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매치’는 매체, 성향, 개성이 뚜렷한 두 작가가 한 가지 주제를 어떻게 협업하고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는지 보여주며 시너지를 이끌어 내는 전시다.
김홍석은 ‘인간질서’ 프로젝트에서 중간재로 취급되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24점의 조각 ‘불완전한 질서개발(의지)’, 비닐봉지로 이루어진 ‘인간질서(행성)’, 500개의 사과가 썩어가는 ‘’사과탑’ 등을 출품했다.
서현석은 ‘먼지극장’에서 예술의 이상을 상실한 상황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폐허가 된 모습의 VR영상으로 조망한다. 거친 콘크리트 질감을 가진 풍동실에서 성가를 부르며 나타나는 소녀, 텅 빈 전시실에서 미래의 열정을 가졌던 과거를 회상하는 내레이터, 작은 창 사이로 보이는 천사의 날개, 미술관 외부 벤치에 놓여있는 구멍이 뚫린 책 등 미술관 건물과 공간을 주인공으로 하는 8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김홍석은 “인간질서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인식 체계와 규칙에 대한 의심과 더불어, 미술을 수용하는 범주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현석은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아방가르드의 비전이 무너진 오늘날의 작가로 허망한 시선을 폐허가 된 미술관 이미지로 담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