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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난의 발자취' 대우건설, 감격의 을지로 시대 개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동현 기자
2019-06-04 17:47:43

78년 대우센터로 시작해 주인 따라 사옥도 손바뀜

대우건설이 1978년부터 2009년까지 터를 잡았던 현 서울스퀘어의 모습.[사진=서울스퀘어홈페이지]

한 때 재계순위 2위를 자랑하던 대우건설이 고난 끝에 을지로 4가에 위치한 '을지트윈타워' 신사옥에서 업무를 시작하며 감격의 을지로 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간 그룹의 부도, 워크아웃과 수차례 손바뀜을 통해 이 곳 저 곳을 떠돌아 다니던 대우건설이 드디어 내집마련에 성공한 것이다.

대우건설은 한국철도공사에 의해 교통센터로 착공된 현 서울스퀘어에서 본격적인 서울시대를 시작했다. 이 빌딩을 대우그룹이 인수해 1978년 5월 9일 대우센터로 준공한 것이다. 이후 대우그룹 내 대부분의 계열사가 입주하며 자연스레 대우건설도 서울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1999년 IMF 여파로 대우그룹이 파산하면서 계열사 모두 해체되고 대우건설만이 이 건물에 남았다.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대우건설의 고난도 시작된 것이다. 그룹이 해체되면서 그룹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은 경영난에 빠졌고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관리 아래서 워크아웃을 졸업한 대우건설은 2004년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두 번째 주인으로 맞았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지분 72.1%를 6조60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금난 등을 겪으며 2007년 7월 현 서울 스퀘어 건물을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에 매각했다. 2008년 1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하며 대우건설은 자연스레 광화문으로 터를 옮기게 됐다.
 

[대우건설이 2009년부터 올해까지 머물렀던 신문로 사옥 전경.사진=아주경제DB]

이후 대우건설은 당시 서울 신문로 금호생명빌딩인 광화문 사옥으로 옮기며 광화문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순탄치 않았다. 광화문 이전 후에도 대주주 변경 등의 경영 환경 변화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정난을 겪으며 신문로 사옥을 리츠방식으로 처분하면서 대우건설은 임차인의 입장이 됐다.

무리한 사세로 자금난을 겪어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되팔기로 결정했으나,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2010년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새 주인 자리에 올랐다. 또한 지난 2008년 사옥 매각 당시 체결한 제이알제1호기업구조조정리츠의 만기로 신문로사옥의 주인이 됐다.

그러나 경영난 등으로 인해 지난 2013년 신문로 사옥을 도이치자산운용에 매각하며 다시 임차인 입장이 됐다. 대우건설은 사옥이 거래될 당시 2018년까지 건물 전체를 책임임차하기로 합의하며 광화문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후 2017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1조6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재무 안정성 이유로 호반건설이 인수 포기의사를 밝히며 아직까지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을지로 사옥 이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내에 위치한 탓에 도심재생사업으로 건물을 짓다보니 고려해야할 조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법규를 충족시키기 위한 시간과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공사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게 소요된 것이다. 실제 을지트윈타워가 완성되기까지 총 사업진행기간이 13년 소요됐다. 사업시행인가 후 준공까지도 약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한편 대우건설이 새롭게 입주한 을지트윈타워는 지하철 2개 노선(2, 5호선)이 지나는 을지로4가역과 지하로 연결된다. 연면적 약 14만6000㎡에 달하는 지하 8층, 지상 20층 규모다.

2개의 상층부 오피스 타워와 이를 감싸며 받쳐주는 포디움으로 구성됐다. 포디움 남측 외벽에 조성된 벽면녹화, 지열발전, 남측 외벽 전체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스템 등 그린 프리미엄에 걸맞는 설계가 적용됐다.

모던한 인테리어와 최신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적용했다. 내부에는 문화집회시설 및 근린상가, 어린이집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을지로 사옥 입성과 함께 ‘빌드 투게더(BuildTogether)’라는 슬로건과 2025년까지 글로벌 톱 20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대우건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일 입주한 신사옥 을지트윈타워의 전경.사진=대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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