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시장 가치 30조원에 달하고 증권사들은 20조원으로 기업 가치를 책정하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 프레젠테이션(PT)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느 증권사가 상장 주관을 맡게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덩치가 너무 큰 만큼 최소 2~3개의 증권사가 공동으로 주간 업무를 배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PT 시간을 단축해 진행하는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대 4개사 공동주간 전망···국내 2곳, 해외 2곳 유력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4일 판교 본사에서 IPO 관련 PT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PT에는 국내 증권사 4곳과 해외 4곳 등 총 8곳이 참석한다. 국내 참석자는 KB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명실상부한 내년 최대 IPO 대어다. 한 때 장외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급상승하며 30조원 가까운 기업가치가 산정되기도 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가는 8만1000원 수준이다. 2019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정하면 29조57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수준의 주가가 책정된 것은 비상장 투자가 과열된 탓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내부적으로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증권사들은 이번 PT에서 20조원 수준의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규모가 큰 만큼 상장 주간사 2~4곳의 공동 주관을 예상한다. 특히 최근 대어급 IPO의 경우 최소 2개 이상의 공동주간을 맡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카카오뱅크 역시 유사한 전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게임즈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카카오페이는 KB증권과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뒤 삼성증권과 JP모건 등 2개사를 추가해 4개 증권사에 공동주간을 맡기기도 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7조원 수준인 카카오페이도 4개 증권사를 공동주간사로 선정했음을 고려할 때, 훨씬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 역시 공동주간사로 선정할 것”이라며 “국내 증권사 2곳과 해외사 2곳 정도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B·삼성증권, 유리···에쿼티 스토리서 최종 판가름
IB업계에서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 다소 유리한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카카오뱅크의 경쟁사인 네이버파이낸셜에 투자했고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다. 경쟁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회사에 주간 업무를 맡기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한다.
KB증권 역시 KB금융지주 계열인 탓에 불리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의 주주라는 점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 KB증권은 계열사이자 핀테크기업인 카카오페이의 주간사로 선정됐다.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가산점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카카오게임즈 상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프라이빗뱅커(PB)로 인연을 맺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IPO는 결국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주식 시장에서 투자 자금을 많이 유치해 내는 것이 목표이므로 기존 이해관계를 따지기 이전에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해주는 증권사를 우선 고려하게 된다”며 “대부분 증권사가 20조원 내외의 가치를 제시할 것으로 전해져 회사의 사업모델과 전망 등을 설명하는 에쿼티 스토리를 얼마나 잘 다듬느냐가 주간사 선정의 승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