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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하락에 횡재세 도입까지···정유업계 '이중고'에 시름
[이코노믹데일리] 간신히 적자에서 탈출한 정유업계가 정제마진 하락과 횡재세 도입 논의로 이중고를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의 어려움을 알리며 횡재세가 불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정유·석유화학업계 주간 보고서를 통해 복합 정제마진이 지난 2월 배럴 당 15달러에서 이달 배럴 당 6.2달러까지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정제마진은 경유·휘발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운송비 등의 가격을 뺀 값으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 지표다. 정제마진이 연중 최고치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정유사 실적에 경고등이 커졌다. 정유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정제마진은 일반적으로 배럴 당 4~5달러 선인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유업계의 2분기 손실도 피할 수 없을 걸로 보인다.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정유업계를 타깃으로 한 횡재세 도입을 벼르고 있다.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제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2일 당내 최고위원 회의에서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 조치"를 언급하며 횡재세 도입을 시사했다. 지난 1분기 고유가 상황에서 정유 4사가 호실적을 낸 것도 횡재세 도입 명분을 키우고 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 6247억원을 거뒀다.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도 3000억~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횡재세 도입을 위한 정치권 움직임에 업계는 업황 부진을 호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덕분에 수익을 낸 것보단 앞서 쌓여있던 제고가 빠지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며 "또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워낙 좋지 않아 올해 1분기가 호실적으로 보이는 착시도 있다"고 설명했다. 횡재세 자체가 형평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미 매출 규모에 따라 누진 법인세를 적용받고 있는데 여기에 또다시 추가 세금을 적용한다면 이중과세라는 얘기다. 지난해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횡재세 논의에 대해서 조세 형평성을 이유로 반대한 한 바 있다. '횡재'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한 것도 한계점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에선 '횡재세 도입 논의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초과 이득을 판가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으며 이미 국내 법인세 규모가 상당히 높다"고 유의점을 알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횡재세가 적용된 업체는 석유를 직접 시추하는 유럽이나 미국 업체들이기 때문에 단순 제조업에 가까운 국내 정유사들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4-05-21 18: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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