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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안전 제일' 무너졌다… 오세철 리더십 시험대
[이코노믹데일리] 2년 연속 무재해 기록을 이어오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올해 들어 잇단 인명사고와 실적 부진으로 ‘안전·경영’ 두 축 모두에서 흔들리고 있다. 판교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로 ‘안전 제일’ 기조가 무너진 데다, 3분기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급감하면서 오세철 대표의 리더십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6일 고용노동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오전 7시50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641 PSM타워 신축 공사 현장에서 철골 운반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 A씨가 후진하던 굴착기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철골구조물 제작·시공업체 소속 근로자로, 당시 현장은 삼성물산 컨소시엄과 성남시, 엔씨소프트가 함께 추진 중인 ‘판교641 프로젝트’ 내 오피스빌딩 건립 구역이었다. 노동부는 즉시 산업안전보건감독관을 현장에 투입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은 사고 직후 전국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 점검과 특별 안전교육에 착수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며 “근로자 안전이라는 본질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오세철 대표도 “이번 사고의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올해 삼성물산에서 발생한 두 번째 사망사고다. 지난 6월 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공사 현장에서도 하청 근로자가 8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당시 평택경찰서는 현장소장과 하청업체 관계자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오랫동안 건설업계에서 안전관리 선진화의 상징으로 꼽혀왔다. 최고안전책임자(CSO) 제도 도입, 건설안전연구소 설립, 협력사 안전담당자 비용 지원 등으로 안전 전담 조직을 강화했고, 근로자가 위험을 인지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며 안전문화 확산에 힘써왔다. 그러나 올해 연이은 사망 사고로 ‘제도는 완벽하지만 현장은 불안하다’는 구조적 모순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안전사고 여파 속에 삼성물산의 실적도 급격히 악화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 11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360억원) 대비 53% 감소한 수치다. 매출도 4조4820억원에서 32.1% 줄어든 3조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물산 측은 “하이테크를 비롯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마무리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메트로, UAE 푸자이라 복합발전 등 주요 해외 현장이 종료 단계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전체 기준으로는 3분기 매출 10조1510억원, 영업이익 99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5% 증가했다. 그러나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건설부문이 흔들리면서 향후 성장 전략에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급증한 수주잔고가 현장 관리 공백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물산의 3분기 누적 수주잔고는 29조6850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5870억원)보다 26%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 확대가 곧 관리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안전 리스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오세철 대표가 현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삼성물산의 리더십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5-11-0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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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사장단 인사…오너3세 허진수 부회장·허희수 사장 승진
[이코노믹데일리] SPC그룹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고위직 인사를 발표했다.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사장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각각 부회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4일 SPC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글로벌 사업 성장과 미래 전략을 주도할 리더십을 강화하고 안전 경영과 혁신, 이해 관계자 신뢰 회복을 추진하기 위해 이뤄졌다. 허진수 부회장은 파리크라상의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BU(Business Unit)장으로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해 왔다. 지난 7월 출범한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을 맡고 있다. 올해 7월 출범한 추진단은 그룹의 쇄신과 변화를 위한 대표 협의체로 계열사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 노동조합 대표, 사외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안전경영, 준법경영, 일하기 좋은 일터 구축 등 그룹의 주요 과제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각 사 대표 협의체에 개선 방안을 권고한다. 허 부회장은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이해 관계자의 신뢰 회복을 위한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희수 사장은 비알코리아의 최고비전책임자(CVO)로서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의 혁신을 주도하고, 글로벌 브랜드 도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등 신사업 추진을 이끌어 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표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의 국내 및 싱가포르 도입을 성사시켰다. 앞으로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미래 사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도세호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도 사장은 비알코리아와 SPC 대표이사를 겸직해 왔으며, 지난 5월부터 각 사 대표 협의체인 ‘SPC커미티’ 의장을 맡고 있다.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를 맡았던 경재형 부사장은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SPC삼립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경 수석부사장은 김범수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며, 경영 혁신과 안전 경영 강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샤니 대표로는 지상호 상무가 내정됐다. SPC삼립과 샤니의 경영진 교체는 산업 안전 시스템 강화를 위해 이뤄졌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CEO 중심의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해 주요 경영 현안과 안전에 대한 실행력과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새로운 리더십으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해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11-04 10: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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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스마트 안전관리' 전면 강화… 정규직 안전인력 100명 투입
[이코노믹데일리] DL이앤씨가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강화하며 ‘안전 최우선 경영’을 재확인했다. 회사는 4일 서울 마곡 본사에 최첨단 스마트 종합안전관제상황실을 구축하고, 전국 현장에 정규직 안전 전담 인력을 대거 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근로자 안전 활동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해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DL이앤씨는 지난 9월 마곡 사옥에 건설사 최고 수준의 오픈형 종합안전관제상황실을 새롭게 마련했다. 현장별 근로자 출역 현황, 위험 작업 구간, TBM(작업 전 안전점검회의) 실시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갖췄다. 55인치 모니터 32대를 설치하고, 모든 현장에 IoT 기반 ‘안전삐삐’ 장비를 도입해 근로자의 위치·층수·작업 상태를 즉각 파악할 수 있다. 위험구역 무단 접근 시 경고 알림이 울리고, 일정 시간 이상 움직임이 없으면 자동 감지되도록 설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 현장의 실시간 관제는 안전사고 예방의 핵심”이라며 “본사와 현장이 동시에 위험을 인식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DL이앤씨는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현장 순찰 인력도 대폭 늘렸다. 지난해부터 신호수·현장직원 바디캠 착용을 의무화했고, 올해는 본사 정규직 100여 명을 ‘세이프티 패트롤(Safety Patrol)’로 선발해 전국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은 작업 환경과 설비 상태를 점검하고, 근로자의 안전수칙 준수를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 직원은 안전 관련 자격 취득 교육과 현장 실습을 이수했으며, 회사는 이를 상시 지원하는 교육체계를 운영 중이다. 또 DL이앤씨는 현장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고 ‘안전신문고’ 제도를 통해 위험 요인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신고자에게는 카카오페이 포인트로 교환 가능한 ‘D-세이프코인(D-Safe Coin)’을 지급하며, 올해 말까지는 두 배 포인트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작업 중지나 신고에 따른 불이익을 없애고, 근로자가 안전 확보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은 현장의 특성을 반영해 AI 자동번역 시스템도 도입했다. 챗봇을 통해 출입 확인, 안전 공지, 작업 지침 등을 8개 언어(중국어·베트남어·러시아어·캄보디아어 등)로 실시간 제공한다. 또 한글을 모르는 근로자도 안전수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기반의 다국어 교육 영상도 제작·상영하고 있다. 전종필 DL이앤씨 CSO(최고안전책임자)는 “안전은 회사의 생존 문제”라며 “전 구성원이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물적·인적 역량을 총동원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11-04 09: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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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없으면 사업도 없다"… 국감장서 고개 숙인 건설사 CEO들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정부가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 영업이익의 최대 5% 과징금과 등록 말소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잇달아 고개를 숙였다. 대표들은 “안전 없이는 사업도 없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전면 점검과 조직 쇄신 의지를 밝혔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국감에는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 주요 건설사 대표와 안전책임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가 기업 신뢰를 흔든 데다 정부의 강력한 제재 방침이 겹치면서 국감장은 사실상 ‘건설업계 청문회’로 변했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중대재해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 이후 직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안전경영을 통해 회사가 다시 바로 설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지난 8월 잇단 산재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정희민 전 대표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연이은 사망사고를 두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영업이익의 5% 이내 과징금 부과, 반복 기업 등록 말소, 사업 중단 명령 등을 포함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내놨다. 노동부는 이달부터 중대재해 2회 이상 발생 기업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위반 시 과징금과 행정제재를 병행할 계획이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대재해가 또 발생하면 회사를 접을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 현장을 중단시켰다”며 “외부 전문기관의 진단을 거쳐 안전이 확보된 뒤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떤 사업도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수익보다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조태제 최고안전책임자(CSO)는 “광주 붕괴 사고를 두 차례 겪은 만큼, 회사가 안전 문제로 어떤 타격을 받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작은 부주의에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비판을 받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도 “안전과 품질이 생존의 기본 가치임을 다시 인식하고 있다”며 “사고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안전·품질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위원장은 “건설 현장은 전체 산업재해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이번 국감에 나온 증인들은 2020년 이후 중대재해 사망자가 15명 이상이거나 형사 기소된 기업 관계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를 국정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며 “이번 국감이 건설업계의 안전의식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정부 대책을 단순한 ‘처벌 강화’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전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법적 리스크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안전 확보가 곧 기업 존속의 조건으로 바뀌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산재사망자 절반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문제의식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올해 1∼9월 기준 건설현장 사망자는 290명으로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574명의 절반을 넘는다. 이 중 70%가 하청·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원청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중대재해가 반복된 기업에는 과징금과 함께 등록 말소까지 병행할 방침이다. 업계는 사실상 퇴출제에 가깝다고 본다. 한 대형 건설사 안전본부 관계자는 “영업이익 5% 과징금은 매출 수천억 원 현장에서는 수십억 원 규모로, 사실상 사업 중단에 가깝다”며 “책임이 모호했던 하도급 관리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안전관리 의무가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전환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과거처럼 벌금을 비용으로 인식하면 기업은 계속 사고를 반복한다”며 “안전관리 예산을 수익 모델에 포함시키는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은 여전히 전체 산업재해의 절반을 차지하는 위험한 업종이다. 이번 국감에서 드러난 것은 정부의 압박보다도 기업 스스로의 위기의식이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사업도 없다”는 CEO들의 말은 구호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됐다. 이윤보다 안전을, 단기 실적보다 신뢰를 택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5-10-14 07: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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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사망사고 속출에 뒤늦은 CSO 격상…정부 대책은 여전히 '추진 단계'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5년간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110명이 넘는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등 대형 사고가 반복되면서 건설사들이 뒤늦게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사망자 수가 줄지 않아, 제도적 보완 없이는 현장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7월까지 국내 10대 건설사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자는 총 113명으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이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건설 19명, HDC현대산업개발 18명, 현대엔지니어링 14명, 포스코이앤씨 13명 순이었다. 특히 올해에만 16명이 숨졌으며,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사망자 수는 줄지 않았다.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자 건설사들은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CSO 산하에 본사와 현장을 총괄하는 임원 두 명을 새로 배치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CSO를 사내이사로 임명해 의결권을 부여했고, 삼성물산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CSO를 부사장급으로, 롯데건설은 기존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직책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CSO 직급 격상은 안전을 기업 핵심 과제로 끌어올렸다는 신호”라며 “안전 예산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위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 건설현장의 열악한 현실은 두드러진다. 2024년 국내 사고사망만인율은 근로자 1만명당 0.39명으로 일본 0.12명, 독일 0.11명, 영국 0.03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정부는 2030년까지 OECD 평균인 0.29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수준은 여전히 OECD 국가 중 최악에 속한다. 정부는 강경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다. ‘노동안전 종합대책’에는 연간 사망사고가 3건 이상 발생한 건설사에 영업이익의 최대 5%, 최소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3년간 두 차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또다시 중대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는 아직 국회 입법과 시행 절차가 확정되지 않은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현실적 제약은 여전하다. 안전 관리 경험을 갖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특히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CSO를 임명해도 실질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현장을 아는 임원은 많지만 안전 전담 인력을 영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외부 전문가 자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CSO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안전 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없이는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안전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비용과 인력 부족으로 현장 적용이 늦어지고 있다”며 “안전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와 전문 인력 양성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5-09-25 08: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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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코리아 공식 출범…"韓 AI 대전환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될 것"
[이코노믹데일리]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10일 한국 지사 ‘오픈AI 코리아’의 공식 출범을 선언하며 대한민국 AI 대전환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에서는 일본, 싱가포르에 이은 세 번째, 전 세계에서는 열두 번째 지사로 한국 시장의 높은 잠재력과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한 행보다. 오픈AI는 한국을 차세대 글로벌 AI 허브로 지목한 이유로 첨단 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혁신 기업, 기술 친화적인 소비자가 조화를 이루는 독보적인 ‘풀스택(Full-stack) 생태계’를 꼽았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혁신적인 기업, 빠른 디지털 도입 속도를 갖춘 AI 혁신의 최적지”라며 “오픈AI가 첨단 기술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한국의 AI 전환을 위한 혁신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오픈AI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국내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었고 유료 구독자 규모는 3배 이상 증가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API 사용량 역시 전 세계 10위권에 들 정도로 개발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오픈AI 코리아는 앞으로 국내 산업계, 학계, 정부와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해 국가 차원의 AI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미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챗GPT와 카카오 생태계 연동을 준비 중이며, 건설, 전자,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선도 기업들이 GPT-5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학계와는 오는 11일 서울대학교와의 MOU 체결을 시작으로 공동 연구를 본격화하며 정부와는 ‘오픈AI 포 컨트리즈(OpenAI for Countries)’ 이니셔티브를 통해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난 2월 개발자 워크숍 ‘빌더랩’을 개최한 데 이어 오는 12일에는 스타트업과 VC를 연결하는 ‘파운더스 데이’를, 11월에는 최신 기술을 공유하는 ‘데브데이 익스체인지’를 국내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또한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의 동반 성장도 중요한 축이다. 최근 영상·이미지 도구 활용 워크숍 ‘크리에이티브 랩 서울’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DDP 서울라이트 행사에서는 영상 생성 AI ‘소라(Sora)’로 제작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등 AI를 활용한 예술적 표현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오픈AI 코리아의 공식 출범은 국내 AI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기술 종속 심화와 국내 AI 기업과의 경쟁 격화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안겨주고 있다. 오픈AI가 대한민국 AI 산업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지 혹은 ‘거대한 경쟁자’가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2025-09-10 11: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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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오픈AI 총출동…'AI 개인정보' 세계 대전, 15일 서울서 열린다
[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 시대의 개인정보보호 글로벌 표준을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회의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GPA)’가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총회에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전 세계 95개국 148개 개인정보 감독기구에서 약 1000명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AI 시대 개인정보 이슈’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는 AI 기술 발전과 개인정보보호라는 두 가치를 조화시킬 글로벌 규범 정립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행사 첫날인 15일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네이버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참여하는 ‘오픈소스 데이’가 열려, 오픈소스 생태계와 프라이버시 문제를 논의한다. 같은 날 한국 CPO협의회는 ‘AI 안전 생태계 조성을 위한 7대 실천사항’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한다. 1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나흘간 이어지는 본회의에서는 5개의 기조연설과 20개의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메신저 앱 ‘시그널’의 메러디스 휘태커 회장,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세계적인 연사들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토론에서는 ‘글로벌 AI 데이터 거버넌스’, ‘에이전트 AI’,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등 AI 시대의 핵심 현안들이 심도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행사장에는 삼성전자의 ‘녹스 볼트 플랫폼’, LG유플러스의 ‘익시오’, 토스의 ‘페이스페이’ 등 국내 기업들의 우수한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된다.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이번 총회가 기폭제가 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정책 방향이 데이터 및 개인정보 거버넌스 논의에서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5-09-07 17: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