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2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었다. 해외 판매가 급증하면서 영업이익도 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22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30조 3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24조 6742억원은 자동차 부문 매출액이다. 금융 및 기타 매출은 5조 65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9.5% 오른 1조 88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6.2%로, 2016년 2분기(7.1%) 이후 19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 5020억원, 1조 9826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난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3만 1349대(도매판매 기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팔린 자동차는 83만 667대로, 해외 판매량이 73.6%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투싼과 아이오닉 5, 제네시스 GV70 등 SUV 신차가 호응을 얻었지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0% 감소한 20만 682대에 그쳤다. 개별소비세 인상과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판매량 급증·전사적인 비용 절감 등의 수익성 개선으로 2분기 성적은 좋았지만,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신흥국 환율 약세 등의 악재가 아직 남아 있는 탓이다.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하면서 상반기만 7만대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 상승 및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지속 등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의 자동차 수요가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면서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현대차는 △전사 역량을 동원한 추가 물량 확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주요 반도체 업체와의 파트너십 추진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 업체 다변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부터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JW(프로젝트명)를 출시하고 아이오닉 5 생산을 정상화하는 등 친환경 차량 판매를 확대해, 글로벌 친환경 차 시장의 입지를 강화하고 환경 규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