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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3조' 순익 돌아왔다…'역대 두 번째' 실적 기록
[이코노믹데일리]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며 역대 두 번째 수준의 호실적을 달성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도 향상된 이익 창출력과 적극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7일 우리금융의 경영실적 공시를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지난 2022년(3조1690억원)에 이어 두 번째다. 4분기 당기순이익 또한 42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950억원)뿐 아니라 시장 기대치(3920억원)도 뛰어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3%로 전년 대비 1.0%p 개선되며 효율적 자본 활용의 성과가 나타났다. 그룹 전체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6%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등 영향이 있었음에도 중소기업 특화점포 신설,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 중점 지원 등을 통해 기업대출 부문을 9.0%가량 증가시키며 견실한 자산성장을 이끌어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41.9%나 오르면서 이익 성장을 크게 견인했다. 은행의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과 비은행 부문의 다각적인 영업 확대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이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영업수익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까지 확대됐다. 판매관리비용률은 42.8%로 증권사 출범 및 디지털·정보기술(IT) 투자 확대 등 비용 증가에도 꾸준한 비용효율화로 전년 대비 0.7%p 감소하면서 하향 안정세가 지속됐다. 그룹 대손비용은 연간 1조7163억원으로 4분기에도 비은행 자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한 위험관리역량을 강화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그룹 0.57%, 우리은행 0.23%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다만 NPL커버리지비율은 그룹 153.0%, 은행 247.4%로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증명했단 평가다. 그룹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08%로 4분기에 환율 150원 급등에 따라 약 40bp(1bp=0.01%p) 감소 영향이 있었지만, 전사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 노력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3bp 상승했다. 그룹 계열사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먼저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해 3조3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2조5056억원) 대비 21.3%(5388억원)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우리카드는 전년 대비 32.4% 증가한 1470억원을, 우리금융캐피탈은 10.9% 증가한 142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 이사회는 주당 660원의 결산 배당을 결의했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배당금은 주당 1200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1500억원으로 발표하며, 현금 배당과 함께 점진적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지난해 7월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발표했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의 지표별 이행 현황과 함께 올해 추가 추진방안도 공시했다. 우리금융은 비과세 배당을 통한 주주의 실질적 배당수익률 확대, 분기배당 선진화 절차 도입 등을 추진키로 했다. 향후 다양한 주주친화정책을 발굴하고 적극 이행하겠단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엔 연간 순이익 3조원 달성뿐 아니라, 한국거래소(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및 글로벌 탑티어(Top-Tier) 수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등급 획득 등으로 그룹의 성장 잠재력과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은 한 해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올해를 자본비율 개선 원년으로 삼아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자산리밸런싱을 통한 최적의 포트폴리오 구축 △소상공인 지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상생금융 확대 △내부통제 고도화 등에 박차를 가해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강화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07 16: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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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지수, KB·하나·SK텔레콤·KT·현대모비스 추가 편입…43사 중 5곳만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거래소가 코리아밸류업지수 특별변경을 심의한 결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41개사 중 최종 5 종목(KB·하나·SK텔레콤·KT·현대모비스)만 추가로 편입됐다. 해당 종목은 오는 20일 지수에 포함된다. 16일 한국거래소는 지난 11일 주가지수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대한 특별변경을 심의했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KT, 현대모비스 등 5 종목을 신규 편입했다. 특별변경은 지난 9월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51사 중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43개 사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정기변경 선정기준인 5단계 스크리닝 방식을 기반으로 심사가 이뤄졌다. 1~3단계(대표성·수익성·주주환원) 기준은 정기변경과 동일하게 심사했으며 4단계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 상위 50%였던 정기변경 기준을 완화해 75%로 적용했다. 마지막인 자기자본이익률(ROE) 5단계 기준에 따라 최종 편입의 3배수를 선별한 뒤 시가총액 기준 상위 5 종목으로 최종 선정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특별변경의 경우 최소 종목만 편입되는 만큼 ROE 외에도 국내 증시 대표성, 밸류업 기업으로서의 상징성, 연계상품 운용관련 상품성 등에 더 큰 가중치를 둘 필요가 있다는 시장 의견이 많았다"며 "연계상품 운용에 불편이 없는 범위 내에서 신규 편입을 최소화해 시행하는 점은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기 변경 선정 기준과 같은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시장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해 시장 대표기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5 종목은 오는 20일 밸류업 지수에 포함돼 내년 6월까지 편입이 유지된다. 기존 종목에 대한 편출은 없으며, 구성 종목은 일시적으로 기존 100 종목에서 105 종목으로 늘어난다. 내년 6월 정기변경 시 100 종목으로 조정될 계획이다. 내년 6월 정기변경 이전 밸류업 공시기업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특별변경은 없다. 정기변경에서는 밸류업 표창기업에 대해 특례 편입을 실시할 예정이며 편입되지 않은 공시 기업을 위해 공시기업 우대제도를 도입한다. 한편 거래소·한국증권금융·한국예탁결제원·한국금융투자협회·코스콤 등 5개 증권 유관기관은 오는 20일 3000억원(유관기관 1500억원, 민간매칭 1500억원) 규모의 2차 밸류업 펀드를 추가 조성해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달 4일 2000억원(유관기관 1000억원, 민간매칭 1000억원) 규모의 1차 기업 밸류업 펀드를 조성했고 지난주 1000억원의 투자 집행을 완료했다. 기업 밸류업 펀드는 밸류업 기업에 대한 투자 문화 확산,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증권 유관기관이 주축이 돼 마련한 펀드다.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구성 종목,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에 투자하며 민간연기금 투자풀로 운영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밸류업 지수 ETF의 조기 정착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밸류업 후속지수 등 개발과 관련해 시장과 소통하며 의견을 청취하고 있고, 업계 수요 및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12-16 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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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은 찬성, 상법 개정은 반대…기업들 진정성 의심
<편집자주>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고려아연, 두산밥캣 등 지배구조 개편이 있을 때면 토종 행동주의 펀드들이 참전해 새로운 형태의 'K-행동주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국회의 상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행동주의 펀드 캠페인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액주주 권리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지금, 진화하는 K-행동주의를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코노믹데일리] [이코노믹데일리] 현재 국회와 정부는 국내 증시의 만성적 문제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금융당국과도 소액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프로그램' 가동에 나섰다. '연결고리'라고는 없어 보이는 상법과 자본시장법, 밸류업 프로그램은 묘한 지점에서 맞닿아 있다. 매년 연말이면 다음해 주주총회 시즌에 맞춰 행동에 나서는 한국형 행동주의 펀드들이다.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가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확대, 이사 선임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양새가 개정을 추진하는 상법이나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 시장 구조에서 상법과 밸류업 프로그램은 행동주의 펀드 활동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4일 "개정될 상법과 밸류업은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을 도와주는 면이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구를 했을 때 이사들에게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생기면서 (이사회는)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요구 사항들을 적극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밸류업을 잘못한다든지 기업가치를 파괴하는 회사가 있으면 두 제도를 활용해 행동주의 펀드들이 이사 추천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상법의 경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4일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모든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상법 개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 개정, 주주들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 지배 경영권 남용 결정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제도들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목표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는 “현재 분할·합병을 추진 중인 두산그룹의 경우만 봐도 가장 확실한 주주가치 제고 방법은 상법 개정"이라며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가 도입되는 것만으로 두산은 지배구조 개편을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부와 금융권은 지난 2일 상법 개정의 대안이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00여개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주식의 포괄적 교환, 분할합병 등을 진행할 경우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 방문해 상법 개정을 언급하면서 금융당국이 들고 나온 정책이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을 스크리닝하는 요건에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실시 여부와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넣었다. 자율적으로 밸류업을 공시한 기업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실시와 높은 PBR과 ROE를 갖추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PBR은 주가가 기업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PBR이 1배를 넘지 못하면 기업이 저평가된 것을 의미한다. 행동주의 펀드가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주로 요구하는 것도 주주환원을 통해 PBR을 올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법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이다. 지난달 25일 고려아연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영풍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시작한 국내 행동주의 펀드 머스트자산운용이 자사주 전량 소각과 밸류업 공시 등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내용만 놓고 보면 비슷하지만, 상법과 밸류업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상반된다. 일단 밸류업 공시엔 기업들이 적극적이다. 기아는 현대자동차에 이어 3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을 내놨다. 판매·제품 경쟁력 강화, 신사업 다각화를 통해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35%, 영업이익률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자사주) 466만주를 1조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8월엔 올해 최소 배당금을 주당 1만원 이상으로 확정하고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도 최근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내놓으며 밸류업 공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윤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밸류업이란 주주환원이나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공시하는 행위"라며 "행동주의 펀드는 공시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업을 감시하고 점검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상법 개정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경제인협회를 비롯해 경제 8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섣부른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시키는 '해외 투기자본 먹튀조장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기업들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대주주에게도 이익이 되는 주주가치 제고에는 동의하지만,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에 거부감이 크다. 밸류업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일이 중요하더라도 그 방법이 상법 제328조3에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것으로 연결되는 건 안 된다고 보고 있다. 사외이사를 독립이사 개념으로 구체화하고 감사위원 중 독립이사의 숫자를 확대하는 내용 역시 최대주주의 경영권에 위협을 준다고 해석되면서 기업들이 반대하고 있다. 독립이사는 회사 경영진, 대주주 등으로부터 독립된 외부 인사를 뜻한다. 미국에서는 상장 기업의 이사회 과반수를 독립이사로 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독립이사 대신 사외이사 개념만 존재한다. 상법 개정안은 이런 점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과 유사하다. 독립적 인물이 이사회에 참여하면 경영진이 사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지난 2월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KT&G 측에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주를 위한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외이사가 KT&G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3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지주 지분 14.04%를 확보하고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이사회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내 금융지주 역사상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를 선임한 첫 사례였다. 익명을 요청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일명 오너일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경영 지배권을 잃는 것”이라며 “상법 개정을 반대하는 이유도 그렇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반발에도 시장에선 상법 개정안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문화할 경우 행동주의 펀드와 같은 소액주주 권익을 더욱 강화할 거라는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확대는 행동주의 펀드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과 연합하거나 의결권을 위임받음으로써 주주 행동주의 중심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활발히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12-0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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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3분기 호실적…줄줄이 쏟아낸 '밸류업'
[이코노믹데일리] 4대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모두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동시에 구체화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쏟아내 눈길을 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 3분기 4조9128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4223억원)보다 11% 증가한 규모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누적 순이익도 14조265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3조6049억원)보다 4.85% 증가했다. 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요인으로는 가계대출 증가로 인해 불어난 이자이익이 꼽힌다. 시장금리가 하락했음에도 이자이익이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통상 금리 인하기가 되면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이 축소돼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대비 모두 악화했다. 하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NIM 감소에도 대출 자산이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여러 차례 대출 가산금리를 올려 예대마진 축소 폭이 줄어든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시중은행들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2개월 연속 상승하기도 했다. 4대 금융은 실적 발표와 동시에 구체화된 밸류업 계획과 주주환원책을 내놨다. 고금리 장기화로 서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 속에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상쇄하고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적극 참여할 의지까지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내년부터 보통주자본(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구체적으로는 올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말 CET1비율 13% 초과분, 내년 중 CET1비율 13.5% 초과분에 대해 주주환원할 계획으로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따로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며 "총주주환원율 못지않게 총주주환원 규모 확대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언급했다. 또 KB금융은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고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6.1%(과거 10년 평균) 이하 관리 등 방향성도 드러냈다. 신한금융은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과 함께 내년부터는 연중 공백기 없는 자사주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취득·소각 한도 중 2500억원은 올 연말까지, 나머지 1500억원은 내년 초에 취득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신한금융은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밸류업 방안을 공시한 바 있다. 2027년까지 CET1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주식수를 5억주 미만으로 감축하고, 2027년 말까지는 4억5000만주 이하로 감축해 주당 가치를 제고한다. 하나금융은 기존 중장기 목표로 계획했던 주주환원율 50% 달성 시기를 2027년으로 명확하게 못 박았다.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주당순이익(EPS), 주당순자산가치(BPS) 등 주요 지표를 개선하고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해 배당의 일관성도 향상시킨다. 또 자본관리 정책을 개선해 CET1비율을 13.0~13.5%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ROE를 10% 이상으로 유지한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고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금융도 2분기 실적 발표 때 내놨던 밸류업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당시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CET1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가능 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고 설정한 바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한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이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024-11-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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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3Q 누적 순익 2.6조…작년 연간실적 넘겼다
[이코노믹데일리]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65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고 밝혔다. 3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2조5063억원)을 초과 달성하며 '연간 당기순이익 3조원'을 향한 순조로운 행보를 보였다. 25일 우리금융은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시장 기대치(8933억원)를 상회한 90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2분기 연속 9000억원대에 안착했고,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10.82%를 기록해 안정적인 이익창출 능력을 입증했다.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6조6150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한 은행 순이자마진(NIM)의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누적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53.1% 증가한 1조378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해 온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의 결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 수수료 이익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증가세를 유지해 비이자이익 성장세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7조9927억원을 거뒀다. 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적극적인 비용 관리 노력에 힘입어 39.6%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에 이어 40%를 하회한 수치로, 하향 안정화 추세가 이어졌다. 대손비용은 3분기 누적 기준 1조2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우리금융 측은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일회성 요인 등에 기인한다고 부연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무수익여신(NPL)비율은 그룹 0.55%, 은행 0.21%로 전년 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NPL커버리지비율은 그룹 152.3%, 은행 270.2%를 보이며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증명했다. 계열사별로는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이익이 8520억원으로,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94%를 차지했다. 이어 우리카드 560억원, 우리금융캐피탈 360억원, 우리투자증권 6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날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3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 주주환원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 지난 7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당시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CET1)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 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고 설정한 바 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ROE 10.82% △CET1비율 12.0% △총주주환원율 33.8%로 나타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한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이란 성과로 이어졌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대선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해 연말까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며 더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25 16: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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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밸류업지수'…KB금융‧LG전자 탈락 이유는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두고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애매한 선정 기준', '고무줄 잣대'라는 볼 멘 소리와 함께 선정 기준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기업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곳은 금융권이다. 23일 거래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종목은 5단계 과정에서 전부 탈락했다. 지난달 24일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종목을 발표하기 전까지 금융주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편입될 거라는 시장 예측과 정반대되는 결과였다. 자료를 보면 신한·하나·우리는 4단계 조건인 주가순자산비율(PBR), KB는 5단계인 자기자본이익률(ROE)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조기 공시기업 특례편입 제도'에 따라 지난 7월 밸류업을 발표한 신한·우리만 겨우 지수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거래소에서 밝힌 산출 근거에 따라 이코노믹데일리가 지난 202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4대 금융지주의 ROE 평균을 계산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KB는 9.56%로 특례편입된 우리(9.41%)나 신한(9.36%)보다 높았다. 지난해 기준으로만 봐도 KB는 9.18%로 가장 높았다. 신한과 우리는 각각 8.6%, 8.25%였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나금융을 제외한 3개 종목을 모두 포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산정할 때 파인튜닝(미세조정)이나 정책적 고민이 개입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며 "더구나 ROE는 기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문제 제기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금융지주는 소형사 대비 ROE가 높게 나올 수 없는 구조"라며 밸류업 지수 선별 기준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선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금융권만이 아니다. 들어가야 할 기업이 들어가지 못한 데다, 기준에 맞지 않은 데도 들어간 기업이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반도체 인쇄회로기판 기업인 심텍의 ROE는 2019년 -19.50%였다가 2020년 25.12%로 플러스 전환한 뒤 2021년 35.13%, 2022년 49.67%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다 지난해 -21.29%를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등락의 편차가 큰 데도 거래소는 2년 평균을 근거로 심텍이 5단계 기준을 충족했다고 봤다. 2년 합산 손익 적자로 2단계 기준에 미충족된 SK하이닉스도 지수에 편입됐다. 거래소는 김남근 의원실에 "지수 내 비중이 15%인데 지수 편출시 안정성 저하를 우려해 특례 편출·입 기준에 따라 잔류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특례 편·출입 제도는 지수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산업군별 구성 종목의 지수 내 비중, 향후 실적 전망치 등을 고려해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보기술 산업군 비중이 15%라는 이유로 유일하게 이 제도가 반영됐다. 두산밥캣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 시도 과정에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논란이 있었지만, 지수에 포함됐다. 거래소는 "지수의 투명성을 위해 개별 회사의 경영의사결정 사안에 대한 거래소의 주관적 평가는 최소화했다"고 답했다. 반면 네이버, 포스코퓨처엠, LG전자, KT, POSCO(포스코)홀딩스 등은 지수 편입이 불발됐다. LG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성향을 확대한다고 발표하며 편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ROE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제외됐다. 22일 LG전자는 2027년 ROE 10% 이상 달성, 주주환원 정책 등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포스코퓨처엠도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고 네이버, KT, 포스코홀딩스는 PBR 요건에 충족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 이준서 교수는 "건전성, 수익성 등의 재무비율과 함께 성장성을 볼 수 있는 3년 또는 5년 후 ROE·PBR 목표 등 정량 지표, 정성 지표를 공시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례 편입 등의 조건은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만큼 지수 산정의 근거로 삼는 건 문제"라며 "객관적이며 합리적인 평가지표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10-2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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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 논란 '코리아 밸류업 지수'…ROE·PBR 기준 충분했나
[이코노믹데일리] 지난달 26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을 포함한 임원 6명이 참석했다. 앞선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 직후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시장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자 임원진들이 총 출동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종목 변경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양 본부장은 당시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올해 안에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과 선정 기준 발표 이틀만의 일이었다. 요란스럽게 시작한 밸류업 지수는 현재까지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실이 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이코노믹데일리가 분석했다. 자료는 지수 편입 대상인 시가총액 400위 기업의 평가 결과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은 ‘5단계 스크리닝 방식’을 거쳐 최종 선정됐다. 먼저 4단계까지 통과한 종목수는 164개였다. 이 중 95개가 최종 선정됐고 특례에 따라 잔류한 SK하이닉스와 편입 종목인 미래에셋증권,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현대자동차 등을 포함해 총 100개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으로 최종 발표됐다. 선정 결과를 두고 증권가와 경제 전문가들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정량 평가에만 집중되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면 밸류업 요건이 충분한 종목은 포함시키지 못하는 동시에 밸류업 가능성이 없는 기업들을 대거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개별 기업의 상황을 고려한 정성 평가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5단계 스크리닝의 진실 거래소가 밝힌 5단계 스크리닝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00위 이내 기업을 선정하면 다음 단계에선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인 기업을 걸러낸다. 3단계에선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적이 있는지를 판단해 다음 단계로 통과시킨다. 4단계로 넘어가면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순위가 산업군별 또는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에 들어간 종목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기업의 자산 가치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PBR이 1배를 넘지 못하면 회사가 보유 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사업을 접었을 때보다 지금의 주가가 싸다는 걸 의미한다. PBR이 1배 이상이면 시장에서 해당 기업이 실제 가치에 비해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최종 단계인 5단계에서는 앞선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2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한 기업순으로 100개 종목을 추린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경영효율성을 표시해 준다. ROE가 10%면 10억원의 자본을 투자했을 때 1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뜻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1~4단계까지는 충 족·미충족 여부만 적용하고 최종 5단계에서는 ROE 비율을 서열화해 상위 종목을 선별했다”며 “4단계를 통과한 종목은 산업군 내의 위치에 따라 순서를 세우고 95개 종목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164개 종목 중 69개는 ROE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5단계 벽을 넘지 못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거라 전망된 KB금융, LG전자, 네이버 등이 대거 포함됐다. 하나금융지주를 포함한 총 88개 종목은 4단계에서 탈락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산업분석팀이 최근 발표한 ‘밸류업 지수, 우리가 만든다면’ 리포트는 “현재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들은 높은 PBR과 ROE가 지수 편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는데, 기업 개별 지배구조 및 중장기 전략 고려는 부재했다”고 문제점을 짚어냈다. 그러면서 리포트는 밸류업 지수 100종목 중 55개 종목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진행한 결과 한미약품, 동국제약, BGF리테일 등 24개 종목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종목들이 “PBR·ROE 요건만으로 기술적으로 편입됐다.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구체적인 비전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내렸다. 개별 기업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수 편입이 맞지 않은 종목도 있었다. 현대엘리베이는 2대주주와의 경영권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주주환원을 고려할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봤고 대한항공도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등 빅딜 완수가 중요한 사안이라 주주가치 제고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신 신영증권은 5단계 ROE 평가에서 떨어진 LS일렉트릭, 네이버, 유한양행 등을 포함해 자체적으로 밸류업 우수 기업 10선을 추천했다. 4단계 PBR에서 통과하지 못한 KCC와 KT도 같은 이유로 추천 종목에 포함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밸류업 활동이 그렇게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수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며 “현재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밸류업 활동에 대한 측정이 뚜렷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밸류업'과 맞지 않는 밸류업 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 평가 지표가 밸류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밸류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한국 주식의 낮은 평가를 개선하고 기업의 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을 촉진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는 “데이터만 갖고 정성적 판단 없이 기준대로 그대로 뽑았다”며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주식을 리스트업한 것 같은데 현재 리스트는 상당히 모범적으로 잘해온 기업 위주로 선정됐다. PBR도 상당히 높아 시장에서는 오히려 기준이 불명확하다든지 선정에 오판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PBR이 높은 기업들 위주로 밸류업 지수를 구성했는데, 이는 체면을 중시하는 일본 문화 특성상 밸류업 지수에 들지 못한 기업들이 밸류업에 참여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한국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드는 것이 목적인데 마찬가지로 PBR이 높은 종목들 위주로 구성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방법론에 따라 나온 만큼 코리아 밸류업 지수 산출 결과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측은 “지수 개발 과정에서 지수 컨셉, 구성 종목수, 종목 선정방식, 세부 선정 기준 등에 대한 다양한 초안을 여러 형태로 조합해 검토 및 시뮬레이션 작업을 실시했다”며 “이 과정에서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시장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각계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기대는 높지 않다. 지난달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밸류업 지수가 제공하는 가운데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기대와 달리 편입 종목의 절반 가량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지수는 21일 종가 기준 1008에 마감했다. 지수 발표 시점(1030.73) 대비 22.73(약 2.2%) 감소한 수치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KB금융이나 하나금융지주 등의 주가는 10% 이상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종목은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2024-10-24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