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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듯…韓 발판 삼아 '고급차' 변신 노리는 중국車
▼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9일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한 수도권 전시장은 영업 시작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불이 꺼져 있었다. 소형차 2대 정도 들어갈 만한 전시장 내부에는 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 전시장 직원 A씨는 전시용 차량의 행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3주 전쯤 팔린 뒤로 새로 차를 들여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수도권에 있는 또 다른 전시장에선 BYD가 지난해 4월 출시한 1t 전기 트럭 'T4K'를 만날 수 있었다. 이름부터 '한국을 위한 트럭(Truck for Korea)'인 T4K는 현대자동차 '포터'를 빼닮았지만 곳곳에서 차별화 시도가 엿보였다. 포터와 비교해 T4K는 운전석을 더 많이 젖힐 수 있어 차를 잠시 세워 두고 편하게 쉴 수 있다. 또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41㎞로 포터(211㎞)보다 길다. 무엇보다 포터에는 없는 V2L(차량에서 외부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해당 전시장의 지점장은 "한국 시장을 겨냥해 나온 모델이다 보니 BYD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고 전했다. ◆'홍치'는 실패한 韓 승용차 시장 진출, BYD '도전장' T4K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는 게 앞선 지점장의 설명이다. 그는 "출시 초기에 고객 문의가 상당히 많았다"며 "BYD라는 브랜드에 의구심을 갖는 고객도 있었지만 현대차 포터보다 불편한 점이 크게 없어서 좋게 보신 분도 있었다"고 했다. 소비자의 이런 시선과는 별개로 BYD 본사는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아직은 1t 트럭과 전기 버스만 판매하지만 올해 4분기 승용 모델 3종을 내놓을 계획이다. BYD는 7월 말 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영업망을 구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BYD의 한국 진출 전략은 '고급화'다. 국내 소비자의 중국 브랜드를 향한 '저가 제품'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는 것이다. 새로 문을 열 전시장 중에는 수도권에서도 소득 수준이 높은 서울 강남·송파, 경기 성남 분당 지역에 자리를 잡은 곳도 있다.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부문에서 국내 시장 진출을 시도한 브랜드는 BYD가 처음은 아니다. 중국 고급차 브랜드 홍치는 이른바 '대륙의 롤스로이스'라고 불리는 고급 세단 'H9'을 한국에 출시하려 했다. H9은 지난 2021년 인증을 위해 2대가 수입됐으나 출시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BYD가 예정대로 승용 모델 3종을 출시한다면 해당 차량들은 한국에서 판매까지 이뤄진 최초의 중국 브랜드 승용차 타이틀을 얻게 된다. ◆BYD보다 한 발 빨랐다…유럽車 앞세워 스며든 지리차 BYD가 본격적으로 한국 진출을 추진하기 전까지 중국 자동차 업체는 자체 브랜드 차량을 내놓기보단 유럽 브랜드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우회 방식을 택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리자동차다. 중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지리차는 스웨덴 볼보자동차의 최대 주주다. 볼보차는 올해 상반기 기준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에 이어 국내 수입차 판매량 4위를 차지했다. 지리차는 볼보차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지만 모·자 관계인 두 회사는 신차 개발 과정에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볼보차가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한 소형 전기차 'EX30'은 지리차 플랫폼을 토대로 중국에서 생산 중이다. 지리차는 르노코리아자동차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지리차는 지난 2022년 르노코리아 지분 약 34%를 확보했다. 르노코리아가 9월 정식 출시 예정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지리차의 '싱유에 L'을 일부 변형한 모델이다. 유럽 브랜드인 르노가 중국 업체로부터 차량의 골격을 가져와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볼보차·르노코리아·지리차 간 삼각관계는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신차를 한국에서 생산하기로 하면서 한층 깊어졌다. 폴스타는 볼보차와 지리차가 2017년 합작한 회사로 현재는 지리차가 이 회사 지분을 절반 넘게 갖고 있다. 폴스타는 오는 2025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신형 전기차 '폴스타 4'를 생산한다. 지리차는 영국 경량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도 갖고 있다. 2017년 지리차에 인수된 로터스는 지난해 로터스자동차코리아를 출범하고 서울 강남구에 전시장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열린 출범 행사에는 지리차 본사 경영진이 비밀리에 방문하기도 했다. 지리차는 자사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를 통해 직접 한국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볼보차나 폴스타, 르노코리아를 앞세운 기존 전략과 다르다. 지커는 오는 2025년 말 수도권에 전시장을 열고 2026년 1분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 車 업체에게 한국이란…'저가' 이미지 벗을 관문 BYD와 지리차 등 중국 자동차 업체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크고 고급스러운 차가 잘 팔리는 특성 때문이다. BYD와 지리차가 고급화 전략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소비자는 가격을 더 내고서라도 상위 모델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 등록된 상위 10개 국산차 중 2000만원 초반 가격으로 구매 가능한 차량은 기아 셀토스와 레이, 현대차 아반떼 밖에 없었다. 수입차 등록대수 상위 10개 차종 중에서도 테슬라 모델Y와 모델3를 빼면 판매 시작 가격이 6000만원 이하인 차량은 없다. 유럽 자동차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은 적은 유지비와 실용성을 주로 따지는 소비자가 많은 유럽과 달라 본사에서도 주의 깊게 보는 지역"이라며 "시장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중국 차에 씌워진 '저가' 이미지를 벗기 위한 관문이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30 18:37:17
SNE리서치, 올해 1~4월 세계 전기차 인도량 전년 대비 20.3%↑
[이코노믹데일리]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는 올해 1~4월 중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약 428만대로 전년 대비 20.3% 상승했다고 7일 밝혔다. 업체별로 보면 중국 BYD가 86만7000대를 판매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수치로 동남아시아와 남미, 유럽 지역이 판매량 성장세를 이끌었다. 뒤이어 미국 테슬라가 48만3000대를 팔아 세계 2위 자리를 지켰다. 모델3 등 테슬라 주요 모델의 신차 출시가 늦어지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이어 중국 지리차 그룹이 33만6000대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성장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6만6000대를 판매하며 세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6와 EV6가 부진한 성적을 내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 역성장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시장 점유율 58.5%를 차지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54.8%에서 3.7%p 올랐다. 지난해 초 전기차 보조금이 끊기며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춘 소형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게 점유율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유럽은 22.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2.4%p 감소했다. 유럽 내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중단하며 성장률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또 내연 기관 경쟁력을 갖춘 현지 업체들이 탄소 규제에 반발하며 내연 차량 규제가 다소 완화된 측면도 점유율 하락을 이끌었다. 북미 지역은 12%를 차지하며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3.5%에서 1.5%p 줄었다. 테슬라, 스텔란티스, 현대차그룹 등 주요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이 횡보세를 보이며 판매량에 영향을 줬다. SNE리서치는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시장 약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지목했다. 보고서는 "기술 혁신 사업은 그동안 미국 주도로 이뤄졌으나 현재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중국을 배제하는 것은 글로벌 전기차 확산을 늦추는 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06-07 16:13:25
보릿고개 다 넘었다…'오로라1' 타고 부활 노리는 르노코리아
[이코노믹데일리] 르노코리아가 오는 6월 열리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새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개한다. 세대가 바뀌는 풀체인지(완전변경) 기준으로 2020년 XM3(현재 아르카나)가 출시된 이후 4년 만이다. 오랜 기간 신차를 내놓지 못하며 부진에 시달린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사명 변경을 기점으로 브랜드와 제품군을 정비하고, 르노의 한국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가 부산에서 선보일 신차 '오로라1(가칭)'은 QM6 후속 차종으로 전동화 파워트레인(구동계)이 탑재될 예정이다.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더해 탄소 배출량은 줄이고 성능과 연비를 높여 글로벌 친환경 SUV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임시로 붙은 차명 오로라는 르노가 추진하는 전동화 프로젝트를 말한다. 오로라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3종의 전동화 차량을 출시하는 중장기 신차 개발 사업이다. 르노그룹은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력해 프로젝트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리차는 스웨덴 고급차 브랜드 볼보자동차와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로터스를 보유한 회사로 2022년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확보하며 르노그룹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랐다. 생산 물량 감소로 일감 부족에 시달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국내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향후 3년간 매년 1종씩 신차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로라1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 이에 맞춰 오는 7월 여름휴가 기간을 이용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생산라인 공사에 돌입한다. 내년에는 볼보차 계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신차를 위탁 생산한다. 르노코리아가 오로라1을 공개하는 부산모빌리티쇼는 6월 27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7월 7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르노코리아가 부산모빌리티쇼 무대에 복귀하는 건 코로나19로 행사 자체가 취소된 2020년을 포함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2024-05-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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