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신남방에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을 벗어나 유망한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정부도 신남방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중심의 교역을 뛰어 넘어 경제 영역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2020년에도 신남방은 우리 경제 정책의 핵심이다. 특히 금융권 사업 전략의 키워드다. 이른바 '금융 신남방'은 얼마나, 어떻게 전개됐고 평가되는지 살펴본다.
보험사들이 사업 영역을 신남방으로 확대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중국, 태국, 베트남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의 지급 여력 규제 강화와 국내시장 수익 감소로 해외사업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태국(타이삼성생명보험주식회사)과 중국(중은삼성인수보험유한공사)에 합작사를 설립했다. 또 중국, 베트남에서 각각 주재사무소와 투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은삼성인수보험유한공사의 자본금은 1667억 위안(한화 27조588억원)이다. 이 회사는 생명, 연금, 건강 및 사고보험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삼성생명은 이 곳에서 직원 퇴직 보험을 제공한다.
삼성생명 외에 중국 은행, 중국항공그룹도 주요 주주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1929만 위안(한화 39억원)에서 2018년 3456만 위안(한화 57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미래에셋생명은 베트남 지역에 진출해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시키며, 현지화에 성공했다. 2017년 5월 베트남 하노이에 본사를 둔 프레보아 베트남 생명(프레보아생명)을 통합해 만든 회사다.
1조1000억 동(한화 51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프레보아생명의 지분 50%를 인수했고, 현재 최대출자자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은 베트남에 이미 구축된 미래에셋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한 영업망을 구축해 생명보험을 판매 중이다.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최근 4년간 1위다.
아울러 베트남 대형은행 중 하나인 NCB은행과 단독 제휴를 맺는 등 총 7개 은행과 연계해 방카슈랑스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10월에는 베트남 시장 상황에 맞춰 새롭게 유니버셜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회사는 2018년 수입보험료 기준 매출 203억원, 당기순이익 약 10억원을 거뒀다. 재무건전성 지표는 약 2000%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2018년 8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제10회 베트남 M&A 포럼’에서 ‘우수 M&A상’을 받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2009년 4월 국내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에서 보험영업을 개시했다. 또 2012년 12월 중국합작생명사 중한인수에 이어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법인도 영업을 개시했다. 중한인수는 개인설계사, 방카슈랑스, 단체 채널을 동시에 공략했다.
중국 대형은행인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과 방카슈랑스 제휴를 통해 양로보험, 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중한인수는 300여 명의 관리자를 현지 인력으로 채용했으며, 설립 4년만인 2016년 저장성 내 15개 외자보험사 중 신계약보험료 2위를 달성했다.
현대해상은 중국과 베트남에 각각 법인을 설립했다. 또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 중국 북경과 상해 그리고 인도에 사무소를 뒀다. 싱가포르에는 재보험 중개사를 설립했다.
DB손해보험은 지분투자를 통해 베트남 손보사 중 4위사인 PTI(우체국보험사)의 최대주주 자격을 확보했다. 또 국내 손보사 최초로 미얀마 사무소 개설인가를 획득한 바 있으며, 현지에 주재사무소를 열었다.
삼성화재는 인도네시아(법인 1개), 베트남(법인 1개·지점 1개), 중국(법인 1개·지점 6개·사무소 1개)으로 진출한 상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동남아에 글로벌 영업 지원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중"이라며 "기업의 리스크컨설팅 및 자산관리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보증보험 역시 베트남 하노이지점과 중국 베이징 대표사무소를 열었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신남방에서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도 적지 않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상품은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이미지나 신뢰가 중요해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데, 국내 보험산업이 좋지 않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보험사의 자금조달에 대한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을 확대해 위험 지역을 분산한다면, 분산 효과를 지급여력제도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