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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공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설계 철학부터 달라진 이유
[이코노믹데일리] "무엇이든 멈출 수 있지만, 데이터센터만은 멈출 수 없다." 네이버가 판교 화재 이후 내린 결론이다. 지난 2013년 네이버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 춘천'이 문을 열 때만 해도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창고'였다. 12년이 흐른 지금 '각 세종'은 전력망·냉각기·보안 통제까지 스스로 사고하는 '지능형 설비'로 진화했다. 기술보다 먼저 바뀐 건 설계의 철학이었다. 지난 27일 세종시 부강면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처음 마주한 인상은 '고요'였다. 하지만 그 고요는 정적이 아니라, 거대한 숨이었다. 수천 대의 서버가 쉼 없이 돌아가며 내뿜는 미세한 진동이 바닥을 울렸고, 투명한 배관을 타고 흐르는 냉각수는 낮과 밤의 경계를 모른 채 순환하고 있었다. 기자들이 발소리를 죽이고 둘러보는 사이, 통제실의 수십 개 모니터가 깜빡이며 이곳이 살아 있는 'AI의 심장'임을 증명했다. 이곳은 네이버가 춘천 이후 10년 만에 세운 두 번째 자가형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다. 총 270메가와트(MW) 전력을 공급받아 6.75배 커진 규모로 지어졌다. 내진 설계 기준은 규모 7.0, 진도 9 수준. 사실상 원전급 기준이다. 네이버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배터리실을 완전히 이원화하고 소화약제와 스프링클러를 병행하는 복합 방재 시스템을 적용했다. 노상민 센터장은 "재해는 막을 수 없어도 피해는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며 "화재·침수·지진 등 모든 리스크를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반영했다"고 말했다. '각 세종'의 강점은 에너지 효율이다. 서버의 열을 식히는 냉각 방식은 기존 공랭식에서 '간접 외기 냉방'과 '액체 냉각(DLC)'으로 진화했다. 외부 바람을 90%까지 활용하면서도 습도·미세먼지 조건에 따라 자동 전환되는 구조다. 덕분에 전력 효율지표(PUE)는 글로벌 빅테크 수준인 1.1대를 유지한다. 미국 친환경건축위원회(USGBC)가 부여하는 최고 등급의 친환경 인증인 LEED v4 플래티넘 인증도 획득했다. 네이버는 현재 '각 세종'의 1차 데이터센터를 넘어 AI 연산용 초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확산에 맞춰 향후 2차(2027년)·3차(2029년) 데이터센터 확장 단계부터 액침 냉각 기술을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고전력 GPU 서버가 늘어나는 AI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다. 이러한 물리적 혁신 위에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저장 공간이 아니라 AI 인프라의 핵심 지능"이라며 "우리는 이제 데이터센터를 '인텔리전스 센터(Intelligence Center)'로 부른다"고 말했다. 그는 "AI 학습·추론·서빙 등 모든 프로세스를 내부 클라우드에서 완결할 수 있는 '풀스택' 역량이 국내에선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지금 '전력 대란'과 '입지 규제'라는 이중 한계에 부딪혀 있다. 수도권 전력공급 제한과 분산에너지법 적용으로, 기업들이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전력 인허가 확보가 경쟁이 됐다. 네이버가 세종을 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상민 센터장은 "서울 근교는 이미 포화 상태"라며 "전력 공급과 전자파 간섭, 재해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종이 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각 세종'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한국형 데이터 인프라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AI가 산업 전반 '기반 기술'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며 전력·안전·지속가능성은 곧 국가 경쟁력이다.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업계는 '안전 설계'와 '전력 효율'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 흐름 속에서 '각 세종'은 완전히 새로 그려진 설계도의 첫 결과물이다.
2025-10-28 09:00:00
AI 고속도로, 'GPU'만으론 안 된다…정부-업계, '현실의 벽' 넘기 위해 머리 맞대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AI 고속도로’ 구축에 승부수를 던졌다. 2027년까지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7000장을 조기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특별법 제정까지 추진하며 AI 인프라 구축에 전례 없는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9일 경기도 안산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대표 클라우드 기업들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배 장관은 “AI 대전환의 승부수를 2~3년 내에 봐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경으로 확보한 1조4600억원을 투입해 첨단 GPU 1만3000장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1만5000장을 추가하는 등 당초 2030년까지 5만장을 확보하려던 계획을 대폭 앞당겼다. 배 장관은 파편화된 규제를 하나로 묶는 ‘데이터센터 특별법’ 제정 의지까지 밝히며 기업의 발목을 잡는 제도적 걸림돌을 걷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업계는 환영하면서도 AI 고속도로가 실제로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GPU의 안정적 수급과 운영 효율화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안정적인 GPU 수요가 뒷받침돼야 투자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며 정부의 확보 계획과 연계해 클라우드 사업자의 기술 개발을 촉진할 제도적 장치를 요청했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은 “GPU 클러스터를 어떻게 최적화해 비용을 줄일지가 핵심 과제”라며 클러스터링 기술 R&D 지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클러스터링 성능을 5%만 개선해도 GPU 100장을 추가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흩어져 있는 규제와 지역 민원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유원 대표는 “데이터센터는 복합 건물인데 규제가 분산돼 있다”며 허가 체계 일원화를 주장했다. 김세웅 부사장은 “안산시와 학교가 협조해 전자파 문제를 공표한 덕분에 민원 해결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지방 데이터센터 활성화를 위한 ‘전력’과 ‘인력’ 문제도 핵심 화두였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200MW급 데이터센터를 지방에 짓는 경우 인력 채용이 어렵고 건축 인력도 제한적”이라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김유원 대표는 “거점 대학과 연구소를 하나로 모아 클러스터를 조성하면 우리가 지방으로 진출하기 유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배경훈 장관은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며 “임시방편이 아닌 빠른 AI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정부의 압도적인 인프라 투자와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요구가 성공적으로 맞물려야만 ‘AI 고속도로’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AI 경쟁력의 대동맥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자리였다.
2025-08-29 22: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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