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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빙그레VS롯데…여름 성수기 '빙과 빅매치' 굳히기냐, 뒤집기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주진 생활경제부 기자
2022-06-23 06:00:00

빙그레, 이색 신제품‧스테디셀러 브랜드 강화‧건기식 신사업 주력

롯데제과, 롯데푸드 합병으로 1위 탈환 주목…조직통폐합‧브랜드재조정 등 시너지 효과 기대

원자잿값·운송비 상승 난항…신사업 개발로 돌파구 찾기

[사진=인터넷]


[이코노믹데일리] 올 여름 빙과 시장 성수기 대전이 뜨거울 전망이다. 특히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예고에 업계에선 기대감도 감지된다. 실제 국내 빙과업체의 매출액의 절반 가량이 여름 성수기에 집중돼있다.

이런 속에서 내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공식 합병으로 신발끈을 단단히 묶은 롯데와 시장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빙그레의 진검승부가 큰 관심사다. 두 기업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불과 5% 포인트 이내다.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 사업부를 인수해 빙과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빙그레는 작년 3분기(7-9월)에도 전년 대비 1.6%p 끌어올리며 41.7%의 점유율로 독보적인 1위를 수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점유율은 롯데제과 30,6%, 롯데푸드 14.6%로 내달 공식합병 되면 45.2%로 빙그레를 앞선다. 올 여름 빙과시장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판도가 또다시 뒤바뀔 수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매출액으로는 빙그레가 1279억(빙그레 998억+해태281억)으로 1148억(롯데제과 736억+롯데푸드 412억)을 기록한 롯데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매출액 역시 빙그레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604억원, 영업이익은 12.2% 늘어난 205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비가 잦았던 작년 5~6월 부진했던 빙과류 판매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로 올 3분기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사진=인터넷]

◆비효율 제거로 경쟁력 강화…신제품 출시 경쟁 치열

롯데제과는 다음 달 초 합병이 마무리되면 매출액 3조7000억 원, 임직원 4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식품기업으로 올라선다. 이는 국내 종합식품기업 중 2위 규모다.

내달 1일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롯데제과는 이른 시일 내 조직통폐합과 브랜드 재조정으로 효율성을 강화해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롯데제과는 영등포, 대전, 양산공장, 롯데푸드는 천안공장에 각각 빙과 라인을 운영중인데 이들 빙과 공장을 통합해 물류 네트워크를 최적화할 방침이다. 또 81개의 빙과브랜드를 60개 미만으로, 707개의 빙과상품을 300개 미만으로 축소한다. 다만 제품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지를 두고는 업계 전망이 엇갈린다.

롯데 행보에 따라 빙그레도 해태와 완전 합병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해태 인수 이후에도 생산, 물류 등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빙그레는 우선 해태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는 또 메로나, 슈퍼콘 등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의 브랜드 광고를 통해 제품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트렌드에 발맞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빙그레는 MZ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에 메로나를 의인화한 캐릭터 '옹떼 메로나 부르쟝' 공작을 앞세운 영상광고를 내놓는 등 SNS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레트로 열풍에 맞춰 ‘링키바’도 재출시했다. 링키바는 1992년 출시된 바(Bar)형 아이스크림으로, 2016년 생산이 중단된 후 지속적으로 재출시 요청이 이어진 제품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스테디셀러 쌍쌍바와 바밤바의 리뉴얼 제품 ‘쌍쌍바 바닐라 맛’과 ‘배뱀배’ 등을 선보였다. 

롯데도 이에 맞서 주력 제품과 신제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 월드콘은 올 여름 시즌 생산부터 기존 우유 및 바닐라 향의 함량을 2배 가량 높였다. 이를 통해 부드럽고 고소한 우유 풍미와 달콤한 바닐라 향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36주년을 맞은 월드콘은 '국민 아이스크림'으로 불리며 국내 아이스크림 콘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자랑한다. 지난해 매출은 700억 원에 달한다.

롯데제과는 또 ‘설레임’ 탄생 20주년을 맞아 소비자 맞춤형 리뉴얼을 진행했다. 우유 함량을 높이고, 뚜껑 크기 및 로고 등 패키지 전반적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롯데푸드는 최근 ‘델몬트 골드키위바’를 출시, 델몬트 빙과류 제품 라인을 4종(망고, 복숭아, 샤인머스켓&청포도, 골드키위)으로 확장했다.
 

[사진=인터넷]

 

[사진=롯데제과]



◆빙과시장 성장 속도 둔화될 듯…원부자재값 인상 등 부담

하지만 아이스크림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식품산업 규모에 큰 영향을 주는 국내 인구가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는데다 케이크와 초콜릿 등 대체 디저트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유 등 원부자재값 상승도 큰 부담이다.

실제 빙그레의 지난 해 매출은 전년보다 19.6% 증가한 1조1474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34.1% 감소한 26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95억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44.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료비와 운송비 상승 영향이 컸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효과로 늘었던 매출 증가 폭이 지난해부터 한자리대로 낮아졌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과 운송보관비 증가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적자 폭이 많이 축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사진=인터넷]

빙그레와 롯데 등 주요 빙과 업체들은 원부자재값 상승을 이유로 일부 제품들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빙그레는 지난 3월 메로나의 소매점 판매가를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고 롯데제과는 스크류바 죠스바의 판매가를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다. 더운 날씨와 가격 인상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물가 상승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이 역시 녹록하지 않다. 

빙그레와 롯데 모두 빙과 시장을 넘어 신사업 발굴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냉장 유음료와 빙과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빙그레의 경우 저출산으로 인한 주요 소비층 감소와 시장 축소로 향후 성장잠재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 2019년 ‘tft’를 앞세워 건기식 사업에 첫 발을 뗀 것도 새로운 사업 영역에 도전해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에서다. ‘tft’는 맛(taste), 기능(tunction), 신뢰(trust)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브랜드다.

빙그레는 tft 산하에 여성 건강 전문 비바시티, 남성 건강 전문 마노플랜, 더:단백 서브 브랜드를 두고 있다. 주력 제품은 비바시티 눈건강 젤리, 마노플랜 멀티비타민, 더:단백 드링크 등이다. 당과 지방 함량을 대폭 낮춘 더:단백 드링크 초코는 출시 9개월 만에 600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를 끌었다.
 

[사진=빙그레]

롯데도 지난달 와인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확대하고,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신제품 개발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롯데제과의 안정적인 해외 영업망은 롯데푸드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의 4배에 달하는 70여개국 200여개의 거래선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법인은 카자흐스탄, 인도, 파키스탄 등 8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캔햄, 분유 등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롯데푸드 제품의 수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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