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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행동주의펀드 얼라인에 반박…"포괄적 주식 교환 포기 못해"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지난달 두산밥캣에 보낸 주주서한에 대해 답변을 받았다며 해당 내용을 15일 공개했다. 두산밥캣 측은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재추진하지 않겠다고 공표하는 것은 이사회의 자율적 의사결정에 제약을 줄 수 있다”며 “경영환경이 변화무쌍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데 현재 상황 만으로 미래 의사결정을 미리 제약하는 것은 기업 환경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얼라인파트너스가 포괄적 주식 교환 가능성으로 인해 두산밥캣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면서 회사 측의 확실한 포기 선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의 특별배당, 주주환원율 정상화, 이사회 독립성 강화 요구 역시 수용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얼라인파트너스는 두산밥캣이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 당시 주식매수청구권 대응으로 사용하겠다고 결정한 1조5000억원을 그대로 주주환원(특별배당)에 사용하고 캐터필러·디어·쿠보타 등 동종기업의 평균 수준인 65%로 주주환원율을 제고하는 밸류업 계획을 연내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밥캣은 "당사가 1조5000억원을 주식매수청구권에 행사하겠다고 공시한 것은 포괄적 주식 교환 거래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해당 재원을 바로 배당하는 건 합리적 경영 판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주 환원 이외에도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해 당사의 투자 및 자금 소요에 따라 적정하게 예산 배분과 지출 계획을 수립해서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환원율 제고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연내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보고서가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는 "사외 이사 비중이 3분의 2에 이르러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감사위원 중 1인은 상법에 따라 3% 의결권 제한 하에 분리선출, 소수 주주의 의사가 충실히 반영됐다"고 반론했다. 두산밥캣의 주주서한과 관련해 얼라인파트너스는 오는 18일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024-11-15 16:12:02
필연적 '엑시트' 향한 부정적 시선…사모펀드, 백기사 되려면
[이코노믹데일리] 일명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사모펀드의 ‘엑시트(탈출)’는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에겐 숙명과도 같다. 여기서 말하는 엑시트는 사모펀드가 기업에 투자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투자금을 상회하는 금액을 회수해 수익을 창출하면 빠져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그래서 사모펀드의 성과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논란의 출발점은 엑시트 이전에 기업 가치를 어떻게 높였느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4일 “사모펀드가 무조건 수익률만 쫓아 기업을 쪼개고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문제”라며 “재무적으로 이익만 남기는 게 목적이지 기업을 운영하거나 경영하는 데 관심이 없어 비판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사모펀드는 투자 기간이 짧다 보니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투자자보다 재무적 투자자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략적 투자자는 금융 수익을 올리는 게 목적인 재무적 투자자와 달리 기업의 장기적 경영과 사업 성장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박용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충분한 수익률을 내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사모펀드 업체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비교하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국내 사모펀드들은 진득하게 하나의 기업을 갖고 있지 않고 수익률을 내기 위해 빠르게 팔아버리는 모습을 보면 이윤 창츌 생각 밖에 없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사모펀드들의 투자 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간한 ‘K-PE(국내 사모펀드)의 현주소’를 보면 한국 사모펀드의 평균 투자 존속 기간은 지난 2017년 4.25년에서 2020년 4년, 2022년 3.9년으로 시간이 갈수록 회수 기간이 단기화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 KCGI도 결과만 놓고 보면 단기 차익실현에 치우친 결정들을 해나갔다는 평가다. KCGI는 2018년 설립과 함게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투자 수익을 내겠다는 목표를 내걸며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엔 한진칼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재무구조와 지배구조가 개선됐다며 엑시트 명분을 세웠지만,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4년 만에 지분을 처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에도 DB하이텍에 투자한 지 9개월 만에 블록딜(장외 매매)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KCGI가 보유 지분 일부를 지주사에 매각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6%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관점에서도 재무적 투자가 문제시 되는 이유는 수익률이 낮아서다. 전문가들이 한국 사모펀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중장기 투자, 대형화 등 각기 다른 용어로 제시했지만 결국은 전략적 투자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사모펀드 규모가 외국처럼 큰 규모로 성장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형화가 될 필요가 있다”며 “수익률을 일관되게 꾸준히 높일 수 있는 창의적인 ‘딜 소싱(매력적인 투자처를 발굴하는 과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모펀드 규모가 커지기 위한 방법으로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모펀드가 수익 창출을 높이려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차익을 조금 내는 것보다 기업 가치를 완전히 높여서 다시 되팔 수 있는 중장기적 접근 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오너 3·4세 경영을 본격화하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자본 공급 수단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승계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되면서 오너 일가가 사모펀드를 활용할 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사모펀드가 부실 기업을 인수해 회생시키고, 되살아난 기업을 높은 가격에 다시 매각하는 본원적 역할을 수행하면 경제 시스템 전반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면서도 “고려아연 사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방법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에 경영권 분쟁을 유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24-10-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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