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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TV 셋톱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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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 치이고 스마트TV에 쫓기고…IPTV 新 생존 전략
[이코노믹데일리] 넷플릭스·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인기에 설 자리를 잃는 듯한 인터넷 프로토콜TV(IPTV)가 반격에 나섰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SKB)와 KT, LG유플러스 등 3사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셋톱박스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OTT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대신 '셋톱박스'로 한 판 붙는 3사 지난 9월 LG유플러스가 AI와 IPTV를 접목한 'AIPTV'를 선보인 데 이어 SK브로드밴드, KT가 각각 'B tv 에이닷'과 '8K 화질 AI IPTV'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AI 기술을 적용하고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셋톱박스로 고객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다. 이전까지는 IPTV 사업자 3사가 경쟁을 벌이는 영역이 콘텐츠였다면 지금은 셋톱박스로 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3사는 공통적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내세웠다. 개인 취향에 맞춰 각종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대화형 검색을 지원하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인 '익시'를 셋톱박스에 탑재해 이용자의 평소 시청 습관에 맞춘 OTT나 실시간 방송, 주문형 비디오(VOD)를 골라주는 'AI 큐레이션' 기능을 도입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AI 비서인 '에이닷'을 활용해 이용자가 한 질문의 의도까지 파악해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달 4일 가장 늦게 AI IPTV를 공개한 KT는 업스케일링(품질 개선) 기술을 통해 4K 영상을 8K 초고화질로 바꿔주는 '지니 TV 셋톱박스 4'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와 함께 설거지를 할 때에는 음량을 키워주고 실내가 어두워지면 화면 밝기를 낮춰 주는 등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설정이 변경되는 기능도 선보였다. AI가 OTT에 대항할 IPTV의 생존 전략이 되면서 셋톱박스 성능도 중요해졌다. IPTV 3사는 자사 셋톱박스의 강점으로 기존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중앙처리장치(CPU), AI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내세웠다. 외부 서버가 아닌 셋톱박스에서 자체적으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라는 점도 3사가 일제히 강조하는 대목이다. 특히 KT는 8K IPTV가 세계 최초라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8K는 화면에 표시되는 화소 수가 4K(약 830만개)의 4배인 약 3300만개에 달해 영상을 출력하려면 셋톱박스 성능이 훨씬 좋아야 한다. ◆OTT보다 더 위협적일 수 있는 '이것' IPTV 업계가 AI 셋톱박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유료방송 시장의 침체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케이블TV를 누르고 유료방송 시장의 대장으로 올라선 IPTV는 이 무렵 등장한 OTT로 인해 위기를 맞았다. 2020년 하반기 4.38%를 기록한 IPTV 가입자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는 매년 반기마다 떨어져 지난해 하반기에는 0.54%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시기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15년 하반기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IPTV를 위협하는 것은 OTT만이 아니다. 미디어 시장에서 OTT만큼 존재감이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스마트TV도 매서운 기세로 IPTV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스마트TV는 셋톱박스의 기능을 내장한 TV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처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방송 시청 이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IPTV는 인터넷 회선을 셋톱박스에 연결한 뒤 셋톱박스를 TV와 잇는 방식이지만 스마트TV는 인터넷에 곧바로 접속할 수 있다. 중간 단계인 셋톱박스가 사라지는 것이다. 스마트TV는 기존 구형 TV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간 글로벌 스마트TV 판매 대수는 1억900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내 스마트TV 보급률은 70%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OTT 구독자 증가와 스마트TV 확산으로 미국과 한국에서는 유료방송 회선을 절단(수신 중단)하는 '코드 커팅' 현상이 가속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제조사는 스마트TV용 운영체제(OS)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탈(脫)셋톱박스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체 TV OS로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LG전자는 웹OS'를 내놓은 상태다. 두 회사 모두 자체 OS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가전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게 목표지만 TV 시장에서만큼은 IPTV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IPTV 사업자 입장에서는 콘텐츠로 OTT를 상대하고 하드웨어 분야에선 스마트TV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셈이다. IPTV 3사는 AI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위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스마트TV가 흔히 말하는 코드 커팅의 주된 요인으로 보기엔 아직까진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수많은 콘텐츠를 어떻게 시청하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니즈(요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11-12 0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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