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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금융사고 없도록"…은행권, 내부통제 잰걸음
[이코노믹데일리] 책무구조도 제출을 마친 은행들이 새해를 맞아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선다. 이를 위해 내부통제 조직 역할을 재정비하고 임직원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10개 금융지주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포함한 54개 은행이 지난 2일 책무구조도 제출을 마쳤다. 앞서 지난해 10월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한 18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온 시범운영도 마무리됐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에 대한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해 대규모 횡령 등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됐다. 특히 업무 연관성에 따라 최고경영자(CEO)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등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에 넘기지 않도록 해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도 불린다. 지난 2023년 12월 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법이 시행됐지만, 금융사들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대한 정기·수시 검사에서 책무구조도가 잘 작동하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만약 위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정도와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의 제재 혹은 금융사 자체 조사·징계 조치 등 수위가 결정된다.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평소 책무구조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게 적발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주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책무구조도 운영을 기반해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하고 임직원에게도 긴밀히 스며들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지주를 비롯한 은행들의 경영 방침은 내부통제 강화가 가장 핵심"이라며 "고객 신뢰 회복과 고객 중심 경영이 우선시돼야 수익 성장과 사업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KB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준법감시인 산하에 있던 본부급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의 소비자보호담당(C-level)으로 확대 재편했다. 지주 및 계열사 내부통제 조직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부서명을 '준법추진부'로 일원화했다. 국민은행은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금융사고 예방과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련 책임을 강화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책임감 있는 내부통제 체계 확립을 위해 준법감시인 산하 책무관리 업무 전담조직인 KB책무관리실을 신설해 운영해 왔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책무구조도를 가장 먼저 제출했던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책무구조도를 준비하면서 본점 및 영업점 부서장들의 효과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해 '내부통제 매뉴얼'을 별도로 마련했다. 또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해 임직원들의 점검 활동과 개선 조치들이 시스템 상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금융감독원 출신의 김철웅 금융보안원장을 상임감사로 선정하며 고삐를 조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내부 법령통지시스템과 내규관리시스템을 통해 법규 및 내규를 임직원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내부고발 제도, 윤리강령 및 내부통제 교육 등 부패방지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엔 한국표준협회(KSA)가 실시한 준법경영시스템(ISO 37301) 및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 국제표준 사후관리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2023년 시중은행 최초로 ISO 37301과 ISO 37001 인증을 동시에 획득한 데 이어 글로벌 수준의 내부통제 체계 및 준법경영 시스템을 지속 운영하고 있음을 인정받았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이번에 신설된 '윤리경영실' 지휘에 따라 내부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우리금융은 그룹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감사위원회 산하에 윤리경영실을 신설했다. 윤리경영실장엔 외부 법률전문가인 이동수 변호사를 영입했다. 우리은행은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였다. 특히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해 일부 중복되는 기능은 없앴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NH금융윤리자격증'을 도입해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한다. 지점장이나 팀장 등 책임자급 직원이나 퇴직자를 채용해 지점 감사 역할을 맡긴 순회감사자 등 내부통제 직무 담당 인원이 대상이다. 윤리의식과 실무 판단 능력 제고를 위해 해당 자격증을 따야 내부통제 관련 권한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태영 신임 농협은행장도 내부통제 혁신을 강조했다. 강태영 행장은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 층 더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2025-01-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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