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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느냐 문닫느냐…유통업계 초유의 '옥석 가리기' 심화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소비침체 장기화와 생존 경쟁으로 유통기업이 잇따라 몰락하며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 중견 기업부터 중소 기업까지, 오프라인부터 온라인까지 가리지 않고 빠르게 변화가 진행 중이다.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평가를 받았던 알짜 기업마저 경영난에 빠져 매각 시장에 나온 가운데 유동성 확보가 향후 생존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유통업 전반으로 기업회생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만큼 구조조정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 구조조정의 첫 신호탄은 지난해 7월 국내 6~7위권 온라인 쇼핑몰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몰락이었다.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후폭풍으로 폭싹 주저앉았다. 티메프가 정산하지 못한 입점사 판매대금은 1조2790억원에 달했고 5만개 가까운 입점 판매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후 작년 11월에는 판국피자헛이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같은해 9월 일부 가맹점 점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소송, 이른바 ‘차액가맹금’ 소송 2심에서 패소 판결과 함께 회사 계좌가 가압류되자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4개월 뒤인 지난달에는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과도한 차입금으로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와중에 판매 부진이 겹치며 납품 대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탓이다. 지난달 말에는 연간 거래액 3000~4000억원대의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돌연 법정관리의 문을 두드리며 유통 업계 전반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렀다. 2023년 기준 발란의 유동부채(138억원)는 유동자산(56억원)을 81억원가량 초과했다. 1년 새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부채가 2배에 이르는 셈이다. 부실한 재무구조 및 소비침체의 칼날은 대기업과 중견 기업도 피하지 못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후 비핵심 사업 지분을 넘기고 부동산 자산을 팔아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롯데렌탈 보유 지분 56.2%를 매각했으며, 롯데마트 수원영통점과 롯데슈퍼 여의점 등도 정리됐다. 이외 알짜였던 4성급 호텔 L7과 롯데시티호텔 일부 점포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재무구조 악화로 ‘그룹 모태’ 사업을 정리대상에 올린 기업도 있다. 애경그룹은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생활용품·화장품 사업인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놨다. AK홀딩스의 총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조원에 달한다. 애경산업은 그룹의 알짜 계열사다. 지난해 중국 경기침체·원재료 비용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3.5% 감소했지만, 매해 수백억원대 이익을 낸다. ‘케라시스’와 ‘2080’ 등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브랜드도 여럿 가지고 있다. 애경그룹은 최근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애경산업 매각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63.38%다. 이처럼 국내 주요 유통 기업이 잇따라 무너진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그 배경에는 고금리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와 내수침체와 맞물린 판매 부진, 업계 경쟁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흡수합병, 지분매각, 청산 종결 등으로 계열사에서 제외된 회사는 44개 집단 148개에 달했다.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법인회생 접수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국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법인은 196곳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4% 늘었다. 특히 작년 한 해 전국적으로 회생을 신청한 법인은 1094개로 2022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1~2월 신청 건수를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업이 회생을 신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발간한 올해 업종별 전망 보고서에서 유통산업 전망을 ‘비우호적’으로, 관련 기업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각각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침체된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기업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한계기업의 줄도산은 올해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2025-04-03 17: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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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한국 정밀지도 반출 재신청…벼랑 끝 선 韓 공간정보산업, 데이터 주권 수호 '마지막 보루'
[이코노믹데일리] 구글이 9년 만에 한국의 초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재요청하면서 국내 지도 서비스 업계는 물론 공간정보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통상 마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부의 결정에 대한 관심과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구글은 표면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편의 증진”을 내세우며 지도 데이터 반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구글이 단순한 지도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등 미래 산업에서 패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을 단순한 기술적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 보호와 데이터 주권의 관점에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구글, 왜 한국 정밀 지도 데이터에 '사활' 걸었나… 미래 기술 패권 장악 '초석' 구글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하는 가장 큰 명분은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 증진이다. 한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국가공간정보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유지해 왔으며 이로 인해 구글맵의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반출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글이 단순히 지도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기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을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초정밀 지도 데이터는 이제 단순한 ‘길 안내’ 정보가 아니라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스마트시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미래 산업 전반에서 필수적인 ‘디지털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5G 통신망을 갖추고 있어 구글에게 미래 기술을 테스트하고 실증할 최적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다. 구글은 자사의 차량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를 통해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이미 공략하고 있으며 향후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위치 기반 광고, 스마트시티 솔루션 등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 '황금알 낳는 거위' 공간정보산업, 구글 데이터 독점 시 '생태계 붕괴' 불가피 이번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은 단순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정부와 산업계가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2일,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의 지도 데이터 수출 규제가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초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향후 미국 정부가 무역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재점화될 경우, 통상 마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AI 기술 경쟁,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 육성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을 전략적 협력국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거부할 경우 미국 측이 무역 보복 조치나 외교적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이 허용될 경우 국내 공간정보산업 전반이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공간정보산업은 단순한 지도 제작을 넘어 건설, 스마트폰, AR/VR,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드론, 로봇 등 다양한 미래 유망 산업과 연결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특히 초정밀 지도 데이터는 이러한 기술들이 원활히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인프라 역할을 하며 디지털 트윈 시장의 급성장과 맞물려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공간정보산업은 영세한 중소기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사업체의 99%가 중소기업이다. 자본력과 기술력에서 압도적인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구글이 국내 초정밀 지도를 확보한 후 무료 서비스 제공이나 저가 공세에 나설 경우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고 생태계가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율주행 산업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만약 구글이 초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플랫폼을 선점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시장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08년 구글이 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미국과 유럽의 내비게이션 업체인 탐탐(TomTom)과 가민(Garmin)의 주가가 각각 85%와 70% 가까이 폭락한 사례는 이러한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님을 시사한다. ◆ '데이터 주권 vs. 산업 생태계 보호' 딜레마 속 정부의 '현명한 결정' 절실 정부는 현재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을 두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 관광객 편의 증진,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 등 지도 반출 찬성론이 존재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데이터 주권 침해, 국가 안보 위협, 국내 산업 생태계 붕괴 등 반대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간정보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쌀’과 같은 역할을 하며 데이터 주권은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을 지키는 핵심 방패막이라는 점에서 섣부른 결정은 위험할 수 있다. 단기적인 이익이나 외교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국가 미래 경쟁력을 고려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기업 간 거래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구글의 요청이 국내 공간정보산업에 미칠 파급력과 위험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국민들은 정부가 미래 세대에게 ‘데이터 식민지’라는 오명을 남기지 않도록 신중하고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 IT 산업의 명운이 이번 결정에 달려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5-03-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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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전환' 호텔신라, 신사업 통해 '매출 다각화' 꿈꾼다
[이코노믹데일리] 면세점 업황 지속으로 지난해 적자 전환한 호텔신라가 새 캐시카우 육성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 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신사업으로 ‘시니어 주거 사업’에 뛰어든다. 면세 의존도를 낮추면서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동종업계 기업들도 앞다퉈 해당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차별화된 전략이 향후 승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노인 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 종합휴양업과 콘도미니엄 분양 및 운영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호텔신라가 시니어층 공략에 나선 것은 초고령화 사회가 가속되고 있는 점과 무관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16% 수준이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2050년 40%를 돌파할 전망이다. 소비 주체이자 소비 여력이 있는 연령대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거란 의미다. 한국무역협회는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가 2020년 72조원에서 오는 2030년 16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신라는 현재 매출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기준 영업손실도 53.1% 늘어난 2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고환율,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한 면세점 업황이 부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TR(면세점) 83%, 호텔&레저가 17%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구조가 면세점에 편중돼 있어 신사업으로 인한 매출 돌파구가 필수적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사업도 옛말이 됐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월간 면세점 매출액은 954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 급감했다. 면세점 월매출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면세업계는 전략적으로 내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으나 아직 매출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고객 1인당 구매액이 41만7100원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40.9% 감소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면세업계에서는 올해 영업손실에 매출과 구매자 감소까지 더해져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에 호텔신라의 신사업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지만, 주요 호텔사도 ‘시니어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차별화된 전략이 요구된다. 호텔롯데의 경우 ‘VL(Vitality & Liberty)’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건설이 선보이는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에 호텔롯데가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예약 대행, 비즈니스 업무지원, 우편물관리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와 실내 청소가 가능한 ‘하우스키핑 서비스’, 호텔 레스토랑 운영 노하우가 담긴 ‘호텔 셰프 관리 식단’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갖춰진다.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에 ‘VL 르웨스트’가 오픈 예정이며, 부산 기장에도 ‘VL 라우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메이필드호텔 서울도 올해 시니어타운 ‘더해든’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 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와 대명소노그룹에서도 시니어 주거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호텔신라는 아직 신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만큼, 호텔·레저 부문 육성에 힘을 줄 방침이다. 작년 말 ‘신라스테이 전주’를 오픈하는 등 비즈니스 호텔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2025-03-12 18: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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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역대급 황금알"…CJ제일제당, 작년 영업익 전년比 26%↑
[이코노믹데일리] CJ제일제당이 지난해 해외 식품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자랑하며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매출은 17조8710억원으로 0.1% 줄었다. 4분기 개별 영업이익은 전년비 39.2% 증가한 219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 증가한 4조4750억원을 달성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식품사업은 11조3530억원(+0.8%)의 매출과 6201억원(-5.3%)의 영업이익을 냈다. 내수 소비 침체와 원가 부담을 겪고 있는 국내 식품사업 매출은 5조7716억원으로 1.8% 감소했지만, 햇반 등 주요 가공식품의 견조한 성장과 온라인 채널 매출 확대가 사업의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이와 함께 ‘고메 소바바 치킨’, ‘통새우만두’에 이은 ‘통오징어만두’ 등 차별화된 신제품으로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해외 식품사업은 매출 5조5814억원(+3.6%)을 기록하며 식품 매출 중 49.2%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주력한 ‘K-푸드 신영토 확장’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북미, 유럽, 호주 등 주요 권역에서 성장을 이어갔고, 글로벌 전략 제품인 김치(+38%), 냉동밥(+22%), 만두(+18%)의 해외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북미는 4조71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북미 시장 점유율 1위인 비비고 만두는 2위 브랜드와 3배 이상 차이 나는 선두를 유지했으며, 슈완스의 대표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Red Baron)’ 또한 1등 지위를 지켰다. 유럽은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프랑스, 스페인 등 신규 국가로의 진출을 가속화하는 한편, 유럽 대형 유통채널에서 판매 제품을 확대한 점이 주효했다. 바이오 사업은 매출 4조2095억원(+1.8%), 3376억원(+34.3%)의 영업이익을 냈다. 트립토판 등 고수익 제품의 판매 확대와 스페셜티 품목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알지닌, 발린, 이소류신, 히스티딘 등 고부가가치 품목인 스페셜티 제품의 매출 비중은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21%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조미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이스트엔리치’가 글로벌 대체육·조미소재 제조사 등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서 스페셜티 품목 성장을 견인했다. 사료·축산 독립법인 CJ 피드앤케어는 2조3085억원의 매출과 7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요 사업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축산 판가 상승 영향과 생산성 개선 등 제조원가 안정화 노력이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향후 소바바치킨에 이어 통새우만두 등 국내 ‘메가 히트 상품’의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에 위치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과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유럽의 헝가리 공장을 통해 K-푸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사업부문은 트립토판과 스페셜티 판매를 지속 확대한다. 특히 수년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에 떨어졌던 라이신 가격이 EU 반덤핑 관세 부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급반등하는 추세인 만큼 시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온리원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혁신성장 동력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10 18: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