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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MBK '경영권 분쟁'은 오너3세 시대 사모펀드 개입 확장판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촉발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대기업 오너 3세 시대에 사모펀드의 존재감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오너 1, 2세대와 달리 장악력이 떨어지는 3세대 오너의 약한 고리를 이용해 사모펀드가 공개 매수 등 방식으로 경영권을 '약탈한다'는 비판과 함께 3세대 오너의 지배력 강화로 기업 경영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이사는 “3세대로 넘어가면 회사 지분율이 줄어들게 된다. 상속을 통해 경영권을 받게 된 사람도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모펀드가 필요하게 됐다”며 “미국의 경우 투자은행(IB)이 그 역할을 하는데 한국은 IB가 기업 금융보다 부동산이나 기업공개(IPO) 중심으로 발달하다 보니 그 역할을 사모펀드가 하게 됐다”고 2일 설명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지난달 13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선언한 뒤 논평에서 “(한국 재벌 같은) 패밀리 비즈니스는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1~2세대를 지나 3세대가 되면 대개 위기를 맞게 된다”며 고려아연도 이 같은 사례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오너 3세가 경영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영풍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부터다. 영풍그룹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49년 공동 설립했다. 이후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 장씨 일가가 지배회사인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경영해 왔다. 공정위의 요구가 있고 2년 뒤인 2019년 2세대인 장형진 영풍 고문이 계열사 서린상사가 보유한 영풍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영풍-고려아연-서린상사-영풍’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끊었다. 그 결과 지주사격인 영풍에 대한 장씨 일가의 지배력은 커졌고 최씨 일가의 영향력은 약해졌다. 최씨 일가의 반격은 오너 3세인 최윤범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2022년부터 시작됐다. 최 회장이 공격적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고 시장에서 계열분리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후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의 지분 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한화H에너지 USA’ 등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최씨 일가 지분이 장씨 측 지분을 앞서게 됐다. 강성두 영풍 사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윤범 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2022년, 2023년 한화 등 국내외 기업들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또는 자사주 맞교환으로 무려 16% 지분을 희석시켜 기존 주주들의 비례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고려아연 최대주주는 MBK와 연합 전선을 꾸린 영풍(25.4%)이다. 영풍을 소유한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이 33.1%에 이른다. 고려아연 경영진인 최씨 일가의 지분율은 15.6% 내외로 우호 지분까지 합치면 34.3%다. 최씨 일가의 지분이 장씨 일가의 지분을 뛰어넘은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분쟁은 고려아연 같이 건실한 기업에서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내실 있는 좋은 기업이 사모펀드에 휘둘리는 상황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사례가 성공하면 다른 사모펀드들도 기업 사냥에 나설 수 있다는 명분이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 사태로 사모펀드의 존재가 부각됐지만, 오래 전부터 기업의 경영권 분쟁에 사모펀드는 키맨으로 활약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진칼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3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일명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의 분쟁이다. 2018년 11월 KCGI는 한진칼 지분 9%를 매입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곧바로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꾸려 한진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조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 들어갔다. 치열한 공방 끝에 조 회장이 방어에 성공하면서 분쟁은 끝났지만 한진칼 분쟁은 한국 최초의 주주행동주의 펀드인 KCGI가 국내 최초로 주요 재벌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사건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2월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에서 ‘형제의 난’이 일어났을 때도 MBK는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비난의 대상이 됐다. 당시 MBK는 조현식 고문과 손을 잡고 공개매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방어하는 입장인 조현범 회장이 조양래 명예회장과 큰아버지(조석래 명예회장)가 이끄는 효성그룹을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MBK와 조현식 고문의 공개매수 시나리오는 무위로 돌아갔다. 조현범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창업자인 고(故) 조홍제 명예회장의 손자로 오너 3세다. 한진칼이나 한국앤컴퍼니 사태는 오너 3세들이 친족 등 우호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사모펀드 등 외부 공격을 방어하지 못하면 경영권을 손쉽게 상실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줬다. 최근엔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경험을 앞세워 오너 3세가 사모펀드와 손을 잡는 경우도 생겨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영을 시작한 오너 3세와 오너 일가가 직접 사모펀드를 찾아나서는 일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2024-10-03 16:30:00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상속재산 전액 사회환원' 약속 지켰다
[이코노믹데일리]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상속 받을 재산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단빛재단'을 출범시킨다. '아침 해의 빛'이라는 뜻인 단빛재단은 사회적으로 어두운 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 전 부사장 측은 26일 "지난 9일 주무관청인 외교부로부터 최종 재단 설립 허가를 받았으며 오늘 재단 운영에 쓰일 모든 상속 재산의 출연까지 마무리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5일 조 전 부사장이 기자회견에서 부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한 재산을 전액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지난달 공동상속인인 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동생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재단 설립 동의를 받아냈다. 이후 이사회 구성 등 재단 설립에 필요한 작업을 마무리했다. 단빛재단 초대 이사장엔 신희영 전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선입됐다. 국내 소아암 치료의 권위자로 알려진 신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 한국 조혈모세포은행협회장,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의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했다. 신 이사장은 "조 전 부사장의 상속재산 사회 환원이라는 어려운 결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국가경쟁력과 국격을 제고하겠다는 재단 활동 취지에 공감해 이사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단빛재단은 민간 영역에서 한국의 대외 이미지를 높이고 소프트파워를 보강하는 '액션 플랜'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 목표로 대한민국 국가경쟁력 제고와 외교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 양성 및 인프라 구축, 국제 개발 사업과 인도주의적 지원, 기후변화 관련 초국경적 사업에서의 역할 모색,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선순환적 지원 방안 모색 등을 꼽았다. 조 전 부사장은 “산업보국이라는 가훈을 남겨 주신 조부와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다음 세대에서도 대한민국이 발전과 번영을 거듭해 갈 수 있도록 단빛재단이 미력하게나마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09-26 21:27:24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APEC 기업인 자문위원 선임
[이코노믹데일리]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으로 26일 임명됐다. ABAC는 민간 기업을 대표해 APEC 회원국 정상에게 무역·경제 관련 의견을 전달하는 기구로 ABAC 한국 측 위원은 외교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조 부회장은 ABAC 위원 이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이사와 한국·베트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번 ABAC 위원 선임으로 조 부회장은 부친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에 이어 '민간 외교관' 역할을 넘겨받았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조 명예회장은 한일경제협회, 한일포럼, 한미재계회의,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등 다양한 경제 교류 단체를 이끈 바 있다. 조 부회장은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통해 내년 APEC 의장국이 되는 한국이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조 부회장은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민간 기업의 입장을 각국 정상에 잘 전달해 우리나라가 내년도 의장국으로서 활동 성과를 거둘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4-08-26 17:03:03
효성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전액 사회에 환원할 것"
[이코노믹데일리]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속받을 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 재단 설립에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게 하는 선례를 남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부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3월 별세하며 약 7000억원대 유산을 남겼다. 조 전 부사장 앞으로 남은 유산은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어 "공익 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들도 협조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삼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 협력을 요청했다. 또 "저의 가장 필수적인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계열 분리와 이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와 효성이 협조해 주길 바란다. 더 이상 효성그룹의 특수 관계인으로 묶이지 않고 삼 형제가 독립하는 것 역시 선친의 유훈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효성가와의 관계에 대해선 갈등 종결과 화해를 언급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금까지 벌어졌던 여러 가지 부당한 일들에 대해서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며 "앞으로는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각자의 길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협력 요청에 대해 거부하거나 시간을 끌 경우 모든 법적 권리를 활용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결심과 요청사항을 공동상속인들에게 전달했으나 한 달이 다 되도록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전달 사항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저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오해라고 일축했다. 조 전 부사장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효성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경영권 분쟁이란 말로 전의와 무관한 오해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질의응답에선 계열 분리와 문제가 된 유언장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월 유언장 내용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산 상속을 받지 않은 상태다. '계열 분리의 구체적인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삼 형제가 지분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 각자의 몫으로 지분을 몰아주며 분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법무대리인을 맡은 김재호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비상장 주식의 경우 시장에서 사고 팔기가 어려워 계열 분리를 위한 형제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언장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선 언론대리인을 맡은 김형민 샘 컨설팅 대표가 "유언장에 모호한 부분이 많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효성 측게 해설을 요청했으나 답변 받지 못해 상속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2024-07-05 14:36:43
대기업 오너家 자녀 보유 지분 가치 증가…세대 교체 이어져
[이코노믹데일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15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자녀 세대의 지분 가치 비중이 1%p가량 늘어 승계·상속이 꾸준히 이어졌다. 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가 2024년 지정 대기업집단 88곳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78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계열사 보유 주식과 지분 가치를 조사한 결과 5월 말 기준 155조65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 136조8369원보다 18조8221억원(13.8%) 증가한 수치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세대별로 나눠 보면 부모 세대가 가진 지분의 비중은 2022년 말 53.5%에서 올해 5월 52.4%로 0.9%P 감소했다. 반면 자녀 세대 지분은 46.7%에서 47.6%로 증가했다. 기업집단별 자녀 세대 지분 가치 비중은 같은 기간 40.9%에서 42.9%로 2.0%P 늘었다. 자녀 세대 지분 가치가 오너 일가 전체 지분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영원이었다. 영원무역그룹은 창업주인 성기학 회장에서 차녀 성래은 부회장으로 2세 승계가 진행 중인데 자녀 세대가 보유한 지분 가치의 비중은 0.8%에서 29.2%로 급격히 늘어났다. 성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법인 TMSA 주식 중 50.1%를 지난해 3월 성 부회장에게 증여한 게 반영됐다. 3세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한솔그룹도 자녀 세대 지분 가치가 약 1년 반 사이에 19.7%에서 45.1%로 크게 증가했다. 조동혁 한솔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말 1.42%에 불과한 한솔케미칼 지분을 5.57%까지 늘렸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명예회장이 지난 3월 별세하면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으로 상속이 진행되며 자녀 세대 지분 가치 비중이 77.9%에서 92.7%로 커졌다. 효성은 다음 달부터 조 회장이 이끄는 기존 지주회사 효성과 조 부회장이 맡는 신설 지주사 HS효성으로 나뉜다. 이밖에 넥슨과 DN, SM, 에코프로, 엠디엠, 삼표가 자녀의 지분 가치 비중이 많이 늘어난 10위권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지분 가치를 계산한 다음 가족 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친인척, 친족의 법인, 독립 경영 중인 친인척을 제외한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를 토대로 이뤄졌다. 상장사는 주가와 보유 주식 수의 곱으로, 비상장사는 자본총계와 보통주 지분율 간 곱으로 가치를 평가했다.
2024-06-19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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