘 걸로 예상했는데, 전체 실적을 고려할 때 최저치인 5조200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위기가 가시화하자 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삼성전자 주가는 7일 종가 기준 6만1000원에 마감됐으나, 이날 거래 개시 직후 5만9900원까지 밀리며 6만원 선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7월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8만8800원과 비교하면 약 2만8800원(48.1%) 낮아진 가격이다. 변화를 통해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DS부문장인 전 부회장은 잠정 실적 공개 직후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 여러분께 먼저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회사의 앞날까지 걱정을 끼쳤다"고 경영진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재도약을 위해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고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며 소통의 조직 문화를 재건하겠다"며 "치열하게 도전한다면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2024-10-08 11: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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